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재인·박원순·민주노총 게이트".... 왜 나왔나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108명 직원 친인척' 결과 놓고 공세...노조 "정당한 채용 절차 거쳐"

등록 2018.10.18 10:13수정 2018.10.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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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한국당)이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을 두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노총이 관여한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유민봉 한국당 의원(비례)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문제를 김용태 사무총장이 나서서 확전시키고 있다. 김병준 위원장까지 나서 이슈화하는 모양새이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사실왜곡이자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감사원에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를 정식 요청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다.

한국당 "전환 노리고 친인척 대거 임시직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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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17일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그렇다면 왜 이같은 주장이 나온걸까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 정권과 서울시, 민주노총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유민봉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교통공사 직원 1285명 중 108명은 서울교통공사 재직자의 자녀·형제·배우자, 친척 등이었다. 한국당은 이 내용이 전수조사가 아니라 전체 교통공사 직원(약 1만5000명)의 11.2%만을 조사했을 때 나온 수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전수조사를 했다고 가정하면, 정규직 전환대상자 1285명 가운데 약 1080명에 이르는 친인척이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계산은 1만 5000명 가운데 11.2%를 조사해 나왔을 때 수치가 108명이기 때문에, 이를 역산으로 하면 1080명이 재직자 친인척이고, 이 수치는 정규직 대상자 1285명 가운데 약 87%라는 주장이다. 


한국당은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찾고 있다. 이 정책이 예고되자, 서울교통공사 노조 조합원들의 친인척이 무기계약직으로 대거 채용됐고, 이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용태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되자마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정책을 선언하니까,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벌어진 참사이자 비리"라고 규정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이 입만 열면 청년 일자리, 시민 안전 운운하더니 채용과정에서 이런 비리 벌어지는 걸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면서 "몰랐다면 무능"이라고 꼬집었다.

노조 "무기계약직도 블라인드 면접 통해 엄정하게 선발...정치 공세"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전형적인 정치 공세이며 민주 노조 죽이기"라면서 "비리가 있다면 조사와 수사를 통해 밝히면 되는 문제인데 조사와 검증을 하지도 않은 채 제출된 자료현황에 색깔을 덧칠해 '채용비리' '고용세습' '특혜'라고 바로 규정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채용이라고 하더라도 블라인드 면접 등을 통해 엄정하게 선발한다"며 "노조가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무기계약직 채용 과정에 친인척이 대거 합격하도록 개입한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누구 가족이라는 걸 밝힐 수도 없도록 되어 있고, 직무별로 다르지만 경쟁률도 꽤 높은 편"이라면서 "지난번 정규직 전환에 포함된 직원 중에 친인척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정규직화 발표 훨씬 이전부터 오랫동안 근무했던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가운데 1080명이 재직자 친인척일 거라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 관계자는 "무작위 추첨으로 표본을 선발해 조사한 것도 아니고, 가족이 있는 직원 중에 자발적으로 조사에 응한 내용을 그대로 역산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전수조사 한다고 해도 별로 수치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서울교통공사가 자체조사를 진행한 결과, 친인척 관계의 직원 중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건 108명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직원 1만7084명 중 1만7045명(99.8%)가 응답한 설문조사에서 사내에 가족·친척이 있는 직원은 1912명(11.2%)으로 나타났고, 이 중 108명이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108명 중 "34명은 구의역 사고(2016년 5월 28일) 이전 전환자로서 13년에 걸쳐 누적된 인원"이며, "74명은 구의역 사고 이후 안전강화 차원에서 추가 채용됐다"고 해명됐다. 또한 정규직 전환 정책이 예고된 이후 직원 친인척이 대거 입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일정상 불가능"한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채용 공고 시점은 서울시의 무기계약직 일반직화 방침 발표보다 이전"이라는 설명이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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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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