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집회 진압하며 망가진 장비, 누구 책임인가

제4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관련주제로 25일 본선 열려

등록 2018.08.24 16:32수정 2018.08.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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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도 대회 경연 현장, 올해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경연이 펼쳐진다 ⓒ 윤지선


국내 유일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를 주제로 펼치는 제4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가 다가오는 8월 25일 열린다. .

본 대회는 시민모임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와 서울대학교공익인권법센터가 공동 주관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손잡고의 법제도개선캠페인의 일환이다. 제1회는 '노란봉투캠페인'의 지원을 받아 2015년 8월 처음 열렸고, 연례대회로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는 5월 2일 신청접수를 받아 전국 로스쿨 재학생들로 구성된 총 12개 팀이 예선에 참여했다. 6월 2일부터 4주간 예선을 펼쳐, 접전 끝에 8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8월 25일 오전 9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본선에서 각 팀은 원고와 피고를 번갈아 한 번씩 변론하며,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최우수상은 국회의장상과 상금 200만 원, 우수상은 법무부장관상과 상금 100만 원, 장려상 2팀은 각각 상금 50만 원을 수여받는다.

제4회 모의법정의 경연문제의 주제는 '파업과 집회시위 참여자에게 청구된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노동권, 집회시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 행사와 그에 대한 정부의 공권력 행사를 두고 정당성과 책임에 대해 변론을 펼친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파업, 2015년 세월호 진상규명 촛불집회 등 파업과 집회에 대해 경찰이 제기한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배경이 됐다.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진압장면 ⓒ 쌍용자동차지부


2015년 세월호 집회에 대한 경찰 손배청구 규탄 기자회견 ⓒ 윤지선


문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상의 '대한중공업'라는 제조업 회사가 2017년 1월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2400여명의 노동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금속노조 대한중공업지부가 파업을 결정하고 같은 해 6월 20일 점거파업에 돌입했다. 대한중공업은 파업기간에 직장폐쇄를 신청하고 경비용역을 투입했고 이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7월 10일 노조 상급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집회시위가 열렸고, 경찰은 공권력 투입으로 강제해산 시킨다. 이어 7월 26일 경찰의 시위진압장비와 경찰투입으로 파업도 진압됐다. 파업 진압 이후, 대한민국과 경찰은 2017년 7월 10일 시위과정에서 발생한 인적, 물적 피해, 2017년 7월 26일 공장 진입 과정에서 발생한 물적 피해에 대해 노동조합과 주요 간부들 및 시위 참여자들에게 청구했다. 본 대회 참가팀은 본선 1·2차에 거쳐 원고와 피고를 모두 변론하게 된다.


법조계, 노동계, 학계 추천으로 구성된 출제진은 변론 과정에서 ▲ 손해배상의 정당성(인과관계, 손해액 산정, 과실상계, 부진정연대책임 등) ▲ 경영상 해고를 반대하는 목적의 쟁의행위 정당성 ▲ 점거파업의 정당성 ▲ 집회시위의 적법성 ▲ 공권력 투입 및 과도한 진압행위의 적법성 등을 본 대회의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송영섭 손잡고 운영위원(변호사, 금속법률원)은 "오늘 모의법정은 단순히 손해배상법제에 대한 재판경연을 넘어 노동자들을 질식시키고 노조탄압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손해가압류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헌법상 노동3권의 의미를 규명하며, 노동자들의 역사와 노동조합 정신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이어 "홍수같이 많은 법원의 판례에 매몰되기 보다는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합 정신을 중심에 놓고,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 치밀하고 구체적인 논리의 공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회명칭인 '노란봉투법'은 손배가압류의 근거가 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개정안을 말한다. 2014년 '노란봉투캠페인' 시민모금을 시작으로 법 개정운동은 계속 진행 중이다. 시민들의 입법청원으로 20대 국회에서도 2017년 1월 '노란봉투법'이 발의되어 있지만, 아직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주관단체인 손잡고는 "본 모의법정이 한국 사회의 예비법조인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시민들에게 노동법의 중요성을 알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며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본 대회는 누구나 방청이 가능하다. 오후 1시 30분 본선2차 경연과 오후 4시 시상식은 공개하며, 사전방청신청자는 추첨을 통해 주최 측이 제공하는 대회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문의_ 손잡고 02-725-4777

제4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포스터 ⓒ 윤지선


#손배가압류 #노동법 #모의법정 #국가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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