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남북 고위급 실무회담... 그 세 가지 가능성

[광화문 인사이드] '내주 초' 합의했으나 아직 소식 없어... "13일 혹은 14일" 관측도

등록 2018.09.12 18:07수정 2018.09.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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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사이드'는 청와대,통일부,외교부,국방부,총리실 등을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쓰는 '정보'가 있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아래 평양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고위급 실무회담 일정이 12일까지도 확정해지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특별사절단은 지난 5일 방북해 북측과 네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평양회담 일정(18일-20일)과 의제,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재확인, 군사적 긴장 완화와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남북대화의 지속,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가 그것이다.

특히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평양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의전·경호·통신·보도에 관한 고위 실무협의를 내주 초 판문점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남북고위급 실무회담이 열리는 "내주 초"는 대체로 '10일부터 12일까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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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 실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협의한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비롯한 방북 성과를 발표했다. ⓒ 연합뉴스


"회담이 없으면 없는 대로..."

지난 10일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남북고위급 실무회담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정이다"라고 답변했다. 기자들이 "일정들이 빠듯해서 고위급 실무회담을 내일이라도 해야 여러 가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캐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제 생각도 그렇다. 어쩜 저하고 마음이 똑같냐? 가장 애타는 것은 저다. 내일 못할 수도 있다. 9.9절 행사가 내일까지... 하여간 미정이다. 내일일지 모레일지 글피일지 정해지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도 답답했을 정도로 '모호한 답변'이었다. 다음날(11일)에도 기자들은 남북고위급 실무회담 일정이 잡혔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핵심관계자는 "아직 통보를 못받았다"라며 이렇게 해명했다.

"9.9절 행사가 오늘 종료되는 듯하다. 북한은 9.9절 행사를 마무리할 때까지 바쁠 것이다. 예상컨대 빠르면 내일(12일), 모레(13일)가 될 수도 있다."

같은 날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답변도 "아직 확정 안됐다"라는 것이었다. 이어 "12일로 제안한 것으로 아는데 지금 고위급 실무회담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12일에도 회담이 열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시간의 여유가 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없으면 없는 대로 맞춰서 할 거다."

이어 "내일 열릴 가능성이 남아 있나?"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변했다.

"글쎄.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내일(12일) 아니면 모레(13일)쯤 하지 않을까 싶다."

남북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언론들이 강력하게 추정한 12일에도 "고위급 실무회담이 오늘까지는 진행이 안 될 것 같다"(청와대 핵심관계자)라는 설명이 나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빠르면 내일(13일) 진행될텐데 (그것이)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고위급 실무회담이 늦어지는 몇 가지 이유

청와대에서 설명한 대로 북측의 9.9절 행사 마무리 등이 길어져 남북고위급 실무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남북이 9.9절 행사까지 염두에 두고 지난 5일 "내주 초"에 실무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다만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볼 수는 있다. 먼저 남북고위급 실무회담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북측의 내부사정'이 생겼을 가능성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고위급 실무회담이야 우리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데 저쪽에서 아직 얘기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측에 특별한 사정이 생겼다고 할 만한 징후나 상황은 없었다.

두 번째는 남북이 '회담'이라는 형식이 아닌 다른 대화채널들을 통해 평양회담 준비를 협의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 남측의 국가정보원과 북측의 통일전선부 간 채널 등을 통해 평양회담 준비를 협의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도 "우리에겐 다양한 채널이 있다"라고 귀뜸했다.

대북특사단이 1차 방북 때와는 달리 당일치기로 방북해 평양회담 일정 확정,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재확인 등의 성과를 거둔 것도 이러한 채널들을 통해 사전에 협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지난 5일 대북특사단이 방북했을 때 북측과 평양회담 준비를 충분히 협의했을 가능성이다.

대북특사단은 5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약 2시간 면담한 다음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오찬을 마친 뒤 남북이 평양회담을 위한 협의를 오랫동안 진행했다는 점이다. 대북특사단이 이날 오후 9시 40분에서야 서울공항에 돌아온 이유도 이렇게 '길어진 협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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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평양에 방문한 대북특사단(수석대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일행이 북한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과 오찬 후 회의하고 있는 모습. ⓒ 청와대 제공

대북특사단과 북측의 오랜 협의... 평양회담 준비사항까지 논의?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김의겸 대변인이 기자들과 주고받은 내용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남북간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가 오후 3시부터 진행됐고, 그것이 길어지면서 북측에서 내놓은 저녁을 우리 특사단 다섯 분끼리 먹었다"라고 전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 저희가 생각하는 만찬이라고 한다면 손님을 초대했으니 그 손님과 함께 먹는 것이 만찬인데.
"그런 의미의 만찬은 예정에 없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이 길어졌다. (정의용 실장이) 오늘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했다'고 표현했지 않나? 그 내용이 길어진 것 같다."

앞서 정의용 실장은 방북 결과 브리핑(6일)에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인사들과도 만나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협의했다"라고 전했다.

남북간 협의가 길어진 이유인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방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이 긴 시간 협의를 벌였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 저녁 먹고 또 협상했다는 말인가?
"네. 먹으면서 협상한 것 같다."

- 그럼 우리끼리 먹은 것은 아니잖아?
"같이 저녁을 먹지는 않았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협상도 하고, 식사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 저녁 먹고 난 후에도 추가 협상을 했다?
"글쎄. 그렇게 딱 칼로 무 자르듯 할 수 있는지... 제가 정확한 상황을 모른다."  

남북은 최소한 오후 3시부터 대북특사단이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오후 8시 40분 전까지 꽤 오랫동안 평양회담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평양회담 준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북특사단이 평양회담 수행원 규모(200명)까지 합의해온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특사단이 (방북 과정에서) 사전조율해온 것은 없다"라며 "그거라도 있었으면 차라리 속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13일, 14일 정도로 보고 있다"라며 "청와대 춘추관장은 13일로 보고 있는 것 같던데 14일 오전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오후에 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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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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