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상응조치 교환에 큰 틀 합의한 듯

폼페이오 4차 방북...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키로

등록 2018.10.07 20:40수정 2018.10.0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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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일정을 협의한 직후 문 대통령을 만났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 7일 오후 9시 32분]

미국과 북한은 빠른 시일 내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대한 미국의 참관, 비핵화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남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제시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미국이 합류하는 모양새다.

7일 오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같은날 오후 5시 10분경 한국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곧바로 청와대로 향했고 오후 7시 경부터 약 40분간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한 접견 내용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북미 양측은 또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고, 이에 대해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이를 위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빠른 시일 내 협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려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언론에 공개된 접견 모두발언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먼저 방북 후 문 대통령을 곧바로 면담한 이유를 설명하며 "한국이 비핵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을 곧장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나중에 둘만 있을 때 더 자세히 말하겠다"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지만,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으나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감사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 한국이 지금까지 오기까지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전 세계가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선 모두발언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곧 있을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인 전진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북미 '미국 상응조치시 북한 영변 폐기' 큰 틀에서 공감한듯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것은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미국과 북한의 협상에 돌파구가 열렸다는 평가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9월 평양공동선언이 제시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의 교환'이라는 남북의 제안에 이번 북미대화의 내용이 어느 정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양측이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참관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것은, 9월 평양공동선언이 명시한 '유관국 참관 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 영구 폐기'와 관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참관에 대해서도 논의됐을 수 있다.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다는 부분은 '미국의 상응조치 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추가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는 공동선언 내용과 부합한다.

이같은 큰 틀에 합의한 북미는 세부사항 논의를 위해 실무협상단을 꾸리고,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교환 과정을 협상하는 한편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김여정 등과 2시간여 오찬... "양국의 좋은 미래 약속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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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사실을 알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5시20분께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잘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며 "우리는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들에 계속 진전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처] ⓒ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을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2시간여 만났다.

점심을 겸해 열린 이 만남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아주 멋진 날"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부를 전하라고 했다"며 "아침(협의)은 아주 성공적이었는데, 감사드리고 여기서 오찬을 하는 데 대해서도 역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언론이 보도한 영상으로 봐선 북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백화원 영빈관에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측에선 성 김 주필리핀대사,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패트릭 머피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앤드류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방북했다. 북미 대화국면을 열고 협상을 이어왔던 이들이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을 출발한 때와 한국에 도착한 때를 감안하면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 약 5~6시간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대표단은 평양에 도착한 즉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 협상을 벌였고, 이 결과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오찬을 겸한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대표단의 일원이었던 관리의 말을 인용해 "지난번보다는 나았다"며 "긴 여정(a long haul)이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지난번'은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6월 3차 방북 뒤 북한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강력 반발했다.
#폼페이오 #문재인 #김정은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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