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톨게이트 영업소에 관리회사만 3곳? 맥쿼리, 왜이러나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 황당 운영 4] 최소운영수입보장으로 매년 수백억 받건만

등록 2018.09.05 10:05수정 2018.09.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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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논산고속도로 노선도 ⓒ 천안논산고속도로 홈페이지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의 운영 주체는 천안논산고속도로(주)(맥쿼리 자산운용)다. 전체 9개 톨게이트영업소(현재는 7개 영업소)에 직원 130여 명이 근무중이다.


천안논산고속도로(주)(아래 고속도로(주))는 지난 2008년부터 관리운영을 맡을 하도급 업체로 한국도로운영관리(주)(아래 운영관리(주))를 지정했다. 운영관리(주)는 고속도로(주)와 계약을 맺고 톨게이트 영업소 운영관리 사업을 전담해 왔다.

그런데 지난 2016년 11월부터 갑자기 중간에 또 다른 관리회사가 들어섰다. (주)이도가 중간 관리회사로 들어선 것이다. 공개 입찰 등 절차도 밟지 않았다. 그러면서 고속도로(주) → (주)이도 → 운영관리(주)라는 다단계로 복잡해졌다. 게다가 (주)이도의 사무실은 남공주나들목에 있는 고속도로(주)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다.

 

갑자기 끼어든 중간관리회사, 왜?


영업소 직원들은 이를 "옥상옥(屋上屋)의 중복 경영 구조"로 "관리 비용을 이중 삼중으로 써 예산 낭비"라고 평가한다. 한국노총 공공노련 공공산업희망노조 천안논산 톨게이트지부(아래 톨게이트 노조) 관계자는 "도대체 본사와 실제 사업을 하고 있는 운영관리(주) 중간에 또다른 관리업체가 갑자기 왜 들어섰는지 모르겠다"며 "중간 조직이 늘어나면서 업무처리는 복잡해지고 전체적으로 인건비 부담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의 전체 운용회사는 맥쿼리 자산운용으로, 정부는 매년 수백억 원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보조금을 맥쿼리에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 해까지 14년간 지급액은 모두 6400억여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통행요금은 정부 재정으로 건설한 공공고속도로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톨게이트 노조는 본사 직영을 통해 중간관리 조직을 없애고, 절감되는 용역비를 사원복지를 위한 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때 마침 운영관리(주)와의 계약은 오는 10월 말로 종료된다.

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영업소 중간관리 업체로 돌연 (주)이도가 들어선 이유에 대해 "리스크(실질적 위험)를 줄이기 위해서"라면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10월 말 계약 종료에 맞춰 입찰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에는 가능하면 하도급을 자제하고 입찰 조건에 직영 비중을 높게 책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톨게이트 영업소에 대한 직영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중간 관리 조직을 없애는 구조 개선을 전제로 공개 입찰을 준비 중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입찰도 안했는데... 이상한 움직임

그런데 톨게이트 노조의 얘기는 다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7월 20일, (주)이도의 A씨가 노조 집행부와 만난 자리에서 '(계약 종료) 이후 인사권은 내가 갖고 있다, 고용승계도 전체 인원 중 90%만 하겠다, CS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고용 승계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입찰 공고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이도 측이 이미 새 운영사로 내정된 듯 말한데다, 고용 승계를 조건으로 노조 관계자에게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이에 대해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A씨는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노조 측이 먼저 우리가 새 운영사로 선정되면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해 '100% 고용 승계를 하면 좋겠지만 면접도 보고 내규에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입찰도 하기 전에 그런 얘기를 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노조 측은 녹음 파일을 제시했다. 녹음 파일에는 A씨가 "90%만 고용을 승계하겠다"며 "직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는데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람은 고용 승계할 수 없다"는 요지로 발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조 관계자는 "(주)이도 관계자가 입찰도 하기 전에 미리부터 사장 행세를 하며 노조 관계자를 협박했다"며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속도로(주) 또한 (주)이도와의 사전 입찰 담합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 황당 운영 시리즈]

① 퇴사자가 어떻게...? 톨게이트의 '이상한' 근무일지

② 500시간 근무 '조작'... 추석 대목 톡톡히 챙긴 천안-논산 고속도로

③ 초과 지급된 임금... 알고보니 근무시간 '이중장부' 때문?

#천안논산고속도로 #(주)이도 #입찰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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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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