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수기에도 끄떡없는 물놀이장이 있다

폭염 날리는 계곡물... 월출산 기찬랜드와 제암산 자연휴양림

등록 2018.08.12 12:54수정 2018.08.1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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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기 시작한 지 벌써 3년 차, 나 자신을 '자유로운 여행자'라고 소개할 만큼 여행을 곧잘 다니고 있다. 비교적 시간이 자유롭기 때문에 1년에도 몇 번씩 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그리고 올여름, 진짜 오랜만에 물놀이다운 물놀이를 하고 여름휴가다운 휴가를 다녀왔다.

물놀이 요충지, 월출산 기찬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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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기찬랜드 어마어마한 규모의 계곡 풀장. 물이 엄청 차갑고 시원하다 ⓒ 강상오


나의 여행 메이트들과 함께 전남으로 물놀이 여행을 다녀왔다. 8월 초, 여름 휴가를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시즌이지만 문제는 극성수기라 비싼 게 문제다. 이 기간에 우리가 물놀이를 즐긴 월출산 기찬랜드 내부 펜션 같은 경우 1박에 30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고, 그마저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가성비' 좋은 여행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그런 숙소는 사치다. 발품을 좀 팔면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숙소도 구하고 남은 돈으로 맛있는 것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월출산 기찬랜드 펜션 대신 전남 무안에 새로 생긴 호텔을 예약했다.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다. 최근 유행하는 숙박업소 애플리케이션에 나와 있는 걸 보고 전화해서 가격도 더 깎고 싸게 예약했다.

사람은 총 8명. 널찍하고 편안한 호텔 방 3개를 잡았는데도 기찬랜드 안에 있는 25평 펜션보다 10만 원가량 저렴했다. 잠은 더 편안하게, 숙소는 더 싸게 잘 잡았다.

기찬랜드 펜션이 비싼 이유는 거기가 여름 물놀이 하기에 최고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진짜 여름 물놀이 장소로 나는 여기보다 괜찮은 곳을 본 적이 없다. 기찬랜드는 2년 전 가을, 어머니와 영암 일대로 여행을 왔을 때 알게 됐다. '국화축제'가 열린다기에 들러봤던 곳이다. 별것 없는 국화축제에 실망하고 돌아섰던 바로 그곳이 여름마다 문전성시인 곳일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기찬랜드는 깨끗한 계곡물을 모아 인공풀장을 조성해 놀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수심도 어른의 엉덩이 정도의 깊이에서 1.5m까지 다양하다. 풀장의 크기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여름 극성수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데도 모두 수용됐다.

그리고 기찬랜드가 가장 좋은 이유는 입장료도 5천 원(영암군민은 1천 원)으로 저렴하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취사'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번 여행을 주도한 우리 사촌누나는 여행의 총무 역할을 함께 담당했다. 그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한 달 전 동네 마트에서 할인 중인 삼겹살을 왕창 사다가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한다. 그 삼겹살이 기찬랜드에서 기차게 빛을 봤다.

첫날 기찬랜드에서 물놀이를 한 뒤 1시간 차를 타고 가서 숙소 체크인을 했다. 원래는 둘째날 무안 근처 바다에서 놀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일정을 바꿔 최고의 물놀이장인 기찬랜드로 또 달렸다. 물이 너무 깨끗하면서도 추울 만큼 시원한 환경 덕분에 다들 한번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물놀이를, 제암산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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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산 자연휴양림 입장료가 저렴하고 캠핑까지 가능했던 제암산 자연휴양림 물놀이장 ⓒ 강상오


마지막날에는 보성 제암산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여기도 역시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풀 형태로 조성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인데, 기찬랜드보다 규모는 작지만 신나게 놀았다.

수심은 성인 엉덩이 정도의 깊이로 일정했고 인공 폭포를 맞을 수도 있었다. 더 좋았던 것은 입장료가 성인 1명당 1천 원. 기찬랜드의 1/5 수준이다. 주차비는 차 1대당 3천 원이 별도로 부과됐다.

제암산 자연휴양림에서도 물놀이장 근처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 잡아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기찬랜드와 달리 '취사' 행위는 금지돼 있었다. 먹을거리를 싸오거나 휴양림 내에 있는 매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어야 했다.

물은 기찬랜드보다 덜 차가웠지만 들어가 있으니 더위가 싹 가셨다. 사흘 내내 젖은 상태로 오랜 시간 지내다 보니 여름인데도 '춥게' 느껴졌다. 게다가 젖은 옷 상태 그대로 숙소까지 차로 40분에서 1시간 정도씩을 이동하다 보니 에어컨 바람에 감기가 걸리기도 했다. 엄청나게 더운 요즘, 이게 바로 '소확행'이었다.

어느덧 짧은 2박 3일간의 여름휴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됐다. 제암산 자연휴양림에서 내려오는 길, 해수사우나에서 마지막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이번 여름에는 진짜 물놀이 하나는 실컷 한 것 같다. 역대급 더위로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올여름, 이제 입추도 지났으니 마지막까지 여름을 여름답게, 시원하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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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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