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장 없는 북한, 박원순의 파트너는 누가 될까

지방정부 수장으로는 남북정상회담 첫 수행, 18일 김영남 접견할 듯

등록 2018.09.17 14:07수정 2018.09.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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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번째 남북정상회담을 1주일 앞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현수막이 붙어있다. ⓒ 연합뉴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아래 평양회담, 9월 18~2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박 시장의 방북은 평양시 등 남북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에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반면에 방북 기간 특별수행원의 역할과 동선이 제한적이어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상존한다.

박 시장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최문순 강원지사와 함께 이번 방북단에 포함됐다. 지방정부 수장이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박 시장 개인으로는 두 번째 평양 방문이다.

16년 만에 다시 평양으로...

박 시장은 2002년 9월 16일 KBS교향악단과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합동 공연 당시 참관단 자격으로 6박 7일간 평양을 방문했다. 그 후 희망제작소 구성원들과 금강산으로 수련회를 다녀온 적은 있지만, 공적 임무로 방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은 2002년에 쓴 '북한 방문기'에서 "아마도 10년쯤 뒤면 아무라도 평양행 기차든 비행기든 타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피력했는데, 북한에 비우호적인 정권이 9년간 집권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시장은 16일 청와대의 명단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오래전부터 구상해 왔던 서울-평양 간 포괄적 교류협력 방안을 현실적으로 가능한 분야부터 하나씩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짧은 소감을 피력했다. 출발 전날인 17일에는 UNWTO 세계관광총회 등 5개의 공개 행사에 참여하는 등 평소처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7월 평양 통일농구대회와 8월 서울 남북노동자축구대회 등의 체육 행사에서 북측 인사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공원과 평양중앙동물원이 보유한 동물 맞교환이나 파주에서 개성까지 도로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사업 등을 북쪽에 제시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는 박 시장이 지방선거 전부터 공언했던 '평양 방문'이 성사된 만큼 좀 더 획기적인 진전이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다.

박 시장의 평양행은 지난 14일 확정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 라인을 통해 박 시장에게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촉박한 일정 때문에 서울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준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치인' 박원순의 방북 성과는

그러나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특별수행원들이 북측 인사들과 분야별 간담회를 가진 선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박 시장의 활동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2000년 첫 정상회담 당시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백화원 초대소에서 회담을 하는 동안 남측 특별수행원 24명이 정당, 사회단체, 경제, 여성 분야로 나눠 북측과 향후 협력과제를 논의했다. 2007년 정상회담 때도 둘째날(10월 3일) 남측 수행원 47명이 7개 분야로 나뉘어 북측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올해 정상회담의 경우 도착 첫날 특별수행원들의 간담회가 예정돼있다. 평양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비서실장에 따르면,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특별수행원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고 경제인들은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대담하는 시간을 갖는다. 박 시장은 '정치인'으로 분류돼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그룹에 포함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방정부 수장의 정상회담 수행 방북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북측과 만찬에 박 시장의 '맞상대'로 누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북한에는 평양시장이 따로 없고, 평양직할시 인민위원회나 조선노동당의 위원장이 지방행정을 맡기 때문에 이들이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의승 서울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박 시장이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가는 만큼 특별수행원 신분에 충실한 방북이 될 것"이라면서도 "서울과 평양 간 포괄적 교류협력 방안을 제안해놓았기 때문에 그런 이슈들도 함께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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