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세금폭탄' 들고 나온 진짜 이유... 이거였어?

의원 50.8%, 집 2채 이상 소유... 정의당 일갈 "정치 떠나 투기꾼으로나 살라"

등록 2018.09.17 16:09수정 2018.09.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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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세금폭탄을 꺼낸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중산층 세금 폭탄'이라고 쓰고 '내 세금 폭탄'이라고 읽는 꼴입니다."

17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말이다. 자유한국당이 정부가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세금폭탄론'을 들고 나온 것에 '검은 속내'가 있다는 것이다. 그 속내란 무엇일까.

일단, 지난 14일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의 원내대책회의 발언부터 보자.

"고강도 세금 폭탄을 골자로 하는 대책이 또 나왔다. 정부는 세제와 금융, 주택공급을 망라한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종합대책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규제만 가득한 반쪽짜리 대책이다."

이 발언을 한 함진규 의원(경기도 시흥, 재선)의 주택 보유 현황을 보면,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 2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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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정미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자료사진) ⓒ 연합뉴스

 
함 의원뿐 아니다.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자유한국당 내에 절반(전체 112명 한국당 의원 가운데 57명, 50.8%)에 달한다. <노컷뉴스>가 2018년 3월 국회 공보 자료를 통해 국회의원 부동산 소유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 내 다주택자는 41명, 바른미래당은 11명, 민주평화당에는 4명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의원 역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명, 바른미래당 10명, 민주평화당 5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부동산 대책의 집중 타깃이 되는 '다주택자 & 강남 3구(조정대상지역) 주택보유자'에 '당사자'로 해당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다수인 것이다. 

이정미 대표는 "자유한국당은 5개 정당 중 강남에 부동산을 압도적으로 많이 갖고 있는 '부동산 정당' 그 자체"라며 "그런 자유한국당이 부동산 기득권 집단과 혼연일체가 되어, 정부대책을 연일 때리고 있는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서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강남 3구에 집을 갖고 있는 자당 소속 의원들이 올해 집값 상승으로 얼마나 불로소득을 올렸는지부터 공개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국민들이, 과연 자유한국당이 사익에 따라 세금폭탄을 주장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세금폭탄론을 꺼내들려거든 정치 떠나 투기꾼으로나 살기 바란다"

사실 불로소득 공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먼저 시작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보유한 송파구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가 1년 만에 4억 5000만 원이 올랐음을 공개하며 "1년 새 웬만한 직장인 연봉 10배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셨다, 축하드린다"며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원내대표가 '축하'한 그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를 같은 당 박덕흠 의원 역시 보유하고 있다. 박 의원은 강남구 삼성동에도 대형 아파트를 소유했으며 총 4채의 집을 갖고 있다. 차익으로만 치면 장하성 실장보다는 강남 3구에 집을 2채나 보유한 박 의원 쪽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정미 대표가 '강남 3구에 집을 보유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집값 상승 불로소득부터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이유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금폭탄론은 10여년 전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고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킨 악질적인 마타도어였다"라며 "하지만 국민들은 또 다시 속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은 세금폭탄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상당수의 국민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사익을 위해 정치를 한다면 국회에 자유한국당의 공간이 있을 이유가 없다"라며 "세금폭탄론을 꺼내들려거든 다들 조용히 정치를 떠나 흔하고 평범한 투기꾼으로나 살기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9.13 부동산대책 #세금폭탄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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