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로 '일시정지' 된 대정부질문, 문 대통령 탓이다?

이례적으로 속개 전 여야 의사진행발언 나서... 한국당·바른미래당 "대통령 잘못" 주장

등록 2018.10.04 16:02수정 2018.10.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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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에 선 유은혜 부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4일 오후 교육·사회·문화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이 의사진행발언을 위해 잠시 멈췄다. 이례적 상황이다. 바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한 '2차 인사청문회'처럼 변한 오전 대정부질문 상황 때문이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서로 고성과 항의를 주고 받으면서 날선 대치를 벌였다. (관련 기사 : 유은혜 설명하자 "사퇴해"... 홍영표-김성태 의장석 앞으로 출동 )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을)은 "오늘 오전 대정부질문은 유 부총리에 대한 제2의 청문회였다"라며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사자성어 '삼인성호(三人成虎)'를 거론했다. 유 부총리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이 최소한의 사실확인 없이 생산됐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유 부총리에 대해 20여 개의 의혹이 생산됐다. 수백 언론이 비슷하게 기사를 써 기사는 수천 개를 헤아렸다. 그렇게 '흠집투성이' 유은혜가 됐다"라며 "위장전입과 교통위반 두 가지를 제외하곤 믿을 만한 게 없는 핑퐁게임이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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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발언하는 신경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무엇보다 '피감기관 건물 의원 사무실 입주' 의혹에 대해선 "2016년 국정감사 당시 같은 문제 제기됐지만 종료됐던 사안"임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한국당) 곽상도·한선교·염동열 의원이 제기한 문제였다. 당시 문체부 차관은 김종, 체육공단이사장은 그 심복과 친박인 이창섭이었다"라며 "불법이 있었다면 (유 부총리는) 반드시 쫓겨났을 것이다. 2017, 2018년엔 조용히 지나갔다가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의도가 뻔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국 (유 부총리에 대한) 거짓과 해명으로 공당과 언론이 점철한 것"이라며 "(지금껏 제기한 것과) 다른 의혹이 있다면 묻자. 나도 듣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의혹 제기를 '받아쓰기'한 언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아무거나 쓰는 언론이 있는 곳에 아무거나 말하고,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정부와 정당이 버섯처럼 피어나는 법"이라며 "기자와 데스크의 용기, 판단력, 건전한 게이트키핑이 있는 제대로 된 언론이 있어야 민주와 미래가 꽃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희경 "'국민과 힘 겨루기' 택한 문 대통령에게 원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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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발언하는 전희경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고성과 항의가 오갔던 이날 오전 상황이 유 부총리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 탓이라고 쏘아 붙였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비례)은 유 부총리를 '유 의원'으로 지칭하면서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총리의 자격 논란을 둘러싼 여러 의원들의 질의가 있었지만 유 의원은 지난 19일 인사청문회 때처럼 동문서답과 불성실로 일관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의 정당한 질문마저 봉쇄하려는 행동을 보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법 122조 대정부질문 관련 조항을 보면 국정 전반, 국정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질문할 수 있게 돼 있다. 대통령의 인사정책, 교육을 이끌가야 할 수장에 대한, 인사에 대한 질문이 국정이 아닌가"라며 "입법부의 일원이자,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묻고 또 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정부질문 자리가 유 의원에 대한 자질·정책 검증 자리로 만든 원인의 제공자는 일신의 영달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지 않은 (유 부총리) 본인과 야당의 반대는 국민의 의견이 아니라는 청와대의 궤변과 오만, 그리고 '국민과 힘 겨루기'라는 길을 택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유 부총리는) 오기에 찬 답변을 하면서 여당의 비호를 받을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질문을 해주는 동료 의원들의 충정을 오히려 헤아려야 한다"라며 "오늘 오전 유 의원의 답변을 통해 한 치의 반성과 부끄러움이 없는 오만을 다시 확인했다"라고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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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발언하는 이태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마지막 발언자로 연단에 오른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비례)은 이날 오전 고성을 주고받은 여야 모두를 비판하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더 큰 책임을 물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합법적 질문을 방해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면 안 된다. 국회는 모든 사안을 가감 없이 제기하고 비판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면서, '국회의 동의 없이 부총리급 임명 불가' 내용을 담은 바른미래당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에 대한 협조도 당부했다.

이 의원은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스스로 만든 인사원칙을 계속 어겨서 여야 간 정쟁의 씨앗을 키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정비리나 병역기피, 탈세 아니라면 공직 후보자 누구나 개인적으로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 설명을 들으면 이해도 간다"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원칙이면 지켜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부총리를) 임명 강행하면서 '청문회서 고생한 분이 일 잘한다'고 격려했다는 보도를 봤지만 그것은 '진영 논리'에 빠진 본인들만의 축하이고 야당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이제 국회와 야당의 비판과 지적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진일보된 대통령이 필요하다. 이대로라면 전임 대통령과 무슨 차이냐"라고 말했다.
#유은혜 #전희경 #신경민 #문재인 #국회 대정부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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