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0년 전 돌아가신 양반(노무현)을"
"감방 간 팔십노인(이명박)은 괜찮고?"

[2018 국감-법사위] 한국당 "노무현 일가 수사" 요구에 민주당 반발 "정치공방 대상 삼지 말아야"

등록 2018.10.19 17:53수정 2018.10.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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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수사 제기하는 주광덕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거론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김도읍 : 김종민 의원 웬만큼 하지?
김종민 : 남 이야기할 때 왜 그렇게 끼어듭니까. 정도껏 해야지. 이게 뭡니까. 10년 전 돌아가신 양반(노무현 전 대통령, '9년 전'을 잘못 말함)을 두고.
장제원 : 80 먹은 노인(이명박 전 대통령) 감방 가는 건 괜찮고?


1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된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끼어들면서 다른 의원들까지 설전을 주고받은 것.

발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한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었다. 주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에 노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거론하며 검찰의 수사를 요구했다. 주 의원은 "어느 정부든 권력형 비리에는 동일한 칼날을 들이대 같은 강도의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 점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특별히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스 실소유주 문제와 관련해 참여연대와 민변이 2017년 12월 고발했는데 20일 만에 전담 수사팀을 꾸려 전광석화처럼 수사했다"라며 "하지만 우리 한국당에서 고발한 (노 전 대통령 일가) 사건은 1년 동안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빨리 대검찰청 캐비닛을 열고 특별수사팀이라도 꾸려 수사해 달라"며 "제가 (한국당) 정치보복특별대책위원회 소속이니 나를 당장 불러라, 나가서 진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여야 설전으로 한때 고성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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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김종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거론하는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그러자 김종민 의원은 주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질의 순서가 된 김 의원은 "정치인의 가족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정치적인 공방의 대상으로 삼는 건 맞지 않다"라며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은 10년 전에 돌아가신 분이고, 지금 그 가족들이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노 전 대통령을 자산으로 삼은 사람들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권한을 행사하려면 얼마나 공공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국민이 정말 원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라며 "만약 (노 전 대통령 일가 수사가) 국민이 원하는 것이었다면 저는 자유한국당 집권 10년 동안 벌써 조사하고 처벌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고 싶은데 거리가 없으니 그러는 것 같은데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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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과 설전 벌이는 김도읍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놓고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김종민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김종민 의원 웬만큼 하지"라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김종민 의원은 "제 질의시간에 질의하는데 왜 끼어드나"라고 반발했고 여야 의원 간 설전으로 이어졌다.

설전 후 주광덕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정치철학을 갖고 본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발언하는 의원에게 (김종민 의원이) 인격적 모욕을 저질렀다"라며 "매우 유감이며 김종민 의원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에 김종민 의원은 다시 발언권을 얻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왜 조사하지 않았나, 그걸 왜 오늘 서울중앙지검에 요구하나"라며 "돌아가신 분 가족을 정치적 공방 거리로 삼으면 좋아할 국민이 누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두 의원의 설전은 여야 간사 간 공방으로 이어졌다. 김도읍 의원은 "주광덕 의원이 본인의 소신에 따라 국감에서 보다 발전적인 답변을 얻어내고 있는데 왜 그걸 지적하나"라며 "수사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면 그 이유만 설명하면 되지 왜 주광덕 의원을 평가하고 그러나"라고 말했다. 이어 "어찌 됐건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 두 사람이 감옥에 가 있다, 우리가 이를 두고 뭐라고 그러나"라며 "작고하신 분, 그리고 그 가족의 상황을 두고 양형을 참작하는 건 수사기관과 법원의 몫이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 송기헌 의원은 "(김종민 의원이) 본인 질의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건 지켜줘야 한다"라며 "서로 다른 정치적 의견을 갖고 이야기하는 게 국회의 방식 아닌가, 표현이 거북해도 들어달라"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종민 의원이) 한국당 쪽에서 그런 질의를 하는 것의 이면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발언한 건데, 본인 질의시간에 한 내용으로 계속 싸우는 건 정말 부적절하다"며 "앞으론 서로 좀 절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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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과 설전 벌이는 송기헌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놓고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국정감사 #법제사법위원회 #노무현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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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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