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문 대통령,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하라"

[현장] 녹색당 등, 청와대 청원 20만명 돌파 기자회견... "이제 정부가 답변할 차례"

등록 2018.08.28 15:14수정 2018.08.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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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꽃페미액션 회원, 녹색당 당원 등이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 특별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현재 20만 7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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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꽃페미액션 회원, 녹색당 당원 등이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 특별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현재 20만 7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 이희훈


"페미니스트 대통령 문재인, 응답하십시오. 언제까지 우리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벌벌 떨어야 합니까."

녹색당·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불꽃페미액션 등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8일 낮 12시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에서 "웹하드 불법행위에 대해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조사하라"면서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수준으로 디지털성범죄 촬영물 유포자, 유통 플랫폼, 소지자 모두를 처벌하는 법안을 신설하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의 유통과 삭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피해자를 기망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자 양진호를 처벌하라"며 "디지털성범죄 유통 플랫폼, 디지털장의사, 숙박업소 관련 앱, 스튜디오 촬영회 등 디지털성범죄물을 생산, 유통, 삭제하는 산업화 구조 자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누군가의 자위 위해 여성들의 삶 짓밟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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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꽃페미액션 회원, 녹색당 당원 등이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 특별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현재 20만 7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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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꽃페미액션 회원, 녹색당 당원 등이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 특별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현재 20만 7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 이희훈


기자회견 전날인 27일,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수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 참여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청와대는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에는 공식으로 답변하고 있다.


이들은 "2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라며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하는지,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인식한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에 따라 이번 정부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웹하드와 같은 사이버성폭력 피해 촬영물 유포 플랫폼은 음란물을 올린 유저의 잘못일 뿐 플랫폼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라며 "그러나 웹하드와 헤비업로더의 관계가 공공연하게 드러난 이상 웹하드 업체들은 이번 흐름에서 꼬리를 자르고 빠져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웹하드가 정말 피해 촬영물의 유통을 막을 수 없었다면 피해 촬영물이 계속 유통될 수밖에 없는 이 불법적인 공간을 국가가 애초에 허가해 주지 않았어야 했다"라며 "웹하드가 이렇게 카르텔까지 이루게 된 지금까지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나, 이제 정부가 답변할 차례다"라고 덧붙였다.

우중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 운영위원장은 "지금 내리는 비가 한국 여성들의 눈물 같다"며 "누군가의 '딸감(자위용)'으로, 누군가의 십분짜리 성욕 해소용 영상으로 여성의 삶은 계속 짓밟혀 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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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 특별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신 위원장은 "얼마 전 남성 친구가 몇 년 만에 전화를 걸어 와서 피해 촬영물에서 제 여동생을 본 것 같다고 그러더라"며 "제목에는 제 여동생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 여동생은 아니었다, 동명이인의 다른 여성이 그 영상에 있었고 어느 대학 조교, 어느 편의점의 알바생 등 너무 많은 여성들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여성들의 눈물을 모른 척 해왔다"라며 "페미니스트를 자임한 문 대통령이 이제 페미니스트로서의 행보를 이행할 기회를 얻었다, 지금 당장 20만 명이 참여한 청와대 청원에 정확히 대답하라"고 강조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김수연씨는 "술자리에서 술잔에 약물을 타는 모습부터 완전히 의식을 잃어 모텔 침대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모습까지 담긴 처참한 영상들이 여전히 웹하드에 올라오고 있다"라며 "특별수사와 같은 국가의 의지가 아니면 (이러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처참한 폭력의 현장 앞에 어떤 변명도 용납될 수 없다"라며 "여성들의 선택지는 살기 위해 거리로 나오는 한 가지이고 정부의 선택지도 폭력의 장으로 여성이 내몰리지 않도록 결단하는 것 한 가지다, 국민들이 청원을 통해 정부에 기회를 줬으니 정부는 이 마지막 기회를 잡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기자회견문에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불꽃페미액션, 페이머즈, 찍는페미, 한국성폭력상담소, 행동하는페미니스트, 카이스트 여성주의연구회 마고, 이화여성위원회, 성균관대 여성주의소모임 나은, 여성예술창작집단 말보라단, 백석대 페미니즘모임 도담, 전주 여성주의독서모임 리-본, 국민대 여성주의모임 느릿느릿,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후 2시 10분 현재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수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에는 20만7706명이 참여했다. 청원은 이날까지 진행된다(청원 바로가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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