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제는 망각과의 싸움"

홍성 방문한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

등록 2018.09.14 09:31수정 2018.09.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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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단원고 희생학생 유가족 최지영씨와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가 홍성세월호 촛불지기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 순범엄마 최지영씨, 오른쪽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 ⓒ 이재환

   

드디어 망각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3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설치되었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철거됐다. 분향소가 설치된 지 1329일 만이다.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의 모습이 TV화면에 스쳤다.

신입섭 홍성세월호촛불지기는 "세월호 사건은 결국 망각과의 싸움이다. 세월호 침몰 원인과 진상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잊으라는 말은 폭력과도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충남 홍성군 홍성YMCA에서는 세월호 유가족과 홍성세월호 촛불지기들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와 '순범 엄마' 최지영씨가 참석했다. 순범엄마 최지영씨는 팽목항 분향소 철거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순범 엄마 최지영씨는 몇 해 전 홍성으로 이사와 살고 있다.

"지난 8월 31일 동거차도에 들어갔다. 섬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미용봉사도 했다. 그리고 9월 3일에는 팽목항에서 아이들의 사진을 내렸다. 팽목항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정부는)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예산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조금 쉬었다가 다시 움직일 생각이다. 지금까지도 손을 놓지 않고 있는 홍성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지역을 찾아다니며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어 오고 있다. 물론 그는 세월호 유가족이 아닌 시민 대표 자격으로 4.16연대에 합류했다.

안 대표는 "안산의 합동 분향소가 철거되고, 팽목항 분향소도 사라졌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마음 둘 곳이 사라졌다. 이제 광화문에 있는 4.16 광장이 거의 유일한 추모 공간으로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세월호촛불지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는 촛불을 들고 피켓을 드는 것 보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전면조사가 필요한 이유를 많은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는 모임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순범 엄마는 홍성에 살고 있는 유능한 자원이다. 매듭에 재능이 있는 분이다. 홍성 주민들이 순범 엄마를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며 "함께 모여 매듭도 배우고, 정기적으로 세월호 기억 모임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2기 세월호 특조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세월호 사건은 여전히 의문 부호만 가득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

세월호를 아직 가슴에 묻을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조차 밝히지 못했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 지지 않았다. 최근 군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세월호 관련 의혹은 오히려 한층 더 증폭되고 있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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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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