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이 북한서 함께 보낸 시간은?

청 "54시간 중 17시간 5분 같이 지내"... 북, 삼지연 초대소 1박 제안하기도

등록 2018.09.21 11:57수정 2018.09.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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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부 영접하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 18일 오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영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기사 보강 : 21일 오후 3시 28분]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아래 평양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밀착도'였다.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오찬과 만찬, 공연 관람, 친교행사 등 어느 때보다 두 정상의 밀착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박 3일 동안 함께 보낸 시간은 얼마나 될까? 청와대에서 공식 집계한 시간은 총 17시간 5분이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시간은 총 54시간이고, 이중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보낸 시간은 17시간 5분인 것으로 나왔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보낸 '17시간 5분'에는 환영 만찬 4시간(18일), 옥류관 오찬 1시간 30분(19일), 대동강수산시장 만찬 1시간 30분(19일), 삼지연 초대소 오찬 2시간(20일)이 포함돼 있다.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70%가 바뀐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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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15만명의 평양주민들이 참석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평양회담 일화들을 소개했다.

먼저 지난 19일 저녁 5.1 경기장에서 두 정상이 '빛나는 조국'이라는 집단대체조 등을 관람한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다. 문 대통령이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라는 내용으로 7분간 역사적인 공개 연설을 한 날이다.

대집단체조 등이 끝난 뒤 김 대변인이 '빛나는 조국'과 관련해 물어보니 북측의 고위관계자가 "9.9절에 때 봤던 것에서 30%만 남고, 70%가 바뀌었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9.9절 뒤에도 대집단체조를 공연했는데 닷새 동안 어떻게 바꿨는지 나도 신기하다."

김 대변인은 "애초 '빛나는 조국'은 북한의 70년 역사를 창건, 전쟁, 폐허, 건설, 김정은 시대의 번영 등으로 서술한 것인데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이 다 빠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환영장, 서장, 1·2·3장, 특별장, 종장 등 7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환영장, 특별장, 종장은 거의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빛나는 조국'에서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을 덜어냈을 정도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배려했다는 것이다.

천지 물을 직접 떠서 마신 한완상 "이거 마시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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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전설 하나 추가!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아 잡아든 가운데,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박수를 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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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물 한 가득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일 문 대통령이 서울로 돌아오기 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와 장군봉을 함께 올랐다. 천지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향도봉에서 천지까지(1.3km) 설치된 케이블카인 '천지삭도'를 이용해야 한다.

이날 총 5대의 케이블카가 운행됐고, 첫 번째 케이블카에는 두 정상 부부가 탔고, 김 대변인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과 같은 케이블카에 탔다. 내려가는 동안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삿상이 발견됐다. 옛날에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빌 때 사용했던 제삿상이었다. 예전부터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온 증거물이다. 오늘 두 정상이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비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북한에서 유명한 시인 조기천의 시 '백두산'을 읊기도 했다. '백두산'은 조기천의 장편 서사시로 이 시는 지난 1947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1930년대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항일무장투쟁, 특히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를 소재로 한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 만들어 기념사진... 김정은 "저는 모양이 잘 안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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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를 향해 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후 백두산 천지로 이동히기 위해 케이블카를 함께 타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두 정상은 '천지삭도'를 타고 천지에 내려왔다. 천지 가장자리로 걸어가는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과의 국경선은 어떻게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손가락으로 천지의 조중 국경선을 가리키며 "오른쪽 흰 말뚝부터 시작해 여기서 안보이는 왼쪽, 즉 서쪽 지평선까지가 국경선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에 이어 남측의 특별수행원들도 천지삭도를 타고 천지로 내려왔다. 두번째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전 통일원 장관 겸 부총리)는 천지에 가서 두 손으로 직접 천지의 물을 떠서 마셨다.

"내가 이걸 마시러 왔다."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은 "두 정상이 위대한 일을 해냈다, 제재를 하나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 많은 일들을 해냈다"라고 두 정상을 추켜세웠다.

특별수행원들이 천지로 내려오자 천지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는 특별수행단의 '특별한 요청'이 있었다. 남측에서 유행하고 있는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 만들기'를 요청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김 대변인에게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어떻게 만드나?"라고 물었고, 김 대변인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하지만 이것이 익숙치 않은 김 위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게 모양이 잘 안나옵니다."

김 대변인은 "결국 김 위원장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리설주 여사가 옆에서 떠받드는 장면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백두산 천지 친교행사'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사전에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가 (해외에 나갈 때) 옷을 넣는 것을 보면 언제 어느 때를 대비해서 충분히 갖고 간다"라며 "그런데 이번에는 급하게 옷(방한복)을 공수해왔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게 '작별 술잔'을 건넨 인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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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초대소 오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백두산 부근 삼지연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백두산에서 내려온 두 정상은 삼지연 초대소로 갔다. 삼지연 초대소에는 '특별한 오찬'이 준비돼 있었다. 삼지연 초대소 연못가에는 잔디밭이 있는데 그 잔디밭 위에 천막을 쳐서 오찬장을 마련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초대소 안에도 식당이 있지만 날씨도 좋고 삼지연 풍광을 즐기도록 일부러 천막을 치고 점심을 대접했다"라고 말했다.

2시간의 오찬이 진행되는 동안 7인조 실내악단이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 등 유명한 올드팝송을 연주했다. 백두산 산나물, 천지 산천어, 들쭉아이스크림 등 오찬으로 나온 음식과 관련해 동석한 북측 인사들이 이렇게 전했다.

"여기가 백두산 아래 첫동네다. 하늘 아래 첫 동네다. 여기에 나온 음식은 다 백두산 근처에서 나는 (재료들로 만든) 것이다."

오찬이 끝날 즈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4대그룹 총수들이 김 위원장에게 '작별 술잔'을 건넸다.

두 정상은 삼지연 다리를 산책했는데 이를 본 리설주 여사는 "두 분이 (1차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를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라며 "그때 너무 멋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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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 산책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 권우성

 
북측, 문 대통령에게 '삼지연 초대소 1박' 제안

특히 북측이 문 대통령에게 삼지연 초대소 1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북측 관계자 말을 들어보니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 올라갔다가 삼지연 초대소에 내려와서 혹시 하루 더 머물 수 있으니 하룻밤을 특별히 준비하라고 해서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문 대통령 일행 200여 명이 하루 머물 수 있도록 준비했고, 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삼지연 초대소 1박'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측 사정 때문"이라는 것이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원래 우리쪽에선 2박 3일을 생각했는데 북에서는 호의를 갖고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정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 정도로 성의를 갖고 준비한 것 같다"라며 덧붙였다.

한편, 방북 첫날(1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는 가수 에일리와 지코, 알리, 작곡가 김형석씨와 마술사 최현우씨가 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에서 에일리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지코는 '아티스트', 알리는 '365일'을 불렀다. 작곡가 김형석씨는 피아노를 연주했고, 알리의 '아리랑'을 함께 협연하기도 했다. 최현우씨의 마술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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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 공항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박3일간 평양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0일 오후 백두산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해 환송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등 북측 인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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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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