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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부터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서 'DMZ세계평화명상대전' 열려

등록 2018.10.01 22:46수정 2018.10.0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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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는 깊은 산중 외딴 곳에 위치한 작은 암자에서 한 일주일 정도 머물다 오는 것이다. 일주일 가운데 3일 정도는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자고만 하고, 나머지 사나흘은 조용히 명상(혹은 참선)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한 지는 오래 됐으나 아쉽게도 여태 실천에 옮기진 못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꿈을 꿔봤을 법도 한데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3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파에 찌든 내 영혼을 한번쯤은 말끔히 씻어내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씻어내지 못한다면 한번쯤은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데 문제는 명상을 하는 법, 제대로 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고요히 홀로 앉아 면벽(面壁)을 한다고 해서 명상이 제대로 될 리는 없을 것이다. 찾아보면 명상법을 알려주는 서적이 없을 리 없건만 책으로 배울 일은 아닌 것도 같다. 참선 수련원 같은 곳이나 좋은 스승을 만나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DMZ 세계평화 명상대전' 포스터 10월 13일부터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세계의 유명한 선(禪) 스승들을 초청해 1만 명 규모의 대중들과 함께 하는 ‘DMZ세계평화명상대전’이 열린다. ⓒ 참불선원

  
이러던 중에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한번쯤 가봄직한 명상 행사를 하나 소개받았다. 한국참선지도자협회(회장 각산스님)에서 세계의 유명한 선(禪) 스승들을 초청해 1만 명 규모의 대중들과 함께 하는 'DMZ세계평화명상대전'이 그것이다. 10월 13일(토)부터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는 태국의 고승 아잔 간하,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명상가이자 저술가 아잔 브람, 세계불교의 통합운동을 펼쳐온 대만 심도(신다오) 선사, 한국 간화선(看話禪·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참선법)을 대표하는 혜국 스님 등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선(禪) 스승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나로선 익숙하진 않은 이름들이어서 검색을 해봤더니 가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 할 만한 분들이었다. 언론보도를 살펴보았더니 이미 행사소개 기사가 많이 나와 있었다.

이에 따르면, 아잔 간하는 태국의 등불로 불렸던 아잔 차의 직계 제자로 50년 가까이 밀림 속에서 탁발 수행했으며 스승으로부터 '번뇌 없는 자'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아잔 브람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스승 100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로 베스트셀러 <성난 물소 놓아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심도 선사는 종교 간 대화를 통해 세계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온 분으로 대만 시내에 세계종교박물관을 열면서 세계 불자 50만 명 이상에게 후원을 받기도 했다. 국내인사인 혜국 스님은 13세에 해인사에서 일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으며, 간화선의 대표적인 수행자로 꼽힌다. 조계종 수좌회 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명상대전과 힐링캠프 두 가지다. DMZ에서 갖는 명상행사는 행사 개시일인 10월 13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오전 11시 혜국 스님의 한반도 평화 기원 참선법문을 시작으로 낮 12시 아잔 간하의 세계 평화 메시지, 오후 1시 아잔 브람과의 DMZ 평화 걷기 명상 등이 이어진다.

'세계명상힐링캠프'는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리조트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열린다. 캠프 참가자들은 DMZ세계평화명상대전이 끝난 뒤 리조트로 이동해 14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14일 오전 10시 아잔 간하의 '입재법문'을 시작으로 좌선, 하늘등산로 걷기 명상, 각산 스님과 심도 선사 등이 집중적으로 수행지도를 한다고 한다. 또 매일 저녁 아잔 간하와의 질의응답 및 수행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비용은 'DMZ 세계평화명상대전'의 경우 참가비는 무료이고, 부대비용(점심, 생수, 입장료 등)이 3만 원인데, 불자는 50% 할인하여 15000원을 받는다. 3박4일 '힐링캠프'의 경우 참가비 38만 원에 셔틀버스비 4만 원이 추가돼 총 42만 원이 든다. 3박4일 일정의 템플 스테이도 대략 이 정도 비용은 든다고 들었다.

목하 한국불교는 세상의 인심을 얻기는커녕 만신창이가 돼 있다. 권력과 이권에 눈이 먼 권승(權僧)들이 교단을 농락한 결과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이 한국불교의 진면목은 분명 아닐 것이다. 삼국시대 이래로 수많은 선승들이 한국불교의 찬란한 꽃을 피워왔으며, 근래에는 '3천배 친견'으로 유명했던 성철스님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근래 한국 불교계에 대해 사부대중들의 거부감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가 외면당하고 묻힐까 염려된다. 명상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이번 행사가 귀하고 드문 기회이니 많이 참가해보실 것을 권해드린다.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보림재)에도 실렸습니다.
#명상 #DMZ세계평화명상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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