'문파 팔찌' 찬 송영길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불편할 것"

[당권주자 인터뷰] "나는 탈당 한 번 하지 않은 민주당 정통 적자"

등록 2018.08.10 18:05수정 2018.08.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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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에 길 있다' 슬로건 내건 송영길 후보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내건 슬로건은 '문 안에 길 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이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송 후보가 슬로건을 내세운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문'안에 '길'이 있다"

서울 여의도 극동빌딩,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선거 캠프.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이 나란히 선 사진 현수막이 입구와 중앙 벽을 채웠다. 한 캠프 직원은 "지지자가 보냈다"며 'We are Moon Pa(우리는 문파다)'라고 새겨진 고무 팔찌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었다. 이 팔찌는 송 후보가 TV토론이나 대의원대회 등 선거 현장에서 늘 차고 다니는 필수 액세서리이기도 하다.

"민주화 운동을 한 길로 한 번도 탈당하지 않은 정통 민주당 적자다."

송 후보는 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적통을 강조했다. 최근 TV토론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해찬 후보의 탈당 전력을 들며 견제구를 날려온 그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 후보 간 마찰 사실을 언급하며 당청관계 문제에 있어 취약점을 저격했다.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지단·앙리·마라도나 vs. 음바페·포그바.

세대 경쟁을 내건 송 후보가 즐겨 사용하는 비유는 축구 세대 교체다. 이미 전성기를 맛본 지단·앙리의 시기가 지나 음바페와 포그바의 시대가 온 것처럼, 신진 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벤치의 마라도나"보다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예비 경선 이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당 대표 적합도 조사 선두를 달리는 등 '압도적 우세' 판세가 당안팎에서 흘러 나오는 상황 대해선 지난 16대 대선 경선 과정을 들었다.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 깨진 것처럼 똑같이 될 것". 역전에 대한 자신이었다. 아래는 송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해찬·김진표 후보 10년 전이 전성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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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강한야당' 내세웠던 송영길 의원인데...2016년 전당대회에서 컷오프되고 이번에 재도전을 결심한 송영길(56) 후보. 2년 전 '강한 야당, 정권교체'을 내세웠던 송 후보의 당시 명함(위)을 기자가 꺼내보이자, 감회가 새롭다는 듯 이번 선거에 임하며 준비한 명함(아래)과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 인터뷰를 준비하다 2년 전 당권 도전 당시 명함을 찾았다. 슬로건은 '송영길의 뚝심으로 강한 야당! 정권 교체!'였다.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는데.
"지금은 정권 교체가 됐다. 이제는 야당 때와 다른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 지난달 26일 예비경선 발표 당시, 가장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기 때문일까.
"2년 동안 고생한 것 때문에 그렇다. 당시 컷오프, 다들 의외였지 않나. 그간 성실하게 뛰어왔다. 어떤 후보님들은 (평소에) 안 뛰다가 선거 때만 나타나기도 하지 않나. 그에 비해 송영길은 2년 동안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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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과 달라진 송영길 후보의 명함 2016년 전당대회에서 컷오프되고 이번에 재도전을 결심한 송영길(56) 후보의 2년 전 명함(위). '강한 야당, 정권교체'을 내세웠던 데 반해 2년 후 송 후보의 명함(아래)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으로 문구가 바뀌었다. ⓒ 남소연


- 후보는 결과를 예상했나.
"예, 예상을 했다. 분위기가 좋았다. 그날 연설할 때 (청중과) 교감하는 것이 느껴졌다. 내 말씀에 공감해주시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 예비경선을 함께 겨뤘던 최재성, 이인영 후보의 '세대교체론'을 이어 받았다. 지난달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이 돼야"한다며 '세포론'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제가 55세다. 55세의 후보가 세대교체를 말해야할 정도로 우리 당이 늙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30대 국회의원이 (당에) 하나도 없다. 제가 (당대표가) 되는 게 세대교체가 아니다. 진정한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젊을 세대를 양성하고 키워줘야 한다. 프랑스 축구팀에 자주 비유하는데, 계속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에 의존할 게 아니라 킬리안 음바페, 폴 포그바 같은 신진 선수를 키워야 한다. 벤치의 마라도나를 데려와야 하는 게 맞을까? 메시가 은퇴를 고민하는 마당에."

- 마라도나가 혹시?
"(웃음) 누구라고 말할 수 없지. 지단도 잘했다. 하지만 지금도 잘한다고 할 수 없지 않나. 지단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음바페의 시기를 준비해야지. 이해찬, 김진표 후보도 전성기가 있었다. 이 후보의 최고 전성기는 (참여정부) 국무총리 시절 아닌가. 그 때가 53세였다. 김진표 후보는 57세에 경제부총리를 했다. 지금 10년이 더 지났는데, 또 해야 한다는 것은 마라도나 보고 그때 잘 찼으니 또 축구차라고 데려오는 것과 같지 않나."

- 두 후보는 '나이보다 경험'을 통한 혁신을 강조하며 세대교체론을 반박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과연 우리 당원들이 '그 때 잘했으니까 또 이번에 출전해주세요'라고 할지, 아니면 송영길에게 기회를 주실지. 이걸 놓고 경쟁하는 선거다. 당연히 경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당원들도 그럴 것이다. 김 후보는 경제에 일가견이 있지만,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등 민주화 투쟁을 해본 분은 아니다. 우리 당의 전통적 가치를 담당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이 후보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오신 부분이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 분야에서는 또 약하시다. 송영길은 양자를 가지고 있다. 여긴 경제나 이런 분야에서 약하잖아. 민주화, 노동 운동을 한 길로 한 번도 탈당하지 않은 정통 민주당 적자다. 또 상대 출신으로,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하며 주로 경제 분야를 담당했고 인천시장으로서 부도위기의 인천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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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진 내건 송영길 캠프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내건 슬로건은 '문 안에 길 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이다. 9일 찾아간 송 후보의 캠프 사무실에 문 대통령 사진을 내세운 대형현수막이 걸려 있다. ⓒ 남소연


- 최근 TV토론에서 이 후보에게 '(문 대통령보다 참여정부 당시) 더 상급자 위치에 계셨고 그러한 상황에서 당 대표가 된다면 당청관계가 불편하지 않겠느냐'라고 질문했다. 최근 논란이 된 '문 실장' 발언을 겨냥한 것인가.
"윤태영 참여정부 연설기획비서관이 낸 <바보, 산을 옮기다> 책을 보고 질의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이 총리에게 느낀 서운함, 상처 받은 내용 등이 자세히 나온다. 노 대통령한테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 시절 (자신의) 아래에 있었던 사람이지 않나. (만일) 당 대표가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 통제가 되겠나. 아무래도 불편하지. 이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지난 공천 탈락 때도, 만일 당시 문재인 대표가 끝까지 이 후보를 살리고자 했다면 아무리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라도 하든지 했지 않겠나. 워낙 (문 대통령이) 공사가 투철한 분이라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 당내 한 중진은 이해찬 후보를 '호랑이'에 비유하며 '나머지 후보들이 다 잡아먹힐 것'이라는 비유를 들었다. 당내 '이해찬 우세론'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판세, 어떻게 보시나.
"(지난 16대 대선 경선 당시) 동교동계의 지지를 얻었던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깨지는 것과 똑같이 될 것으로 본다. 광주 대의원대회에서 그렇게 호소했다. 그 때도 다 이인제 대세론이었지, 노무현이 이길 것이라고 봤나. 그렇게 세력에 의존하며 가는 것은 오래 못 간다. 밑바닥 민심은 자발적으로 꿈틀거리고 있다고 본다."

- 직접 만난 바닥민심은 다르다?
"부글부글 끓고 있다. '송영길이가 이긴다'였다. 반드시 이길 거라고 본다. 모든 후보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 호남 당심은 아무래도 집중될 수 있지 않을까.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울경에서도 1등 할 거라고 본다."

- 이 후보와 김 후보에 비해 당내 지지가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당대표 선거의 핵심 메시지는 누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냐이다. 어떤 얼굴로 총선을 치러야 하나, 누가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바라는 당 대표가 누구라고 생각하나? 그걸 판단하면 (누가 돼야 하는지) 알 수 있다."

- 이 후보는 과거 보수궤멸론을 주장해 야권 진영이 반발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역으로 제일 바랄 수도 있는 거다. 그래야 (보수 진영) 자기들이 결집을 하고 표가 올라가니까."

송영길이 'We are Moon Pa' 팔찌 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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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팔목에 둘러진 팔찌 "We are Moon Pa"2년 만에 당권 재도전에 나선 송영길 의원은 "준비된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며 몸을 낮췄다. 송 의원은 특히 "친문·비문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 영호남이 모이고, 세대가 모여야 한다"며 통합의 아이콘이 될 것을 자처했다. 송 의원의 팔목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선물한 파란색 팔찌가 둘러져 있다. ⓒ 남소연


- 당청관계 어떻게 소통하겠나.
"다 떼고 두가지만 말씀드리겠다. 후보 셋 중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문 대통령을 최근까지 도왔다.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뒷받침했다. 7월까지 손발을 맞춰왔고, 각 부처 장관과도 그랬다. 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런 분들이 다 내가 대선 총괄본부장을 하며 함께 일한 분들이다. 한병도 정무수석도 그렇다. 가장 소통이 잘 될 것으로 본다."

- '사람이 먼저다', 'We are Moon Pa'가 새겨진 파란 팔찌를 항상 착용하고 있는 것 같다. 친문표심 결집을 위한 전략적 악세서리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 그런 면도 있다(웃음). 문파(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차고 다니라고 선물로 줬다."

-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인터넷은행에 한한 은산분리 완화 방침을 여당이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정책 측면에서 너무 청와대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당청관계는 협력도 중요하지만 견제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은산분리 완화는) 찬성이다. 나는 원래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협력과 견제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이 콘텐츠를 가지고 공부해서 리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만 강조하고 괜히 견제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내용을 주도하고 준비해야 한다."

- 전당대회 초반, 이재명 경기도지사 논란으로 당으로부터 '조기과열' 진단을 받았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특검 소환으로 당내 이슈가 다시 점화됐다. 다만 이 지사와 김 지사에 대한 당권주자들의 태도 차이가 눈에 띈다.
"김 지사 문제는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방어하는 것이다. 대선은 우리가 다 같이 참여한 사안이고 내가 대선 총괄본부장이기도 했으니까. 이 지사는 당의 업무와 관련한 사안은 아니지 않나. 개인의 문제로, 사안이 다른 것이다."

-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은 김경수 지사를 향한 공세에 고삐를 죄고 있다.
"특검의 말처럼 '킹크랩' 같은 기계를 통한 여론조작까지 김 지사가 먼저 인지하고 시연에 협력했느냐가 쟁점인데, 나는 김 지사가 그랬을 리 없다고 본다. 김 지사를 신뢰한다. 드루킹이 시연을 보여줬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동영상 등 증거가 없는 한 그의 진술만으로는 신빙성이 약하다. 본인이 보복적 자세로 (진술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동영 민주평화당 신임대표를 비롯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에서 선거제도 개혁 요구 목소리가 높다. 집권여당이 개혁을 선도해달라는 요청이다.
"국민들이 볼 때 '자기들 밥그릇만 그렇게 열심히 토의 하고 밥 해주는 것은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 이번에 원내대표단들이 민생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고 하니까. 궁중족발 사태를 막기 위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등을 빨리 통과시켰으면 좋겠다.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 식물국회를 일하는 국회로도 바꿔야 한다.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관련 입법도 중요하다. 이런 것을 하면서 선거구제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법은 통과 시키지 않으면서 여야가 한통속이 되어 선거구제 논의를 하나, 이런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 밥값을 해놓고 밥그릇 싸움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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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당권 재도전에 나선 송영길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내건 슬로건은 '더불어 걷는 새로운 길 송영길'이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송 후보가 슬로건을 내세운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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