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수·군의원 러시아 연수 논란, 왜?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민주평통 해외연수... "지역현실 외면" 비판

등록 2018.09.04 09:27수정 2018.09.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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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아래 민주평통) 횡성협의회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러시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민주평통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전국광역의회 및 기초의회 의원은 당연직 자문위원으로 임한다. 횡성군도 7명의 군의원이 포함돼 있다. 이번 연수는 변기섭 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총 6명의 의원(김영숙 의원 제외)과 민주평통 회원, 한규호 횡성군수까지 27명이 함께했다.

원재성 협의회장은 "이번 해외연수는 남북평화 분위기에 러시아와의 교류를 통해 다가올 경제협력(한우현지사육 등)에 우리 군도 민첩하게 대응하고자 함에 있다"라며 "또한 고려인들과 교류를 통해 한민족의 형제애를 함량함에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해외연수가 외유성 연수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연수일정표를 확인한 결과, 레닌광장, 우초스 전망대, 여성항일 독립유적지, 시베리아 횡단열차, 잠수함박물관, 블라디보스토크 전망대, 중앙혁명광장 등 대부분 러시아 대표관광지로 연수 목적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연수 비용은 군수, 비서, 의회사무과장 세 명은 공무원여비로 지출되고 24명은 군 보조금 2400만 원, 자부담 1200만 원으로 총 3600만 원이었다. 1인당 연수비용은 150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횡성군 자치행정과 조관식 계장은 "군에서는 예산만 지원할 뿐 모든 것은 민주평통에서 관리한다, 공무원만 공무원 여비로 지출되고 다른 위원들은 보조금을 지원한다"라며 "보조금 외에 자부담이 각자 50만 원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건 민주평통에 물어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규호 횡성군수의 연수 참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올해 여름 계속되는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고, 가을 장마 시작으로 비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지난 8월 29일은 한규호 군수 공판 심의일이었다. 한규호 군수는 공판 심의를 마치고 뒤늦게 공항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군수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 군수와 검찰은 각각 항소한 상태다.

이에 지역주민 A씨(남, 46)는 "폭염으로 과수, 인삼, 뿌리채소까지 모두 망가졌다, 게다가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가을 장마로 인해 수확기에 접어든 농산물 피해가 우려돼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군정을 이끄는 사람이 군민을 살피지 않고 연수를 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수가 아니라 관광이다, 자숙할 시간에 연수라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우브랜드통합문제로 생겨나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군수가 자리를 비운 것을 두고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축산농가에서는 "한우브랜드통합문제로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내부 문제도 해결 못하면서 러시아에 가서 한우현지사육 경제협력이라니 말이 안된다"라면서 "도대체 무엇이 우선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러시아해외연수 #군수와 군의원 #외유성연수 #횡성군수 #횡성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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