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소문에도 애플이 꿈쩍 않았던 비결

[서평] 당신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평판 게임'

등록 2018.10.25 16:45수정 2018.10.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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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조직에 대해 판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존재라면 직접 경험한 바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혹은 직접 경험해 보고 그 이후에 판단하기로 판단을 유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비효율적이고, 나 자신의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평판을 묻는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 회사의 전망은 어떤지, 그 친구 성격이 어떤지, 새로 휴대전화를 사려고 하는데 그 기업의 제품이 가성비가 좋은지 등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답변을 모두 평판에 대한 질문을 통해 얻는다. 


동시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평판을 쌓기도 한다. 인내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간 사람은 '인동초'라는 별명을 얻고, 시련을 겪고도 일어난 사람은 '오뚜기'라는 말을 듣는다.

반면 부정적인 별명이나 칭호로 조롱을 당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 사회에 살아가는 순간부터 우리는 일종의 평판 쌓기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누구도 평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평판게임 ⓒ 데이비드윌러

 
누구도 평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적극적으로 평판을 관리하고 주도적인 인생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평판 게임>은 <파이낸셜타임스>, 컨설팅 업계 등의 언론, 홍보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저자들이 어떻게 하면 좋은 평판을 쌓을 수 있는지, 주체적으로 평판을 관리하는 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평판은 사람의 생활뿐 아니라 조직의 운영, 회사의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책의 구분에 따르면, 평판은 역량에 관한 것과 인성에 관한 것이 있다. 책에는 역량 평판을 통해 다양한 비판을 방어하고 기업의 가치를 엄청나게 불리는 데 성공한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애플의 사례다.
"놀라운 사실은 수차례의 논란에도 애플의 평판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킨토시부터 아이팟, 맥북, 아이폰까지. 애플이 내놓은 모든 제품들은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구축된 역량 평판은 애플을 스캔들로부터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했다. 그 중심에는 애플의 창립자이자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보눈 47쪽)
 
역량에 대한 긍정적 평판('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과 인성에 대한 긍정적 평판(그 친구 올바른 사람이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인성 평판을 포기한다면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 쉽다. 인성만 뛰어나다면 닥쳐올 위험 요소를 모두 피해갈 수가 없다. 때문에 두 가지 평판에 고루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역량과 인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잘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강조하는 평판의 핵심적인 요소는 행동, 네트워크, 스토리다. 저자는 이 세 요소를 평판 게임에서 던지는 세 개의 주사위라고 칭한다.


우선, 평판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행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나쁜 행동을 하면 나쁜 평판을 얻고, 선한 행동을 하면 선한 평판을 얻기 마련이다. 개인이 뛰어난 성과를 거두거나, 기업의 물품이 품질이 좋은 상품일 경우 좋은 역량 평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공헌을 하거나 선한 행위를 하면 좋은 인성 평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초적인 사실일 뿐 절대 평판의 전부라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바로 평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를 제대로 관리해야 평판이 유지될 수 있다. 어떤 네트워크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네트워크와 관계가 나쁘다면, 행동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세균이나 돈, 폭력, 패션, 행복, 심지어 비만도까지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그 흐름은 저마다 서로 다른 규칙에 따라 이루어지죠. 물은 강에서 집으로만 이동할 수 있고, 세균은 면역 인자가 있는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평판 역시 고유한 움직임으로 네트워크를 타고 흐른다."(본문 74쪽)
 
저자는 우리의 행동이 메시지라면, 네트워크는 메시지를 이동시키는 통로이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없으면 어떤 평판도 쌓을 수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자신이 어떤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지, 네트워크에 연결된 자신의 입지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에서 평판이 퍼져나가려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흥미롭고 자극적인 이야기나, 특성을 잘 설명하는 일화에 끌리기 마련이다. 진정성있는 스토리는 평판을 실질적으로 바꾼다. 심지어 사람들은 사실 자체보다도 흥미로운 스토리에 관심을 쓰기도 한다.

물론 평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평판이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서로와 서로 간의 거리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가까워지기 때문에, 타인의 평판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앞으로의 사회는 평판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평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이었지만, 오늘날은 인터넷 때문에 모든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과거의 잘못이 발견되어 평판이 붕괴되는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기술이 평판의 가치를 점점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성공적인 평판을 구축하지 못한 사람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행동, 네트워크, 스토리의 세 개의 주사위만 있으면 언제든지 평판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절망하지 말 것을 권한다. 타인의 시선을 인정하고 자각하며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것이 책의 마지막 조언이다.

평판 게임 - 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기술

데이비드 월러.루퍼트 영거 지음, 박세연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8


#평판 #인식 #스타 #네트워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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