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을 향한 신지예의 고언 "정신 좀 차려라"

[현장] 정치개혁 공동행동 첫 목요행동... 녹색당 당원들, 정개특위 명단 제출 요구

등록 2018.10.18 16:06수정 2018.10.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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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제1야당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 보좌진 여러분! 식사하러 가실 시간에 5분만 신경써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명단을 제출해 달라. 국정감사도 중요하고 집권여당 감시도 좋은데, 정개특위 명단 제출부터 하시고 정치하시라."

녹색 옷을 입은 이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 원외정당 녹색당의 당원들이었다. 18일 오전 11시 30분, 이들은 점심시간을 맞아 국회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중 혹시 있을지 모르는 한국당 관계자들을 향해 "정개특위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선거제도 바꾸고 국회를 다양하게!"라는 녹색 펼침막이 바람에 펄럭였다. 이들이 든 손피켓에도 "선거제도 개혁하라", "정치 다양성 보장하라",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 개혁"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목요행동 첫 타자는 녹색당이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2018 연내 선거제도 개혁을 목표로 뭉친 조직이다. 전국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들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민중당·녹색당·우리미래 등 원내외 정당이 함께한다.

"국회는 판쓸이 고스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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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선거제도 개혁 촉구 '목요행동' 녹색당 등 정치개혁공동행동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첫 목요행동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비록 낙선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상북도 안동시 시의원으로 출마해 16.54%를 기록하며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허승규 전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녹색당은 데뷔 전 조용필, 데뷔 전 아이유만큼이나 괜찮은 한국 정치의 유망 정당"이라며 "너무 괜찮은데 아직 국민들께는 생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승규 전 후보는 "지금의 선거제도는 동네에서 1등만 하면 모든 걸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라며 "1등하면 2, 3, 4등 판돈을 싹쓸이하는 고스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스톱은 져도 조금 기분 상하고 한턱 얻어먹으면 되지만, 시민의 권리와 삶은 승자독식할 수 없다"라며 "국회는 판쓸이 고스톱 아니다. 1등만 당선되는 승자독식 포커 게임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허 전 후보는 "지금의 선거제도 하에선 국회의원들이 자기 동네 예산 끌어다 쓰는 데만 관심을 기울인다"라며 "다양한 삶의 목소리가 (국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의 원 구성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관심과 의제가 반영될 수 있도록, 연비 좋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국회 앞에 모여 있는 시민단체·이익단체·개인 등의 플래카드 구호를 읽은 뒤 "언제까지 이 분들이 피켓을 들고 국회 앞에서 배회해야 하나"라며 "선거제도가 바뀌어서 국회 안에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된다면, 집회도 수월해지고 경찰도 편하고 모두가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신호등이 빨간색에서 녹색으로 바뀌듯, 한국 정치의 교통상황도 정리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90만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라고 호명하자 몇몇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웃으며 "녹색당 파이팅!" "녹색당을 국회로!" 하고 소리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선거에서 죽 좀 쑤지 않았나"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녹색당은 수많은 현장에서 싸워왔다. 밀양에서 제주에서 시민들이 고통 받는 그곳에서 정치가 필요하다고 외쳐왔다"라며 "그런데 아직 원내진입을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말도 안 되는 선거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한국의 선거제도는 매우 불합리하여서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도록 제도화됐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국가보안법 폐지·전월세상한제·차별금지법 제정·낙태죄 폐지 등이 국회에서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사례를 들며 "한국 사회 아주 많은 문제들이 썩어 문드러질 정도로 바뀌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전히 제대로 된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의 핵심은 선거제도"라며 "선거제도가 바뀌어야만 켜켜이 쌓인 문제들을 정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지예 위원장은 이를 위한 국회 정개특위의 역할을 강조한 뒤 "그런데 한국당이 여전히 명단 제출 안 하고 있다"라며 "정신 좀 차려라. 지난 선거에서 죽 좀 쑤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이야말로 선거제도 개혁 앞장서야 한다. 앞장 못 서면 다음 총선 때 그 자리 보전하실 수 있겠나"라며 "정개특위 위원 명단 제출하고,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앞장서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의 국회는 부패했고, 무능하고, 시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라며 "녹색당은 비록 원외정당이지만 국회를 개혁하기 위한 활동에 가장 먼저 앞장서서 싸우겠다. 깨끗하고 유능하고 시민을 위한 정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정치개혁공동행동에 함께하는 다른 정당들을 호명한 뒤 "모두 손잡고 선거제도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자. 시민 이야기 듣는 국회 깨끗한 국회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자리에 함께한 녹색당 당원들은 각자 발언을 이어가며 선거제도 개혁의 당위성과 녹색당 원내 진입의 필요성을 외쳤다. 김영준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삐딱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등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그는 1인 밴드 '하늘소년'으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이기도 하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18일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국회 앞에 모여 기자회견·정당 연설 등을 통해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할 계획이다. 오는 31일 오후 7시에는 국회 앞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아주 정치적인 밤'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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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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