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사과한 문 대통령 "강정마을 아픔 치유하겠다"

제주 강정마을 찾아가 주민과 간담회... "사면복권도 적극 검토"

등록 2018.10.11 19:53수정 2018.10.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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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인사말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11.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공동체가 붕괴됐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11일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오후 4시 30분께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를 찾아가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갈등을 빚은 강정마을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또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직접 유감을 표하며 사실상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야단을 많이 맞을 각오하고 왔는데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말문을 연 문 대통령은 "강정마을 주민을 보니 정말 감회가 깊다.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국가가 절차적·민주적 정당성 지키지 못헸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후보 시절 강정마을 문제 해결을 약속했고 지금도 당연히 잊지 않고 있다"면서 "가슴에 응어리진 한과 아픔이 많을 줄 안다. 정부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과 깊이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그로 인해서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또 제주도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주민공동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 그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지역에서 공동체 회복을 위해 지난달 공동체 회복사업이 포함된 지역발전사업계획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마을 주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마을 공동체가 다시 회복돼야 정부에 대한 신뢰도 살아날 것"이라며 "정부도 믿음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주민 여러분과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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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마을회장 발언듣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강희봉 강정마을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8.10.11. ⓒ 연합뉴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이미 철회됐다.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사면복권은 관련된 사건의 재판이 모두 확정돼야만 할 수 있다"며 "그렇게 관련된 사건이 모두 확정되는 대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강희봉 강정마을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사법처리 된 강정마을 주민에 대해 사면·복권 등 아무런 구원조치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상생의 공동체 정신을 다시 꽃 피우기 위해서는 사면·복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은 "사면·복권은 강정마을 공동체의 완전한 회복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후 4시 35분께 시작해 5시 54분께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강정마을주민들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오영훈 의원,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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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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