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가장 중요한" 소위원장 홍성걸은 이렇게 말했다

[기획: '김병준호'는 어디로?] 가치와 좌표 재정립 소위원장의 과거 발언들

등록 2018.08.13 08:50수정 2018.08.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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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교수. (자료사진) ⓒ 이희훈




"이제 3주차이기 때문에, 한 달은 지나봐야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에 대해서 국민적 평가나 우리 당의 평가가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그때까지는 적극적으로 그 가치에 함께하고 뒷받침하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가치와 좌표 재정립 소위원회장으로 온 홍성걸 국민대학교 교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10일 오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나온 말이었다. 김성태 대표는 "김병준 위원장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가치와 좌표 설정을 위해서 이 무더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김 위원장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정작 홍성걸 교수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4개의 소위원회와 1개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당의 변화를 이끌어가기로 했다.(관련 기사: 김병준 "문 정부 대중영합주의, 벗어나자"... 한국당, 비대위 소위 구성) 김병준 위원장은 이 중 가치와 좌표 재정립 소위원회에 대해 "당의 정책 기조를 기존의 정책 기조와 비교해가면서 새롭게 설정하고, 또 그 속에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큰 작업을 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소위원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가 바로 그 "가장 중요한" 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오게 됐다. 김병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가치와 좌표를 정할 책임자로 같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인 그를 임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홍성걸 교수는 과연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가치와 좌표'를 만들어 갈만한 인물인가. 그가 새롭게 세울 좌표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과거부터 여러 토론회에서 얼굴을 비추고, 기명 칼럼도 써온 그의 '말'을 살펴보면, 그가 추구할 가치가 어떤 것인지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부동산] "땅투기 안 한 사람이 바보"


2008년 3월 6일, 홍 교수는 MBC < 100분 토론 >에 출연했다. 당시 주제는 '뒤바뀐 여야와 4월 총선'이었다.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인선, 그리고 다가올 총선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당시 홍성걸 교수는 이명박 정부 인사와 관련해 "우리가 살아온 한국의 현대사가 정상적인 현대사가 아니다"면서 "6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열 번째로 잘 사는 나라로 바뀔 때는 뭔가 달라도 한참 비정상적으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이런(비정상적으로 온) 과정 속에서 땅투기 안 한 사람 거의 없다"며 "솔직히 안 한 사람이 바보 아닌가? 솔직히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문제(땅투기)가 모든 국민이 사실 다 갖고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경제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탈법이나 편법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강변한 셈이다. 이후 거센 비판이 일었다.

2008년 3월 7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홍 교수는 "우리가 살아온 시대에서 비정상적으로 부를 늘린 사람이 많고, 땅투기를 한 사람들이 주변에 워낙 많다는 것을 얘기하다가 나온 것으로, '바보'라는 표현은 좀 과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역사] "반공은 대단히 중요한 이념적 지향점"

2013년 7월 13일 KBS <심야토론>의 주제는 '역사교육, 무엇이 문제인가?'였다. 당시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 부실한 서술 등을 두고 논란이 뜨거울 때였다. 홍성걸 교수는 기존 교과서들의 좌편향적 서술을 지적하면서 그 예로 민간인 학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거창양민학살사건도 전쟁 중에 여러가지 나온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런데 그것을 마치 목적을 가지고 해친 것처럼 서술하는 게 목적론적 시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우발적인 사건이 벌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거창양민학살은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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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신문>에 실린 칼럼 '역사교육의 정상화에 부쳐' ⓒ 서울신문PDF


또한 그는 역사 교과서에 반공 이데올로기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공 교육의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갇혀서 민족의 평화적 통일 문제 논의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반공은 반공대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데 대단히 중요한 이념적 지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반공은 반공대로 가치가 있었다는 걸 분명하게 얘기해야 한다"라고 첨언했다.

이후 그는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도 찬성했다. 2015년 10월 29일, <서울신문>에 기고한 '역사교육의 정상화에 부쳐'를 보면 "중고등학교 역사교육이 비정상적 상황에 부닥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종교] "대통령 퇴진 요구는 종교인 신분 이용한 범죄"

2013년 12월 3일, 홍성걸 교수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종교인들의 시국발언,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했다. 박창신 신부가 같은 해 11월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 미사'에서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개최된 토론회였다.

박창신 신부는 이 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인용하며 "북한을 적으로 만들어가지고 지금까지 이 난리를 치르고 선거에 이용하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 교수는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은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라며 "박창신 신부가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이건 종북몰이가 아니고 진짜 종북이기 때문"이라며 "박 신부의 강론 원고를 봤지만 평화를 읽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11월 25일 출연한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는 종교인 신분을 이용한 범죄"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2014년, 문창극 당시 총리후보 지명자가 과거(2011년) 교회에서 발언한 내용이 공개되어 비판이 제기됐을 때는 "간증은 간증으로 봐야 한다"(MBC '긴급대담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 2014년 6월 20일)라고 옹호했다.

문창극 전 지명자는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속으로.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라며 "너희들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라고 발언한 게 알려져 친일 논란이 일었다. 결국 낙마했다.

[세월호] "세월호 사건에서 정말 국가가 가해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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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심야토론> 출연 당시 홍성걸 교수의 모습. ⓒ KBS


세월호 참사의 책임 소재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던 때, 2014년 8월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홍 교수는 세월호의 국가 책임을 부정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에서 국가가 가해자? 정말 국가가가 가해자냐"라고 반문한 뒤 "불이 나서 소방관의 대처가 미숙하면 소방관이 가해자란 말입니까? 불이 나서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소방관이 대처 미숙으로 많이 죽으면 정부가 가해자입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그는 "국가를 가해자로 보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세월호 특별법은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세월호 특별조사단의 권한과 관련하여 "감정통제를 못하고 있는 단원고 유가족들에게 수사권·기소권을 준다는 것은, 피해자에게 칼을 쥐어주고 네 마음대로 휘둘러 보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단원고 유가족들의 뜻대로 특별법이 통과되면, 대다수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그는 2017년 3월 12일, KBS <뉴스특보>에 출연하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재 탄핵 선고 뒤 가장 먼저 간 곳이 팽목항(이라는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특정 집단과 특정 세력이 가장 앞세우고 있는 세월호 문제를 (문 전 대표가) 제일 먼저 건드렸다"라고 발언하여 논란이 됐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팽목항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비난한 것이다.

홍성걸 교수는 현재 코이카(KOICA) 정부개발원조(ODA) 사업차 베트남 하노이에 체류 중이다. 귀국 후 13일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코이카 일정 때문에 다시 탄자니아로 출국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비대위 소위 활동은 오는 19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걸 #자유한국당 #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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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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