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쓰레기 마구 배출하는 지역 축제들, 이대로 괜찮나

축제장에서 일회용 쓰레기 쏟아져... 대책 마련해야

등록 2018.09.17 09:31수정 2018.09.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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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역사인물축제장에서는 쓰레기봉투를 가져다 놓기가 무섭게 봉투에는 쓰레기가 가득 채워졌다. ⓒ 이재환

    
추석을 앞두고 가을 축제가 한창이다. 지역의 특산품을 판매하기 위한 작은 마을축제부터 역사적인 인물을 기리는 축제까지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하지만 축제의 종류만큼이나 흔한 것은 바로 축제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쓰레기이다.

지역의 축제들은 쓰레기 전시장을 방불케 하곤 한다. 나무젓가락에 플라스틱 수저는 기본이고, 일회용 그릇과 비닐 등 각종 쓰레기들이 난무한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충남 홍성군 홍주읍성에서 열린 홍성역사인물축제 현장에서도 일회용품이 사용됐다. 당연히 적지 않은 양의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쓰레기 문제를 고민해온 전문가들은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축제에 텀블러를 가져가고, 자신이 먹을 음식을 담을 만한 작은 그릇 정도를 지참한다면 쓰레기는 확실히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선호한다. 그 결과 지구는 함부로 태울 수도 없는 처치 곤란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와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보일 정도다.

지난 15일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홍성읍성에 나가봤다. 축제장은 날이 흐려서인지 예년에 비해 인파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축제 현장 곳에 놓여 있는 쓰레기봉투에는 비치하기가 무섭게 각종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축제장을 쓰레기 발생의 '원흉'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쓰레기 봉투를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쓰레기를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 이재환

     

쓰레기 봉투 또한 또다른 쓰레기이다. ⓒ 이재환

 

축제장에는 홍성에서 '쓰레기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도 나와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쓰나미'이다. 물론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거센 파도를 뜻하는 그 쓰나미는 아니다. 쓰나미는 '쓰레기는 나를 미치게 해'의 줄임말이란다.


지역 미디어협동조합 로컬스토리,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생활창작집단 끌의 활동가들이 지난 7월 의기투합해 만든 일종의 '쓰레기 퇴치' 조직이다. 쓰나미 회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축제장의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모니터하고, 축제에 참가한 주민들을 만나 쓰레기와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했다.

청년들은 따로 부스를 설치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간사는 "부스를 철치 하는 것 차체가 또 하나의 쓰레기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익균(로컬스토리)씨는 "하루 종일 축제장을 둘러 봤는데 일회용품 사용량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며 "주최 측에서도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김씨는 "오늘 행사장을 찾은 미국인 한 분을 인터뷰했다"면서 "그는 자기 나라에서는 마을 축제이든 큰 행사든 간에 자기가 사용할 그릇을 직접 챙겨간다고 했다"고 전했다.

각종 축제나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자제하는 것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축제는 여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축제가 한층 더 세련되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쓰나미 #홍성역사인물축제 #축제장 일회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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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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