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대표가 없는 창당 6주년 기념식입니다"

[현장] 정의당 창당 6주년 행사에서 이정미 대표가 흘린 눈물... "2020년엔 제1야당"

등록 2018.10.21 13:11수정 2018.10.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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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 중 고 노회찬 의원을 회고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10.21 ⓒ 연합뉴스

 
이정미 : "저희 생일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저희 당원은 불과 5천명이었고 지지율은 1%도 안되게 시작했습니다. 6년이 지난 뒤 정의당은 10배 성장했습니다. 5만 당원이 17개 광역시도당에 단단히 뿌리내렸고, 지지율도 10배가 됐습니다."

윤소하 : "모두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데, 국회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이 우리 정의당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모두 우리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정당들입니다(웃음)."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식. 행사는 시작부터 화기애애했다. '노회찬'이란 이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늘 함께 했던 노회찬... 대표님이 없는 창당 6주년 기념식입니다..."

웃으며 기념사를 시작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수십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적 끝에 이 대표가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

"시간이 흘러도...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을 겁니다. 6년 전, 저희 정의당은 노회찬이 말했던 '6411번 버스'와 함께 창당했습니다. 매일매일 그 6411번 버스를 되새기면서, 노회찬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그러면 노회찬은 정의당과 함께 국민 속에서 부활할 겁니다... 오늘의 정의당을 있게 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립니다."

부재하나 존재하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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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 중 고 노회찬 의원을 회고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10.21 ⓒ 연합뉴스

 
이 대표의 눈물에 장내는 숙연해졌다. 강은미 정의당 부대표와 정호진 대변인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노 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김종철 실장은 말없이 허공을 응시했다. 김세균 전 정의당 공동대표는 "정의당은 두려움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자"며 노 전 원내대표의 유서를 인용했다. 행사장 뒷벽에 진열된 액자들 속 노 전 원내대표만 환하게 웃고 있었다.

심상정 : "창당 6주년이라는 이 뜻 깊은 자리에 노회찬의 부재는 몹시 서럽습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한 우리 정의당... 목숨 바쳐 지키고 일궈왔던 그분의 크나큰 헌신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심상정 의원도 노 전 원내대표를 호명했다. 심 의원은 "6년 전, 진보정당의 거듭된 실패 뒤에 마치 난파선에 올라타는 심정으로 함께 정의당을 만들었다"라며 "우리가 꿨던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꿈이 국민 모두의 꿈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의당의 존폐를 염려하는 분은 없다. 서둘러 성장해 대안세력이 되라는 채찍과 격려가 있을 뿐"이라며 "이제 변화를 주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조직하고 실현시키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 의원은 "정의당은 그동안 당장의 유불리를 위해 이합집산하지 않았다. 비주류의 설움과 불편함을 모면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총선이 있는) 2020년에 군소정당 시대를 마감하고 제1야당, 더 나아가 집권을 꿈꾸는 유력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도 "2020년에 꼭 제 1야당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정의당 창당 10주년이 되는 2022년에는 더 큰 모습으로, 약자들을 정치의 중심에 세우고 70년 낡은 정당체제를 바꾸겠다"고 정의당의 포부를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행사에서 '2020년 제1야당'이 적힌 슬로건을 새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이제는 선거제도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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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0.21 jjaeck9@yna.co.kr (끝) ⓒ 연합뉴스

 
'노회찬을 기억하기'는 '선거제를 개혁하겠다'는 다짐으로 옮겨갔다.

윤소하 : "대표님께서 울먹이셔서 좀 그렇습니다만... 20대 국회에서 정의당은 참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잠시지만 교섭단체 구성원이 됐을 때 노회찬 원내대표께선 국회의 특권인 특활비를 반납하는 등 특활비 폐지의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국민들은 정의당의 국회 발언권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10%대 지지율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의당의 의석수는 겨우 5석뿐입니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 뉴스를 보며 혀를 차는 국민들은 선거제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를 안다"라며 "민심 그대로의 정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행히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위원장이 심상정 의원이 된 만큼, 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을 확실히 이끌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심 의원도 이 자리에서 "저에게 막중한 임무가 부여됐다"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휴면 중이던 국회 정개특위는 지난 18일 여야 합의 3개월 만에 구성을 완료하고 정식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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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 등 정의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행사에서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의당 #노회찬 #이정미 #심상정 #윤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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