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안.이.김.박' 화제.. 소회가 어떤가", 이재명 "인생무상"

[국감 현장] '이재명 가족 관련 녹취 파일'은 안 틀었다. 그러나...

등록 2018.10.19 15:57수정 2018.10.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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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의 질의에 미소를 짓고 있다. ⓒ 이희훈


19일 경기도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점심 식사 이후 재개되자, 인재근 위원장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련 법률 제8조'를 낭독했다.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되는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앞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이날 오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재명 지사의 가족관계와 관련한 녹취가 두 개 정도 있는데, 이걸 틀고 싶은데 (교섭단체 간사가) 의논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이 있었지만, 조 의원은 "과연 이 지사가 경기지사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국회에서 틀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재근 위원장이 국정감사 관련법을 들어 "녹취 재생은 어렵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조원진 의원은 인 위원장의 결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렵다고 해서 제가 못할 것 아니다. 제 발언대에서 (마이크에 대고 녹취 파일을) 틀면 되지"라며 "그렇게 녹취 재생에 대해서 알레르기 반응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인 위원장이 거듭 "법적으로 안 된다고 했지 않았느냐"고 지적했지만, 조 의원은 "법적으로 안 되는 게 어디 있나. 이걸 틀고 안 틀고는 제 판단의 문제이니, 위원장이 '하라, 말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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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도지사에게 웃으며 질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그렇다고 조 의원이 녹취 파일 공개를 강행한 것은 아니다. 조 의원은 "이게 국민 정서상 어떨지 고민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어서 안 됐기도 하고"라며 녹취 파일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 의원이 공개하려고 했던 녹취 파일 두 개는 이재명 지사와 부인이 친형 정신병원 입원 문제와 관련 형수.조카와 나눈 대화 내용으로, 이미 인터넷상에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날아갔고, 이재명 잡고, 박원순 남았다'? 동의하지는 않는다"

조원진 의원은 녹취 파일을 트는 대신 이 지사에 대한 여권 내부의 압력설을 집요하게 주장했다.

조 의원은 "'안.이.박.김'이라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안희정 날리고, 이재명 날리고, 그 다음에 박원순 까불지 마라, 까불면 날린다. 그 다음에 김은 누구인가? 이게 화제가 되고 있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이어 "그 맥락에서 탈당 권유도 받고, 도지사 되자마자 갑자기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소회가 어떠냐"고 물었고, 이 지사는 "인생무상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 답변으로 국감장에 잠시 웃음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조 의원은 "저는 이 지사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 얼마나 (여권 내부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겠느냐"며 "믿었던 사람도 갑자기 등을 돌리고... 박근혜 대통령도 갑자기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왜 이상한 방향으로 말씀을..."이라고 나섰지만, 조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앞서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도 "시중에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탄압 얘기가 돌고 있다. '안희정은 날아갔고, 이재명을 잡고, 박원순은 남았다'란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들어는 봤는데,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최근 한 방송에서 '되돌아 보니 정말 싸가지가 없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결코 이득이 되지 않는 손해만 될 행동을 했더라. 선을 넘은 측면이 있고 하지 말았어야 될 일을 많이 했다. 진짜 후회된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당 지지층 내 분열이 심해 씨뿌린, 원인제공을 한 것에 대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의 김영우 의원은 "최근에 문재인 정권 실세로부터 자진 탈당 압력을 받은 적 없느냐"고 물었고, 이 지사는 "객과적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나 판단이라서 말하기 어렵지만, 그런 말씀을 하신 분이 있었다"며 "제가 (탈당을) 안 하면 되는 문제 아니겠냐"고 답했다.

"이재명 지사와 목욕탕을 같이 한번 다녀오라 하더라"

조원진 의원은 이재명 지사에 제기된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에 대해서도 집중 질문했다.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문제 때문에 압수수색을 받았다. 여배우 때문에 받은 것은 아니지요?"
"그것은 병원에서 보여 준 게 다다."
"누군가 이재명 지사와 조 의원이 목욕탕을 같이 한번 다녀오라 하더라."
"글쎄 그랬으면 나아질 걸 그랬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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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이희훈

 
조 의원은 2016년에 비해 경기도 성범죄율이 50% 올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성범죄이니 경찰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경기도의 정서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이 지사가 미투(Me Too) 문제를 똑바로 해결 못 하고 있다. 여배우와 스캔들이 자꾸 나오니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경기도 내 학교폭력 단체가 늘고 있다"며 "도정 책임자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므로 조폭 연루 문제도 빨리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제가 과거에 사적으로 뭘 했느냐는 사실 국정과 아무 관련이 없다. 선거에서 논란이 될 순 있겠지만"이라며 "이게 만약 국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대리인에 불과한데, 왕조시대도 아니고..."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조폭 연루설과 친형 정신병원 입원 논란 등에 대해 비교적 장시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직권을 이용해서 특정 조직폭력 세력에 이익을 주거나, 유착됐거나, 도움을 받았다면 저는 정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부당하게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고, 근거도 없고,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친형 입원 문제에 대해서도 "정신보건법에 의해 (강제로) 할 수 있었지만 입원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들은 전부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라서 12월 13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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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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