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의원 "간첩조작해 훈장받은 사람들" 실명 공개

홍 의원과 피해자 등 "반인륜적, 반헌법적 행위 처벌" 한목소리

등록 2018.10.17 14:24수정 2018.10.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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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가족, 시민단체 회원 등과 '간첩 조작사건 보국훈장 대상자 서훈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67년 동백림 사건 보국훈장 대상자 이OO, 홍OO, 양OO, 이OO, 정OO"
 "1969년 임종영 사건 보국훈장 대상자 허O, 김OO, 여OO, 조O"
 "1974년 울릉도간첩단 사건 보국훈장 대상자 안OO, 장OO, 최OO, 오OO, 한OO"
 "1979년 삼척고정간첩단 사건 보국훈장 대상자 이OO, 신OO"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부른 이름들이다. 이들 16명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간첩 조작 사건으로 훈장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홍 의원과 피해자, 시민사회단체가 간첩조작 사건에 가담해 보국훈장을 받은 이들의 서훈을 정부가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한 사람이 간첩으로 몰리면 가족 전체가 간첩이 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데, 간첩 조작사건 가해자는 훈장을 받았다"라며 "이렇게 반인륜적, 반헌법적 행위를 하고 훈장을 받은 이들이 50여 명이 더 있다"라고 했다.

이어 "행안부는 가짜 간첩 조작으로 훈장을 받은 16명의 서훈을 빠르게 취소해야 한다"라며 "반인륜적, 반헌법적 행위는 공소시효가 없어야 하고, 처벌도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세상 떠난 간첩사건 피해자, "역사 바로세워야"

이날 기자회견에는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도 함께했다. 상복 차림이었다. 이유가 있다. 지난 16일 삼척 고정간첩단사건의 피해자 김태룡씨가 사망한 것. 김씨는 지난 1976년 6월 간첩 조작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19년 2개월 동안 감옥 생활을 하다가 지난 1998년 특별사면됐다.  


마이크 앞에선 김씨의 누나 김순자씨는 "고문을 당해 죽거나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있는데 가해자들은 훈장을 받았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라며 "동생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났다. 끝내 가해자들의 훈장이 취소되는 것을 못 봤다"라고 말했다([관련기사] 죽을 작정으로 쥐약 산 어린 딸... 소설보다 기막힌 현실).

울릉도 간첩사건의 피해자 이사영씨도 "한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파괴한 가해자들이 편안하게 사는 게 너무 억울하고 가증스러워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하루빨리 그 자들(간첩 조작사건 가해자)의 서훈을 취소하고 그 자들에게 사과를 꼭 받고 싶다. 이게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했다([관련기사] '울릉도간첩단' 40년 만에 무죄를 확정받다).

변상철 '지금 여기에' 사무국장은 "과거 수많은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과거사 정리를 해왔으나 정작 피해자만 있을 뿐 가해자에 대한 어떠한 후속 조치도 없었다"라며 "오늘 서훈 취소 대상자의 이름을 밝힌 건 그동안 진행됐던 역사 바로세우기, 나라를 나라답게 정의로운 나라로 세우는 그 일에 한발 다가서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홍구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책임편집자는 "문재인 정부는 역사 바로 세우기에 의지를 갖고 행정안전부 상훈담당관실의 상훈 DB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아울러 흠결 있는 자가 국가유공자의 예우 및 혜택을 부적절하게 받는 상황을 더는 방치하지 않도록 국회가 국가유공자 법과 상훈법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했다. 
#간첩조작 사건 #훈장 #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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