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활동 하고 싶으면, 더 이상 야한 옷 입지 마!"

캄보디아 정부당국, 뮤직비디오 배우 4명에 출연정지 경고 메시지 보내

등록 2018.09.27 12:08수정 2018.09.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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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정부당국이 자국 남녀배우 4명에게 더 이상 야한 의상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각) <크메르타임즈>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문화예술부로부터 경고를 받은 4명의 당사자는 여배우 삣 아비자, 속 스라이너잇, 라타낙 피세이, 그리고 남자배우 안 디 등이다.

타이 노락 사티야 문화예술부 대변인은 전날(24일) 가진 발표를 통해 "이들 배우 4명에게, 캄보디아전통문화에 저촉되는 야한 의상을 더 이상 입지 말라는 경고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사티야 대변인은 "만약 배우들이 정부당국의 지시에 불응해 여전히 그런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연예활동을 할 경우, 미풍양속을 위반한 협의로 정부당국이 일정기간 방송연예활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캄보디아 전통문화에 저촉되는 야한 의상 입지 말라"
 

여배우 삣 아비자는 자신은 현재 더이상 야한 옷을 입지 않으며, 정부당국이 공식경고서한을 보내기 앞서 미리 개인에게 주의를 당부했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 Pich Aviza

이에 대해 이름이 거론된 4명의 당사자들 가운데 한 명인 여배우 속 스라이너잇은 이 같은 정부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배우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당국의) 그 같은 경고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며, 화도 나지 않는다"는 말로 자신의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결혼식을 마친 29살 미모의 여배우 삣 아비자 역시도 정부당국의 이 같은 명령이 실망스럽지만,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녀는 "예전에 뮤직비디오에서 성적으로 야한 의상을 입었음을 인정하지만, 지금은 그런 의상을 더 이상 입지 않는다"며 자신의 입장과 현 상황을 밝혔다. 덧붙여 "당국이 공식경고 서한을 보내기에 앞서, 먼저 개인적으로 미리 충고를 해주었어야 했다"며 정부당국의 일방적 조치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이 배우는 "나는 정부당국에 나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빌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경고서한은 오로지 내가 더 이상 야한 옷을 입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부당국의 명령에 따를 것이지만, 한편으론 왜 당국이 자신보다 더 섹시한 의상을 입고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에게 대해선 왜 아무런 경고조치를 하지 않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비자는 "당국에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한동안 쇼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부당국이 경고한 4명의 당사자 중 유일한 남성인 배우 안 디 역시, 여배우 아비자와 마찬가지로, "나는 정의를 원한다. 왜냐하면 자신보다 더 야한 의상을 입은 다른 배우들은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경고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다.

이 같은 해당 배우들의 반응에 대해 초은 찬 레악헤나 캄보디아 예술인 협회 회장은 이날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국의 조치에 대해선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다만, 연예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그 같은 조치가 과연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만큼은 발언을 자제했다.

2017년 '방송활동 중지 1년' 데니 콴 사례 있어
 

정부당국에 의해 지난 1년간 방송활동 중지조치를 당한 뒤 최근 모습을 나타낸 캄보디아 여 배우 데니 콴의 모습. 그녀는 최근 과거보다 노출수위를 다소 낮춘 자신의 사진 몇 장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 Danny Kwan

이번 정부당국의 조치와 별개로 '셍 쏘나'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 성인 뮤직비디오 배우는 지난 8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향후 1년간 연예계 활동 중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사티야 대변인은 여배우 셍 쏘나의 케이스는 정부당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연시 야한 의상을 입기를 고수했기 때문에, 연예활동을 정지당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사티야 대변인은 정부당국이 모든 방송국과 연예산업 종사자들로 하여금, 여배우 셍 소나가 출연한 뮤직 비디오 영상을 텔레비전은 물론, 영화관과 가로오케, 심지어 광고나 콘서트에서도 일절 보여주지 않도록 하라 통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성인 뮤직 비디오 배우로 유명한 셍 쏘나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여러 장의 노출사진을 올린 뒤, "만약 내가 비키니를 입고 사진을 찍으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싸잡아 비난하고 불평만 한다. 하지만, 만약 내년에 내가 아무 옷도 걸치지 않고 노출이 매우 심한 비디오를 찍는다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며 자신을 비난하는 자들을 은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려, 또 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여성의 옷차림과 행동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캄보디아정부가 연예인들의 의상을 문제 삼은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4월에는 정부당국이 섹시 여배우 데니 콴이 가슴이 훤히 들어야 보이는 야한 의상을 입었다는 이유로 1년간 방송활동을 중지시켜, 논란이 커진 가운데, 국내외 언론에도 이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미스 캄보디아 출신이자 다수의 영화에도 출연, 전세계 60만 명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 배우는 단 한 번도 성인영화나 비디오에 야한 의상을 입고 출연한 적이 없다. 다만, 야한 속옷을 입고 찍은 섹시한 사진 여러 장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 화근을 불러왔다. 당시 정부당국이 중징계에 나선 것은 '그녀가 너무 섹시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 여배우는 당국에 불려가 옷차림과 관련된 별도의 소양교육까지 받아야만 했다.

이에 현지 시민단체와 여성인권단체들이 나서 정부가 UN의 여성차별 철폐에 관한 규약을 위반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당국의 데니 콴에 대한 1년간의 연예활동중지조치는 그대로 진행됐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그 같은 제재는 지난 5월이 돼서야 풀렸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녀의 방송연예활동은 예전에 비해 훨씬 뜸해진 상태다. 영화 대신 간간히 중소기업 쇼핑호스트로 출연하거나, 자신의 페이스북계정을 통해서만 간간히 최근 근황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1년이란 적지 않은 공백이 그녀의 이름을 점차 대중과 현지 팬들의 뇌리에서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다. 정부당국의 방송연예활동 금지경고에 대해 자국 배우들이 순순히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건 어쩌면, 데니 콴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캄보디아 여배우 #데니 콴 #캄보디아문화예술부 #여성인권 #방송활동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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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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