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혼추족'을 위한 아이유의 목소리... 이 정도라니

[특집] 찰리 푸스부터 양희은과 아이유까지, 추석을 함께 할 다섯 곡

18.09.22 13:52최종업데이트18.09.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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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주전부리를 사기 위해 집 앞 단골 편의점에 갔다. 살 메뉴를 정하지 못하고 10분을 서성여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 곳이다. 다른 도시락에 비해 유독 스케일이 큰 도시락이 있길래 들여다 보았더니,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추석 도시락이라고 적혀 있었다. 누군가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대신, 집에서 이것을 먹으며 명절 기분을 낼 것이다.

그 날 저녁 TV 뉴스에서는 오는 9월 23일, 귀성길 정체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명절은 명절이구나' 싶었다. 사람마다 명절을 맞는 방식은 다르다. 도서관과 고시텔에서 책과 씨름하며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주차장이 되다시피 한 도로에서 하루를 보내는 가족도 있을 것이다(졸음운전은 금물이다!). 어느 곳에서 명절을 보내든, 이 다섯 곡이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라본다.

1. 찰리 푸스(Chariie Puth) - 'Somebody Told Me'
 

오는 11월 두 번째 내한 공연을 앞둔 찰리 푸스는 20대 팬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는 팝 뮤지션이다. 호불호가 잘 갈리지 않는 맑은 목소리의 소유자이며, 유능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찰리 푸스는 영화 <분노의 질주 7>의 OST 'See You Again'을 비롯, 'One Call Away' 'Attention' 등을 히트시켰다.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그의 팬을 자처하며 노래를 커버한 적도 많다(찰리 푸스도 방탄소년단의 팬이라고 한다).

찰리 푸스는 최근에 발표한 최근에 발표한 2집 < Voicenotes >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앨범의 수록곡 중에서는 소프트 록 스타일의 'Somebody Told Me'를 추천한다. '여자친구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슬픈 가사와 대조적인 흥겨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찰리 푸스의 노래 중에서는 꽤 속도감이 있는 편이라, 고속도로를 달리며 듣는다면 더 좋을 듯하다.

2. 아도이(ADOY) - 'Don't Stop'
 

청춘의 정서를 담은 노랫말, 흡입력있는 코러스, 청량감을 형성하는 신시사이저 사운드까지. 아도이(ADOY)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디 밴드 중 한 팀일 것이다. 한국으로는 모자랐는지, 오는 10월에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공연을 연다.

아도이의 음악은 지난 추억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소환하고, 미래에 대한 낙관을 품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첫 EP < CATNIP >에 실린 'Don't Stop'은 아도이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젊음의 송가다. 귀성길에 이 역동적인 곡을 듣는다면 어떨까?  창밖의 고속도로가 뮤직비디오처럼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3. 나훈아 – 홍시(울엄마)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추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가족'일 것이다. 나훈아의 '홍시(울엄마)'는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실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들으면 좋을만한 곡이다. '홍시'는 나훈아가 2005년에 발표한 곡이다. 제목 그대로 홍시를 매개체로 삼아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나훈아의 많은 히트곡이 그렇듯이, 이 곡 역시 나훈아의 손에서 탄생했다. 나훈아가 만든 정겨운 멜로디에 하림의 하모니카 연주가 곁들여지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어릴 적 시골로 내려가면서 카오디오로 이 노래를 들었다. 댄스나 알앤비를 주로 즐겨 듣던 까까머리 중학생에게 '트로트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이다'라는 사실을 알려준, 의미있는 음악이다.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해도 눈물이 핑 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 '홍시(울엄마)' 중


4마이클 잭슨 - 'Love Never Felt So Good'
 

4년 전 여름이 떠오른다. 당시 나는 6주 간의 기초 훈련을 막 마친 이등병이었다. 6주 동안 듣지 못 한 바깥 소식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있었다. 이 당시 태양의 '눈,코,입', 크러쉬의 'Hug Me' 등 굵직한 신곡들이 발표된 상황이었다. 특히 '마이클 잭슨의 신곡이 나왔다'는 소식에 놀랐다.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 속 선율에 집중했다.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오랜만에 듣는 '바깥 음악'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도, 정말 좋은 음악이었다. 그 곡의 이름은 'Love Never Felt So Good'이었다.
 
이 곡은 마이클 잭슨 사후에 공개된 앨범 < Xscape >의 수록곡이다. 과거 마이클 잭슨이 폴 앵카(Paul Anka)와 함께 만들었다. 아쉽게도 대작 < Thriller >에는 실리지 않았으나, 1984년, 팝가수 조니 마티스(Johnny Mathis)의 앨범에 실렸다. 그리고 2014년에 다시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와 함께 살아났다. 70년대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디스코 사운드가 흥겹다. 이 곡은 발표 후 빌보드 싱글 차트 9위에 오르며, 황제의 영향력은 영원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5. 아이유 & 양희은 - '한낮의 꿈'
 
양희은과 아이유 사이에는 작은 연결고리가 있다. 양희은이 20세기 청춘들을 상징하는 목소리였다면, 아이유는 지금 이 시대의 청춘을 상징하는 목소리다. 두 뮤지션 모두 한 세대에 국한되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창완, 최백호, 김광진 등 선배 뮤지션들에 대한 사랑을 꾸준히 드러냈던 아이유는 양희은의 '가을아침'을 리메이크했다. 얼마 전 양희은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서 아이유를 '노래를 아주 잘 하는 꼬맹이'라고 칭찬하며, '밤편지'를 불렀다. 

이 두 사람은 이미 5년 전, 아이유의 3집 < Modern Times >에서 함께 포크송 '한낮의 꿈'을 부른 바 있다. 양희은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부모님 세대, 그리고 아이유의 목소리를 사랑하는 자식 세대가 함께 이 곡을 들으면 좋겠다. 연휴 동안 소박한 세대 공감의 시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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