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과열에 놀란 박원순, 여의도·용산 개발 '보류'

[현장] 긴급 기자간담회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 입장 밝혀

등록 2018.08.26 16:20수정 2018.08.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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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8월 26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여의도ㆍ용산 여의도ㆍ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공공주택 공급 대폭 확대, 공시가격 현실화 등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26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을 브리핑했다.

그간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의도는 서울의 맨해튼처럼 되어야 한다"라며 "도시 계획 수립권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은 정부 협의 없이는 현실성이 없다"라며 "여의도와 용산 부동산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박 시장이 명확한 재추진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이날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하면서, 일단은 서울시가 정부와 정책 기조를 맞추기로 한 모양새이다.

박원순 "마스터플랜 보류, 공공주택 확대, 공시가격 현실화"

박 시장은 "서울시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라며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깊이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며 "현재의 엄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2월 22일에 발표한 서울시 공적임대주택 24만 호 공급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라며 "현재 공공임대주택 27만 호에 서울시 노력이 더해지면 전체 주택 대비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약 10%에 이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빈집 1천 호를 매입해 임대주택 4천 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라며 "정부의 기금지원 및 법령과 제도개선을 통해 빈집 활용 방식의 공공주택 공급을 추가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실질과세의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공시가격 현실화는 부동산 취득과 보유로 인한 불로소득을 조세로 환수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지역의 실거래가를 정확히 파악해 실질과세의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울시는 서민 주거 안정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충분히 협력해 오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모든 방법을 강구해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공언했다. 박 시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 행정2부시장 직속의 '부동산 상황 점검반'을 즉시 설치하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운영하겠다"라고 첨언했다.

"철학과 원칙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의 현장 질의응답에서도 박원순 시장은 '주택 안정화 기조'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여의도·용산 마스터 플랜이 과거의 재개발 관점으로만 해석되고, 관련 기사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였다"라면서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주택시장 안정화 역시 매우 서울시장의 책무이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적극 협력해서 부동산 시장을 최대한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요지였다.

또한 "최근 서울의 부동산 시장 과열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이 있다"라면서도 "특히 여의도와 용산에서의 부동산 과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일정한 역할을 했다"라고 어느 정도 책임을 인정했다. 박원순 시장은 "예상치 않았던 부동산 투기나 과열이 일어나면서, 지금처럼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워졌다"라면서 "부동산 시장 가격이 안정화되면 국토부나 여러 정부 기관과 협력해서 다시 추진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이날 브리핑의 배경을 풀이했다.

그러나 '서울시정의 정책 방향이 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철학과 원칙, 정책 방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취임 이후 전면 철거나 재개발은 단호히 배격해 왔다"라면서 "여의도와 용산도 전면 철거하고 새롭게 개발하겠다는 게 처음부터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 개발이 무조건 토건 사업으로 이해되는 건 1970년대식 발상"이라면서 "인프라 사업이 없는 건 아니지만, 주거지 재생 사업, 사회적 경제 부분이 오히려 주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미 장관과의 교감에 대해서는 "이미 서울시와 국토부는 TF가 구성되어서 일상적으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상에 대해서는 저희도 충분히 의논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원순 #여의도 #용산 #재개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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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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