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포카혼타스' 공격받은 워런, DNA 분석결과 공개 맞불

"원주민 혈통 확인"... 차기 대선서 '트럼프 대항마' 의사 확인

등록 2018.10.16 07:38수정 2018.10.1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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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누가 상관하느냐, 대선 출마하길…그는 다루기 쉬운 상대"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의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대결을 검토하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연방 상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원주민(인디언) 혈통을 증명하는 DNA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원주민 혈통 주장은 거짓이라며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것으로, 워런 의원이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런 의원은 이날 보스턴글로브 등 미 언론과 자신의 웹사이트에 카를로스 부스타만테 스탠퍼드 대학 유전학 교수가 행한 DNA 검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DNA 분석결과가 워런 의원 가계도에서 6~10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원주민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워런 의원의 식별 가능한 조상의 대부분은 유럽인이며, 5개의 유전자에서 높은 신뢰도로 원주민 조상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부스타만테 교수는 "DNA 분석에서 나온 사실들은 워런 의원의 혈통에 절대적으로 미국 원주민 조상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 로스쿨 교수 출신인 워런 의원을 둘러싼 혈통 의혹은 2012년 상원의원 출마 때 처음 제기됐으며, 2016년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후보가 그를 포카혼타스라고 불러 집중 조명을 받았다.


워런 의원은 자신이 원주민인 체로키와 델라웨어 부족의 먼 후손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도 워런 의원이 원주민 혈통이 아닌데도 하버드대 로스쿨 입학은 물론 졸업 후 펜실베이니아대 등을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역임할 때까지 줄곧 '소수민족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는 "만약 워런이 DNA 검사를 받아 인디언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100만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스턴글로브는 지난달 하버드대, 휴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워런 의원이 법대 교수를 역임한 대학의 자료 분석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그의 채용과 혈통은 무관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워런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원주민여성인력센터에 (100만 달러) 수표를 보내라"고 적었다.

미 CNN방송은 워런 의원이 DNA 분석결과를 공개한 것에 대해 "2020년 대선 출마에 앞서 의혹과 공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명백한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워런 의원의 DNA 분석결과 공개에 대해 "누가 상관하느냐"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가 대선에 출마하길 바란다. 왜냐면 그는 (상대하기가) 매우 쉽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또 '100만 달러 기부' 발언에 대해선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며 "내 말을 다시 읽어보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CNN 기자에게 "DNA 검사 결과를 보지 않았다. 전혀 흥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k02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트럼프 #워런 #포카혼타스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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