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병준 비대위' 저격... 사실상 전대 출마 신호탄?

이틀 연속 '페북정치' 통해 사실상 복귀 메시지... "나는 책임 정치 해왔다"

등록 2018.10.17 10:37수정 2018.10.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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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월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는 모습. ⓒ 유성호

  
"동지의식은 간데 없고 계파의식만 있는 당은 미래가 없습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무대'에서 잠시 퇴장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앞서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낸 적은 있지만 주로 정부·여당을 겨냥한 비판이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연달아 당내 상황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면서 복귀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무엇보다 홍 전 대표의 일성이 내년 초 예정된 전당대회를 겨냥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그는 17일 "서민경제는 파탄지경인데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유럽 순방이나 하는 정권을 그냥 두고 야당 역할 한다고 할 수 있느냐"라며 "당력을 모아 문(재인) 정권에 대항하십시요, 내 자리 차지는 그 다음 일입니다"라고 적었다.

전원책 변호사를 필두로 조직강화특위를 꾸리면서 인적 쇄신을 예고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바른미래당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수대통합을 명분으로 친박(친박근혜)·친홍(친홍준표)를 쇄신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당 일각의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그는 이날 오전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선 "나는 23년 정치 하면서 계파에 속하거나 계파를 만들어 본 일이 없다"라며 "소위 언론에서 만들어낸 친홍계라는 것은 내가 당대표할 때 같이 일했던 당직자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원들이 무리를 지어 파당정치를 한 결과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고 정권을 좌파들에게 넘겨 줬다"라며 "당원도 아닌 분들이 당에 들어와 혁신을 주장하는 상황이 됐다면 이미 그 당은 자정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내 자리 보전보다 이제는 모두 하나 되어 문(재인)정권에 대항할 때"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나는 책임 정치를 해온 사람"


무엇보다 이는 '김병준 비대위'에 대한 홍 전 대표의 반격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김병준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도는 홍 전 대표에 대해 연일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KBS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이분, 저분들이 나와서 굉장히 혼란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 비대위원장으로서 그냥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강특위 전권을 부여 받은 전원책 변호사도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전대 출마)자격 제한 이야기가 나온다"라는 질문에 "끝까지 고집하면 본인들(김무성·홍준표) 스스로 무덤 파는 일이 된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홍 전 대표는 전날(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 보다 명확하게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당내 일부에서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을 보고 여태 침묵하였으나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당을 위해서나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돼 한 말씀 드린다"라면서 "나는 친박·비박으로 당이 붕괴돼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된 후 (지지율) 4%밖에 되지 않던 정당을 맡아 대선에서 단기간에 24% 정당으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책임 정치'를 해 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홍 전 대표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지면 공천 책임을 진 내가 사퇴하고 기초단체장, 기초·광역의원 선거에서 지면 해당 공천을 책임 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책임지기로 약속했지만 선거 후 해당 당협위원장들이나 국회의원들이 단 한 명도 책임진다는 말을 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자신과 다른 당내 인사들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시급한 일은 보수·우파 진영이 재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새롭게 닦는 일"이라며 "웅덩이 속의 올챙이처럼 오글거리며 당 안에서 서로가 엉켜서 서로를 할퀴는 어리석은 행동은 당을 더 어렵게만 할 뿐이다. 지금은 모두 힘을 합쳐 나라 체제 변경을 시도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항할 때"라고 적었다.

"홍준표 복귀? 정치 지도자라면 스스로 판단해야"

한편, 김병준 비대위 측은 이러한 홍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진곤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은 17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의 움직임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최종 결정은 국민의 뜻을 염두에 두면서 그 분들을 판단해야 한다"라며 "정치 지도자들, 정치 리더급이라고 생각되는 이런 분들은 '내가 당에 대해서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 내가 오히려 당에 대해서 손실을 주는 역할을 보여주지 않았느냐' 이런 걸 스스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강특위 활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도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든지, 당의 이미지를 오히려 훼손시켰다든지, 당에 전혀 힘이 되지 않는다든지 이런 분들은 더 좋은 분들로 교체하고,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조강특위가 해야 할 가장 큰 책무"라고 답했다.
#홍준표 #김병준 #전당대회 #전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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