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또... 끝나지 않는 4대강 보강 공사

[현장] 공주보도, 백제보도 공사 중... 해마다 반복되는 “땜질식 처방”

등록 2018.10.23 09:10수정 2018.10.23 09:10
2
원고료로 응원

22일 중장비가 강변에 들어간 상태로 공주보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 김종술


4대강 보수·보강공사가 또다시 시작됐다. 수문개방 중인 공주보·백제보에 세굴이 발생하여 벌어지는 보수·보강공사다. 수중에서 유실된 사석(바윗덩어리)을 채우고 시멘트로 연결하는 공사를 놓고 환경단체는 수생태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세종보·공주보·백제보는 전면개방상태다. 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강변 모래톱이 드러나고 강 중앙에 하중도가 생겨나고 있다. 모래톱에는 왜가리, 백로, 물떼새 등 낮은 물가에서 살아가는 새들이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공주보 보강공사
 

지난해 보강 공사를 끝낸 공주보는 올해 초 수문이 개방되면서 하류 물받이공과 사석보호공이 다시 깨지고 부서졌다. 지난 4일 드론으로 찍은 공주보 사진. ⓒ 김종술

 

지난 4일 점검을 위해 수문을 닫은 공주보. 하류 하상이 깨지고 유실된 상태다. ⓒ 김종술


22일 다시 찾아간 공주보 공도교 입구에는 '공주보 하상정비 및 보수·보강 공사'라는 안내 표지판도 세워졌다. 여기에는 1) 물막이 끝단 캡콘크리트 보강공사 2) SPF 콘크리트 보강공사 3) 하상정비 4) 기타 구조물 보수공사를 10월 15일부터 31일까지 시공사인 SK건설에서 진행한다고 적혀있다. 또 23일 공도교를 통제하고 아스팔트 재포장을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보 하류 물에서는 중장비와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래를 담은 거대한 자루를 옮겨와 물길을 막고 유실된 부분을 시멘트로 채운다는 것이다. 또 깨지고 유실되어 방치된 구조물을 걷어내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었다.

공주보는 지난해 세굴이 발생하여 SK건설은 물받이공과 사석 보호공 보수·보강 공사를 끝마친 곳이다. 당시 임시물막이를 설치하여 H빔을 세우고 수중에 시멘트를 붓는 방식으로 공사를 끝냈으나 올해 초 수문개방과 함께 다시 깨지고 부서진 채로 물 밖으로 드러났다. 이런 이유로 시민단체는 '돈 먹는 하마'라 부르기도 한다.

부실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공주보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 파임)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바닥보호공(보의 안전을 위해 시멘트 물받이공이 끝나는 지점에 쌓아 놓은 바윗덩어리) 유실에 따라 공사는 공주보 하류에 임시물막이를 설치하고 시트파일을 박아 유실된 사석 바닥보호공을 채운 뒤 시멘트를 붓는 순서로 공사를 끝마친 곳이다.
 

22일 찾아간 공주보. 보를 지탱하는 물받이공 시멘트가 깨지고 부서져서 물이 빠져나가고 있다. ⓒ 김종술

 

22일 찾아간 공주보. 보를 지탱하는 물받이공 시멘트가 깨지고 부서져서 철근이 드러나 있다. ⓒ 김종술

 
2009년 10월 SK건설이 착공한 공주보(길이 280m, 폭 11.5m)에는 총공사비 2081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후 하상세굴과 보의 누수, 어도의 문제점 등 결함이 발견되면서 준공일이 2011년 12월에서 이듬해 4월로, 다시 6월로, 또다시 7월 20일에서 8월 1일로 수차례 미뤄지는 등 진통을 겪다가 어렵사리 마무리됐다.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로 문제가 많았던 공주보는 준공 1년도 안 된 2013년 1월 공도교(길이 280m, 폭 11.5m)의 난간 콘크리트가 녹아내리는 것처럼 떨어져 내렸다. 보의 누수도 발생했다. 이후에도 해마다 세굴에 따른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깜깜이 백제보 보강공사
 

22일 찾아간 백제보. 하류에서 바지선을 띄우고 잠수부가 점검하고 있다. ⓒ 김종술

 

직원들이 백제보 보강공사를 위해 보 하류에 바지선을 띄우고 점검하고 있다. ⓒ 김종술


보강공사 소식을 듣고 찾아간 백제보 하류에는 바지선이 떠 있었다. 바지선에서는 노란 호스가 물속으로 연결되어 공기 방울을 내뿜고 있다. 잠수부가 물속에서 세굴이 발생한 지점에 부표를 띄우는 점검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 500m 떨어진 하류에는 대형 바지선을 연결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강변엔 사람 키 높이만한 바윗덩어리도 가져다 놓았다.

언제부터 무슨 공사를 하는지 공사에 따른 안내표지판은 없었다. 백제보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직원은 "발주처인 국토부에서 공사를 해서 현장 관리만 할 뿐 공사에 따른 제반 사항은 다 알지 못한다. 하자 보수 기간이 끝난 공주보 공도교 아스팔트 포장은 수자원공사에서 발주했으며 6천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담당자는 "담당자가 일주일간 교육이라 답변에 한계가 있다. 감사원 감사로 백제보가 문제를 받아 하자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바닥보호공이 유격이 있고 틈이 벌어진 부분에 다시 채우라는 지적을 했다. 바닥보호공은 0.5~1톤 정도의 큰 돌로 대체할 예정이다. 그리고 바윗덩어리 틈에는 시멘트 수중 타설로 이격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GS건설 담당자는 "안내표지판을 미리 세우지 못했다. 제작하고 있으니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 하자보수로 진행되는 보강공사로 바지선을 이용하여 바윗덩이를 넣고 틈으로 토사나 모래가 유실되지 않도록 시멘트로 수중 타설을 할 예정이다. 공사에 들어갈 바윗덩어리는 480루베(대형차 30대 분량) 정도를 가져다 놓았다. 공사는 올해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매년 반복되는 땜질식 처방
 

백제보 보강공사를 위해 하류 500m 지점 강변에 쌓아 놓은 바윗덩어리는 480루베 정도로 대형차 30대 분량이다. ⓒ 김종술


금강의 소식을 전해 들은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피해가 발생했다면, 피해 원인을 분석하고 규모를 산정해야 한다. 그리고 보강 계획을 세우면서 공법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이때는 안전성 문제, 경제성문제, 환경성평가 등 검토를 하고 공법을 선정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과정에서 드러난 모든 행위는 자료 공개를 통해 타당성을 얻어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 하는 보강공사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보와 같은 시설물이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며 반복되고 있다. 세굴이나 보의 하자가 드러날 때마다 벌어지는 땜질식 처방이 또다시 하자를 부르는 형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보의 시설 상태나 기능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평가하여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개선, 또는 철거와 같은 대책이 마련되어야만 부실보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시멘트는 산업 폐기물 등이 혼합된 독극물이다. 물속에 사석을 넣고, 수중에 시멘트를 붓는 행위는 수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4대강 사업으로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했는데, 독극물 같은 시멘트로 인해 다시 막대한 피해와 영향을 줄 것이다."

 

백제보 보강공사를 위해 하류 500m 지점에서 대형 바지선 공사를 하고 있다. ⓒ 김종술


한편, 2009년 10월 GS건설이 착공한 백제보(길이 311m, 폭 7m 높이 5.5m)는 총공사비 2553억 원이 투입됐다. 준공 초기 세굴이 발생하고 2012년에는 6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곳이다.
#4대강 사업 #보강공사 #국토부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