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때문에"…서울시민 6년간 60만여 명 빠졌다

서울시민 1000만 시대는 옛말... 올해도 10만 명 줄어들 듯

등록 2018.09.25 16:43수정 2018.09.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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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의 모습들. ⓒ 이희훈

  
서울시 공무원인 임아무개(37)씨는 최근 경기 김포에 새 집을 마련했다. 공무원인 본인 월급과 사업을 하는 남편 수입을 합쳐도, 비싼 서울 집값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서울에 살 만한 아파트들은 보통 7억~8억씩 하는데, 우리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혀를 내둘렀다.

높은 집값 문제로 서울시 거주 인구가 최근 6년간 66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사는 사람은 올해도 10만 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서울 지역의 총 전입자 수는 922만 6935명, 총 전출자 수는 989만 4962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입인구와 전출인구를 합한 순 이동자 수는 -66만 8027명으로 집계됐다. 순이동자수가 마이너스이면, 해당 지역의 인구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 서울을 빠져나간 사람이 서울로 이사 온 사람보다 66만 8027명 많다는 얘기다.

이 기간 서울 인구는 연 평균 11만 1337명씩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과거보다도 5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직전 기간인 지난 2011년부터 2006년까지 6년간 서울 지역 순 이동자 수는 -42만 7773명(연 평균 -7만 1295명)이다. 2012년~2017년 기간 순 이동자 수와 비교하면 35.96% 감소했다.

서울시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서울시민 1000만 시대는 지난 2016년에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2016년 6월 집계한 서울시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 명 선 아래인 999만 57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기준 서울 인구는 979만 9075명으로 더 줄어들었다.


서울시의 인구 감소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2018년 1~2분기 서울지역 순 이동자 수는 -5만 2254명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서울 지역 순 이동자 수도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떠나는 이유 1위, 주택 문제"

서울 시민들이 서울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집 문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순 이동자 규모는 -9만 8000명이었는데, 서울을 떠나 이사를 하는 사유로 '주택'을 꼽은 사람은 7만9800명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지역의 인구 감소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도 일부 상관 관계가 확인된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로 안정적인 흐름이었다. 이 기간 서울 지역 순 이동자 수는 -8만 7831명으로 최근 6년 평균 수치인 -11만 1337명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인구 유출이 적었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2015~2016년에는 서울 인구 감소 규모도 급격히 커진다. 지난 2015~2016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5.6%, 4.2%였다. 이 기간 서울 지역 인구도 2015년 13만 7256명(순 이동자 수 기준), 2016년 14만 257명 각각 감소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는 최근 서울 지역 세입자들의 호소 전화가 늘었다. 집값 급등에 따라 전세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셋값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는 내용이다.

김성달 경실련 팀장은 "최근에는 마곡에 사는 세입자 한 분이 전화가 와서, 2년 동안 전세가격이 2억 이상 올랐다며, 집을 사지 못한 자신이 바보 같다고 한탄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집값이 뛰면서 서울 지역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인구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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