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본의 불법에 면죄부... 권혁태 청장 사퇴하라"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은폐의혹 받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5일째 점거농성

등록 2018.10.15 20:56수정 2018.10.1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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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구본부가 지난 11일부터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점거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전국 16개 지역본부가 1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 조정훈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 파견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5일째 점거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 16개 시·도 본부 대표자들이 연대하고 나섰다.

서울을 비롯한 인천, 세종·충남, 부산, 울산 등 전국 16개 시·도 본부는 15일 오후 3시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권 청장의 자진사퇴와 대구시의 노사평화의 전당 건립 중단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 당시 서울고용노동청장으로 있으면서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법파견 결과를 주도하여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자본의 불법을 국가권력이 나서서 면죄부를 쥐여주었다"며 "이후 광폭한 노조와해와 탄압의 길을 열어준 이 사건으로 인해 두 명의 젊은 노동자가 절절한 분노를 안고 죽음으로 항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대구 '노사의전당' 사업에 대해 "노사평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속내는 '붉은 조끼, 머리띠 추방과 고임금 걱정 없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적폐 중의 적폐"라고 비판했다.

장시간·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투쟁할 수밖에 없는 대구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한 노력 대신 대구시가 나서 기업만을 위한 평화 만들기는 시대에 역행하는 적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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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용노동청 입구, 민주노총 대구본부 조합원들이 권혁태 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지난 11일부터 점거농성에 들어가자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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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 대표자들이 15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구본부 관계자들을 찾아 동조의 뜻을 밝혔다. ⓒ 조정훈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2013년 불법파견에 대한 진정을 넣고 조사를 요구했을 때 현장조사는 불법파견으로 의견을 냈었다"면서 "하지만 시간을 끌고 급기야 합법 도급으로 결과를 내고 혐의가 없다고 했다"고 권혁태 청장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그냥 삼성과 유착해서 결론을 내린 게 아니라 이들이 변호인이 되어 오히려 노동부가 선봉에 서서 노동탄압을 한 것"이라며 "만약 권혁태 청장이 떳떳하다면 이 자리에 나와서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고용노동청장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정종희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전화로 연결한 발언을 통해 "그동안 강자를 위해 노동청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약자인 노동자와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노동청으로 태어나야 하는 투쟁이 바로 이 투쟁"이라며 "전국에서 달려오신 민주노총 동지들이 이 투쟁을 전국 투쟁으로 이끌어 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또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지나고 있지만 청산되어야 할 노동과 사법 등의 적폐 세력은 처벌되지 않고 오히려 유지되고 불법파견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문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원 보장, 전교조 법외노조 등의 노동정책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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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대구본부 노동자들이 대구고용노동청장실 간판을 '삼성사용자청' 청장실로 문구를 바꿔 달았다. ⓒ 조정훈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구고용노동청 청장실의 임성열 대구본부 부본부장 등을 찾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전국의 모든 노동자들 이름으로 함께 결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를 바탕으로 오는 11월 21일 예정된 '11월 총파업'에 권혁태 청장 사퇴 요구를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권혁태 청장은 이날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점거농성에 들어간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언론의 보도를 믿느냐? 사실이 아니다"면서 "법원의 판결을 보면 알 것"이라는 말만 남기고 사무실을 떠나 이날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권혁태 퇴진 #대구고용노동청 #점거농성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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