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사설주차장 100면 확보하라니..."

인천 동구청, 퀴어축제 장소 사용 반려에 주최측 반발

등록 2018.08.15 20:09수정 2018.08.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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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청 앞 인천퀴어문화축제 전숙경 위원의 1인 시위 8월 15일, 인천 동구청 부당요구에 항의하며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인 전숙경씨가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 심기용


인천광역시 동구청(이하 동구청)이 인천퀴어문화축제측에 장소 사용 신청 반려를 통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동구청 규정에 따르면 공용장소 사용을 위해 안전 문제, 청소 문제, 교통 문제 등에 대한 이용자의 대책을 작성하여 동구청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인천퀴어문화축제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이 중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교통 문제 대책이다. 인천퀴어문화축제는 동구청에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만 주변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대책을 제출했지만, 동구청이 이에 대해서 '불법주차 단속을 할 권한이 사용자에 없으니 주차장을 100면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인천퀴어문화축제측이 장소 사용을 신청한 곳 주변 주차장은 대부분 공용주차장이라서 사설주차장 100면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공용주차장은 특정 단체에서 독점적으로 대여할 수 없어 확실하게 100면을 확보할 순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충분한 공용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규정없이 자의적으로 사설주차장 100면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라는 것이 인천퀴어문화축제측의 주장이다.

인천퀴어문화축제의 한 관계자는 "축제 참가자들에게는 대중교통을 권하되 불가피하다면 주변에 널린 공용주차장 사용을 권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동구청 관계자들도 하루 만에 사설주차장 100면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이니 재고해달라 요청하자 '문서 처리 기한이 끝났으니 서류를 반려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동구청 담당자가 일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 전숙경씨는 15일 오전 11시 동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전숙경씨는 "충분히 조율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통보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혹시 퀴어문화축제가 인천에서 열린다는 게 싫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하며 "인천 동구청장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는 현재 인천 동구청장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동구청 교통과 관계자가 일방적으로 반려를 통보하기는 했지만 동구청장 부속실에서 사설주차장 100면 요구가 부당요구가 아니냐는 축제측의 질문에 관련 문서를 이관받아 동구청장과의 면담 날짜를 통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인천퀴어문화축제측은 16일 오후 1시 인천 동구청 앞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인천 동구청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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