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고양이 데려온 김진태의 황당한 설명

[국감-정무위] "퓨마 사살 정부 호들갑" 질의 위해 운반... 전문가 "무식 증명"

등록 2018.10.10 14:34수정 2018.10.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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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고양이를 놓고 대전동물원 푸마 사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0일 오후 2시 50분]

"퓨마 새끼와 비슷한 동물을 가져왔다.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재선, 강원 춘천)의 말과 동시에 카메라 플래시들이 한곳을 향해 터져 나왔다. 철장 안에 갇힌 새끼 벵갈고양이 한 마리가 네발을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10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첫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18일 퓨마 사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호들갑' 대응을 질타하기 위해 이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전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는데 (정부가) 전광석화처럼 사살했다. 그날 저녁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눈치 없는 퓨마가 탈출해 실검 1위를 장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 관심사에 대한 여론몰이를 위해 과도하게 퓨마의 죽음을 이용했다는 질타였다. 그는 최근 퓨마를 학습한 사실을 전하면서 "퓨마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보고된 적 없다. 원래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퓨마다. 다른 동물원처럼 사육사나 관람객을 살상한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신이 데려온 동물에 대한 언급은 퓨마를 대할 때와 사뭇 달랐다. 김 의원은 벵갈고양이를 소개하면서 "동물도 아무 데나 끌고 오면 안 된다. 자그마한 거 보시자고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퓨마는 안 되고 벵갈고양이는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김 의원의 주장과 달리 같은 고양이과 동물이라 하더라도 퓨마와 벵갈고양이는 엄연히 다른 성격의 동물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카메라 플래시에 실명 위험도... 시선 끌기용"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퓨마와 벵갈고양이는) 엄연히 다른 동물이다. 고양이과 동물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퓨마라고 하더라도 다 똑같은 퓨마가 아니다. 퓨마 자체가 아니라 퓨마가 죽은 사건이 문제 아닌가. 무식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지 카라 정책팀장 또한 "퓨마와 비슷하기 때문에 벵갈고양이를 골랐다는 시각은 굉장히 부적절한 관점이다. 고양이의 경우 혼자 아늑한 자기만의 장소를 갖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직접 데려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목적도 분명하지 않다. 오직 시선을 끌기 위해 데려온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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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에 온 고양이 '어리둥절' ⓒ 연합뉴스

 전 대표는 이어 "고양이과 동물은 낯선 공간을 나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철장 자체도 스트레스고, 이동도, 노출도 그렇다. 철장을 천으로 가려준 것도 아니지 않나. 동물을 이용할 때는 목적이 뚜렷하고 인도적이며 현실에 맞아야 한다. 퓨마와 벵갈고양이는 고양이과라는 것 빼고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번처럼 국감장에 동물이 온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4년 10월에는 김용남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환경부 국감에서 뉴트리아를 데려오기도 했고, 2010년 10월에는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밀렵 문제를 질의하기 위해 토종 구렁이를 들고 나온 적도 있었다.

전 대표는 동물을 국정감사장에 데리고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는 "제발 국정감사에 동물을 데리고 오지마라"면서 "사실과 통계로 이야기하면 다 알아 듣는다. (데리고 나오는 목적은) 언론에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해서 아닌가. 동물은 운송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고양이는 카메라 플래시에 실명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지적은 국감장에서도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 경기 성남시분당구을)은 이날 회의에서 "고양이 눈빛을 보면 불안에 떨며 사방을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퓨마) 동물 학대 차원에서 질의를 하면서 고양이를 가져온 것은 또다른 학대가 아닌가"라면서 "국감장에 동물을 데려 오는 부분은 금지해야 한다. 꼭 필요하다면 여야 간사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진태 "과대포장 능한 정부" 비난

한편, 김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상대로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김 의원이 퓨마 탈출로 NSC를 소집했느냐고 질문하자 홍 실장은 "제가 NSC 멤버로,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1시간 35분만에 소집됐다. 지난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 33분 만에 열렸다.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민첩하게 움직였다"라면서 "이낙연 총리는 페이스북에 4번이나 올리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여론을 조작하고 과대포장하는 것만 능하다"고 맹비난했다.

홍 실장은 이에 "NSC 소집은 절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라면서 "사살을 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인근 주민에 피해를 끼쳤으면 과연 어땠을까? 사살은 동물원 관계자와 협의해서 진행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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