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김부선 "더는 이재명 보호하지 않겠다"

[현장] 분당경찰서 피고발인 신분 출석 후 30분 만에 귀가... "연인관계 증거 많아"

등록 2018.08.22 15:48수정 2018.08.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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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부선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저 김부선은 여기까지 오길 원치 않았다. 이재명씨를 정식으로 고소하고, 법정에서 민낯을 낱낱이 고발하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으로부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배우 김부선씨가 22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하지만 김씨는 경찰 진술을 거부하고 30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께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연인 관계를 증명할 증거는) 너무 많다"라며 "나, 김부선은 지금까지 당신이 수구세력에 이용된다는 이유로 당신을 보호해왔지만 더 이상 당신을 보호하지 않겠다, 보호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씨는 살아있는 우리의 관계를 부인했고 나를 정신병자로 만들었다"라며 "다 포기하고 죽어가는 강아지와 삶을 끝내려고 했으나 내 딸 이미소와 공지영 작가의 양심고백을 듣고 살기로 했다, 이제 죽을 각오로 거짓과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1시 54분 직접 차를 몰고 경찰서 입구를 통과한 김씨는 약 10분 동안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와중 미리 적어온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씨는 출국한 딸의 이야기를 꺼낼 땐 울먹였다. 그는 "아시다시피 저는 미혼모다, 눈물로 낳은 아이인데 그 아이가 출국하는 것도 못 보고 떠나보냈다"라며 "저도 더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에 진솔하게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자신의 SNS에 "내 딸 미소, 해외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더 이상 잃을 명예도 체면도 없다"라고 쓴 바 있다.

하지만 김씨는 경찰 조사를 거부한 채 30분 만에 귀가했다. 그는 "오늘은 이재명씨의 거짓말에 대한 자료를 드렸다"라며 "도와준다는 변호사들이 많아 추후 변호사 입회 하에 고소장을 만들어 정식으로 진술하겠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공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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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경찰서 도착하는 김부선 배우 김부선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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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부선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서 있다. 한 남성이 김씨를 욕하며 뿌린 종이들이 널려 있다. ⓒ 이희훈


김씨와 이 지사, 그리고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후보를 둘러싼 '여배우 스캔들'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뜨거운 감자였다. 김 전 후보는 TV토론과 유세를 통해 이 지사와 김씨의 불륜설을 꾸준히 주장했고, 김씨도 KBS 뉴스에 출연해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라며 김 전 후보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직전인 6월 10일 "이 지사가 김씨를 농락한 사실을 부인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이 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분당경찰서는 이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이 지사 측도 고발로 대응했다. 이 지사는 당선 후인 6월 26일 '가짜뉴스대책단'을 통해 김씨와 김 전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혐의로 고발했다.

분당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공지영 작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공 작가는 지난 6월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지사와 김씨의 관계를 주 기자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고, 김 총수는 지난 2010년 김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씨와 이 지사의 관계를 익명 보도한 바 있다.

김씨는 출석 전날인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과 정의당은 외면했고, 바른미래당은 이용했으며 자유한국당은 조롱했다, 정치인들에게 김부선의 인권은 없었다"라며 "미련 없이 이 나라를 떠난 내 딸이 한없이 부럽기도 하다, 이재명씨 법정에서 만나자"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아래는 이날 김씨가 경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나눈 대화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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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입장문 발표하는 김부선 배우 김부선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 오늘 경찰에 출석하는 심정은 어떤가.
"여기까지 오길 원치 않았다. 이재명씨의 터무니없는 거짓말 때문에 저와 제 아이가 인격살해를 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전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가짜뉴스에 많이 당하다보니 두렵다."

- 갑자기 출석하겠다고 통보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 아이... 아시다시피 저는 미혼모다. 눈물로 낳은 아이인데, 그 아이가 출국하는 것도 못 보고 떠나보냈다. 저도 더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에 진솔하게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나왔다."

- 연인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입증할 만한 증거가 있나.

"너무 많다. 그렇지만 수사기관에서 말씀드리겠다. 양해를 부탁한다."

- 사과문은 대필이 맞나. 모 기자와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그렇다. 질문에 답하기 전에 간략하게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 다시 질문에 답하겠다."

"이재명씨는 들으시라. 저 김부선은 여기까지 오길 원치 않았다. 그러나 이제 진실을 국민과 경찰에게 말하려고 왔다. 누가 진실을 호도하도록 중간에서 공작했는지, 이재명씨가 내게 어떤 욕설과 협박을 했는지, 또한 나를 어떻게 속였고 나와 내 딸을 명예훼손·인격살해 했는지. 그럼에도 이재명씨는 살아있는 우리의 관계를 부인했고 나를 정신병자로 만들었다.

이제는 이재명씨가 답변할 차례다. 다 포기하고 죽어가는 강아지와 삶을 끝내려고 했으나 내 딸 이미소와 공지영 작가의 양심고백을 듣고 살기로 했다. 이제 죽을 각오로 거짓과 싸울 것이다. 인간 김부선이 인간 이재명을 법정에 세울 것이다. 이재명씨, 소수는 오랫동안 속일 수 있다. 다수는 잠시 속일 수 있다. 그렇지만 다수를 영원히 속일 순 없다. 나 김부선은 지금까지 당신이 수구세력에 이용된다는 이유로 당신을 보호해왔다. 더 이상 당신을 보호하지 않겠다. 보호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2018년 여름, 김부선."


- 최근에 프로필 사진을 잘못 올린 것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저는 한 번에 끝내고 싶었다. 아파트 비리로 너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법은 증거가 우선이고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두 군데에나 맡겼는데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재명씨 사진으로 오해했다. 실수했던 것을 인정한다."

- 결과를 자신하나.

"저도 이재명씨를 정식 고소하고 법정에서 민낯을 낱낱이 고발하겠다. 지도자는, 공직자는, 정치인은 정직함이 우선이라고 본다. 우리는 수많은 부도덕한 정치인을 목도했고 촛불을 들었다. 저는 처음부터 이재명씨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지금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 오늘 경찰에서 어떤 진술을 할 예정인가.
"제가 증거를 찾으러 갔다가, 물건이 외국에 있어 기다리는 중 불행하게 갈비뼈 부상을 심하게 입었다. 지금도 여의치 않다. 바른미래당과 공조하지 않았다는 것과 이재명씨가 진술 번복한 부분을 이야기하겠다. 정치인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책임인데 이재명씨는 계속 말이 바뀌고 있다. 그 부분과 관련된 자료를 경찰에 주고 추후 변호사 자문이라도 받아 정식으로 조사받을 예정이다."

- 오늘은 변호인 없이 혼자 온 건가.

"진실을 말하는 데 변호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많은 지지자들이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변호사를 선임하진 않더라도 조력이라도 받아라'라고 조언해줬다. 이를 받아들일까 한다."

- 건강 상태는 어떤가.
"최악이다. 서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떨리고, 나이가 있어서인지 갈비뼈 회복이 늦다. 딸아이까지 떠나보내 심신이 미약한 상태다."

- 이재명 지사는 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이재명씨를 두 차례나 보호했다. 사생활이기도 하고. 그러나 이재명씨는 진심어린 사과의 기회를 많이 놓쳤다. 그러면서 99가지, 99만 가지 거짓말을 하다보니까 계속 악수를 두고, 결론적으로 저를 허언증 환자라고 말했다. 의사자격증도 없는 분이 저를 정신병자라고 한 건 김부선의 명예를 걸고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김부선 #이재명 #김영환 #분당경찰서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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