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필리핀에서도 상영회 개최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다룬 다큐... 국립 필리핀 대학교 초청 받아 상영

등록 2018.10.13 10:45수정 2018.10.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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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 다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11일 오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됐다. ⓒ 정진호

 

한국 전쟁 다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11일 오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회가 열렸다. 사진은 다큐 상영 후 열린 세미나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정진호 PD. ⓒ 정진호


한국전쟁 당시 군경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필리핀 대학에서 초청을 받아 상영됐다.

팟캐스트 '아는것이힘이다'에서 시민펀딩을 통해 모금한 돈으로 제작한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은 후퇴하던 이승만 정부가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등 민간인 최대 7000여명을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한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이 다큐는 최근 대전충남민언련이 수여하는 '민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영국 BBC라디오 방송에도 소개된 우수한 작품이다. 그 동안 영국 런던대학교와 대전 서구의회, 제주도 4.3유족회 등에서 단체상영회를 실시했다.

오는 11월에는 국회에서도 상영을 예정하고 가운데, 지난 11일에는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회가 개최됐다.

이날 오후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의 쾌손 시티에 있는 국립 필리핀 대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이번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The Longest Tomb)' 영어 자막본 상영회는 필리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 프레드 디아즈(Fred Diaz)박사가 코디네이터를 자처해 진행됐으며, 6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청각실에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찾아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 전쟁 다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11일 오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번 상영회를 코디한 프레드 디아즈(Fred Diaz, 전문 컨설턴트). 그는 "필리핀의 젊은 학생들에게 이런 비극을 알림으로써 전쟁이 가져올 수 있는 참상에 대한 교운을 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 정진호

 

한국 전쟁 다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11일 오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회가 열렸다. 사진은 조슈아(Joshua) 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 학생. ⓒ 정진호

 
다큐가 상영되는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희생자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또한 상영회에 이어 진행된 '한국 전쟁 당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세미나'에서는 다큐 제작자인 정진호 PD를 대상으로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전쟁의 발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한국 사회에서 민간인 학살이 금기시 되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런 사건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나', '희생자 유족들은 국가로부터 합당한 보상을 받았는가' 등의 질문을 쏟아내며 한국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도 폭력 시위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테러에 버금가는 시위들이 종종 있는 것 같은데, 폭력 시위가 일어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현재 한국 내에서의 이념 대립이 아직도 존재하는가', '남과북의 종전선언이 실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는가', '북한의 진정성을 믿는가' 등의 한국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질문도 쏟아냈다. 
 

한국 전쟁 다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11일 오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회가 열렸다. 사진은 닐 마셜 산틸란(Neil Martial Santilan) 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장. ⓒ 정진호

 

한국 전쟁 다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골령골 이야기'가 11일 오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 역사학과와 제 3세계 연구소 초청을 받아 상영회가 열렸다. 사진은 돈디 페티토 라모스(Dondy Petito Ramos)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 정진호


이날 다큐 상영회와 세미나를 지켜본 돈디 페티토 라모스(Dondy Petito Ramos) 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한국 전쟁 당시 한반도에서 어떤 일들이 있어났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초청했다"며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닐 마셜 산틸란(Neil Martial Santilan) 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장도 "한국전쟁 참전국임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우리 학과의 주요 학술 목표는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인데, 이 영화가 그러한 동기부여를 주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에서 수업 자료로 잘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큐를 본 학생들은 한국 군경에 의해 민간인이 학살됐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슈아(Joshua) 국립 필리핀 대학교 역사학과 학생은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들이 자국의 군인과 경찰에 의해 그렇게 많이 학살당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그래서 이번 다큐를 보고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영화를 통해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산내학살사건 #산내 골령골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필리핀대학교 #아는것이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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