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몰라 길을 헤메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보셨나요?

할머니들의 한글 교육 위해 모인 <대외활동플러스>소속 대학생팀 "옹이서당"

등록 2018.09.03 10:18수정 2018.09.03 10:18
1
원고료로 응원
우리 할머니는 어릴 적에 가난했던 집안에서 오빠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글을 배우지 못하셨고, 때를 놓친 할머니는 무척이나 힘겨워하셨다. 지금은 글을 배우는 중이시지만 나는 이런 할머니 때문에 문해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아져서 할머니 한글공부 프로젝트'우리는 당연했던, 그녀들은 간절했던,'을 진행하게 되었다. 
 

푸른어머니학교에서 공부하는 할머님들 ⓒ 김하늘

 
우리 '옹이서당'은 대학생 연합동아리 '대외활동 플러스'에서 만났다. 각기 다른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우리 9명은 모두 할머니들의 문해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는 할머니들이 직접 쓰신 시화집을 포함하여 소녀시절의 할머니를 형상화한 뱃지, 할미꽃을 표현한 귀걸이를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판매해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위한 문해교육을 진행하는 '푸른어머니학교'에 후원 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여성의 취학률은 낮았다. 여성의 역할을 가정에 한정하는 가부장제적 전통의 영향과 가난이라는 시대 상황이 겹쳐 여성이 학교를 가려면 높은 문턱을 넘기 힘들었다.

실제 한글 학교에 처음 상담을 가시는 할머니들은 몇 번이나 학교 앞을 서성이거나 몇 년 전 전단지를 들고 오기도 한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며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 사람을 대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계시는 할머니들이 많다. 우리가 푸른어머니학교에서 만난 신경하 할머니는 "택배에 사인하기가 무서워서 일부러 손에 비누칠을 하고 나갔고, 은행에 갈 땐 손에 붕대를 감고 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국가에서 바라는 것 중 제일 절실한 부분은 학교에 대한 지원이에요. 전체 운영비의 30%만 국가의 지원을 받고 나머지 70%가 오롯이 후원자의 부담이기 때문에 교육을 받을 장소조차도 빌리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 실제 관계자 인터뷰 中

우리는 할머니들을 위해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고 한국의 문맹률이 어느 정도인지 찾다 보니 많은 할머니들이 한글을 몰라 힘든 현실을 사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해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문해교육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문해교육을 하신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시화집과 한글공부를 하며 꽃으로, 소녀로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를 담아 꽃을 넣은 뱃지와 귀걸이 아이템을 기획하였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악세사리의 특성을 반영하여 제작하였다. 

이 상품들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올려 판매하고 수익금 중 일부를 할머니들의 한글교육을 하는 푸른어머니학교에 순수익 40%를 할머니들의 지속적인 한글교육과 시화집, 자서전 제작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우리의 작은 보탬이 그들에게 많은 희망과 행복을 줄 것이다.
 

할머니 문해교육 프로젝트의 시화집 ⓒ 김하늘

할머니 문해교육 프로젝트 귀걸이(피치색) ⓒ 김하늘

할머니의 소녀시절 이미지를 담은 뱃지 일러스트 할머님이 직접 그리셨다. ⓒ 김하늘



 
덧붙이는 글 텀블벅 https://tumblbug.com/gr_dream
#텀블벅 #문해교육 #할머니 #귀걸이 #뱃지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