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비운에 죽은 왕... 경주 관광의 '핫­플' 이곳은?

[천년고도 경주탐방 제22편] 경주 남산 경애왕릉에 가다

등록 2018.09.21 16:30수정 2018.09.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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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자락에 있는 경애왕릉 모습 ⓒ 한정환


경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남산 자락에 있는 경애왕릉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시절 대부분 한두 번은 여기로 소풍을 갔던 기억이 있어 그렇습니다.

경애왕릉을 가려면 바로 옆에 있는 배동 삼릉을 거쳐야 합니다. 삼릉은 왕릉이 3기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제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능이 있는 곳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소풍 가방에 고구마, 밤, 김밥을 말아 가방에 넣어주면, 그렇게 기뻐 좋아했던 추억도 되살아 나는 곳입니다.
 

경애왕이 후백제 견훤에게 비참한 죽음을 당한 포석정 모습(11월 죽음을 당하여 2013.11월의 포석정 가을 모습을 올림) ⓒ 한정환


경애왕은 제53대 신덕왕의 아들로 927년 포석정에서 궁녀들과 잔치를 베풀고 있을 때, 후백제 견훤의 습격으로 비참한 생을 마감하였다는 담임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기억도 납니다.

경애왕릉은 크지도 작지도 않는 그저 평범한 왕릉입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별반 다른 건 없고, 지금은 녹색의 잔디가 잘 입혀진 양지바른 곳에 있는 왕릉의 모습뿐입니다.
 

경주 배동 삼릉에서 조금 아래 남쪽 편에 있는 경애왕릉 모습 ⓒ 한정환


경주의 왕릉은 아직 주인이 확실치 않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 경애왕릉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주의 왕릉 중 주인이 확실한 곳은 3기 정도가 됩니다. 국보 제25호로 지정된 태종무열왕릉비가 있는 무열왕릉과 신라 왕릉 중 유일한 수중 능인 문무대왕릉, 그리고 '흥덕'이란 비석 파편이 능 주위에서 발견된 흥덕왕릉입니다.
 

일부 학자들이 경애왕릉이라 주장하는 현재의 일성왕릉(2014.1월 촬영) ⓒ 한정환


경애왕릉에 대한 문화재청 기록에도 다음과 같은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신라 55대 왕인 경애왕(재위 924∼927)의 무덤으로, 경명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재위 4년이 되던 해에 포석정에서 잔치를 베풀고 있을 때, 후백제 견훤의 습격을 받아서 비참한 최후를 마친 왕이다. 무덤은 삼릉계곡 입구의 소나무 숲 안에 있으며, 일반무덤와 같아서 별다른 특징은 없다. 신라왕릉으로는 빈약한 편이며 발굴된 적은 없다. 『삼국사기』에는 경애왕을 남산 해목령에 장사 지냈다고 되어있다. 해목령은 경애왕릉에서 떨어져 있어서 맞지 않으며, 해목령 가까이에 있는 지금의 일성왕릉을 경애왕릉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경주 경애왕릉 측면 모습 ⓒ 한정환


이런 비운에 가신 경애왕릉 주변이 요즘 경주관광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경주 남산의 메인 등산로 입구 오른 편에 있어,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등산객들로 많이 붐비는 곳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구불구불하게 우거진 송림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얼마 전에는 최근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미스터 션샤인> 촬영 장소로 알려져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경애왕릉이 있는 삼릉 길은 또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하는 탐방 명소 5곳에 선정되어, 추석 연휴를 이용한 관광객들의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록 비운에 가신 경애왕이지만, 후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지금은 외롭지 않는 왕릉인 것 같습니다.

#모이 #경애왕릉 #일성왕릉 #포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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