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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압수수색, 정치적 배후 의심... 책임자 문책하라"

[현장] 언론노조 KBS본부, 진실과미래위에 대한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

18.10.24 18:15최종업데이트18.10.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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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24일 수요일 오후 2시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간에 양복을 입은 사람이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그의 왼쪽은 이경호 KBS 언론노조 위원장이다. ⓒ 유지영

 
"KBS 압수수색에 대해 경찰청장은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아래 KBS 언론노조)가 24일 오후 경찰의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압수수색에 규탄하며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KBS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내고 "아무리 봐도 무리한, 정치적 배후가 의심스러운 수사"라며 "경찰의 행보가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진행은 다음과 같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경찰은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사무실에 'KBS 직원 이메일 사찰 의혹'을 이유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KBS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한 시간여 대치 끝에 경찰은 압수수색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소수 직원들로 구성된 KBS 공영노조는 KBS가 적폐 청산을 위해 만든 진실규명위원회인 진실과미래위원회가 조사 과정에서 직원들 이메일을 강제로 열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KBS 직원 이메일 사찰 의혹'을 두고 KBS 공영노조는 지난 7월 말 양승동 KBS 사장과 진실과미래위원회 관계자 등 1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영등포경찰서는 9월 초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이메일 사찰에 대한 물적 증거가 없고 증언에 의한 자료뿐"이라며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2차로 다시 받아 23일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이다.

진실과미래위원회는 KBS 공영노조의 의혹 제기 당시 KBS 내부 시스템 상 이메일 사찰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고 주장했다. KBS 언론노조는 "진실과미래위원회는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럼에도 경찰은 증거 자료 협조 요청도 없이 곧바로 강제 수사의 일환인 압수수색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길게 말하지 않겠다. 경찰청장은 압수수색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고 외쳤다. 김 위원장은 "촛불 민심에 의해 새 정부가 탄생하고 적폐 청산과 언론 자유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할 시점에 경찰이 뭘 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또 김 위원장은 "언론사 압수수색은 언론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할 위협이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했다. 언론노조는 TV조선에마저 압수수색은 안 된다고 반대했다"며 "KBS 사장 선임 국면에 또 이런 만행을 저지르나"라고 질타했다. KBS 이사회는 오는 31일 임기 3년의 KBS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24일 수요일 오후 2시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간에 양복을 입은 사람이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그의 왼쪽은 이경호 KBS 언론노조 위원장이다. ⓒ 유지영

 
KBS 언론노조 "2008년 잊지 않고 있다"

KBS 구성원의 반발을 무릅쓰고 경찰이 KBS에 들어온 건 이번이 세 번째다. 10년 전인 2008년 8월 이명박 정권 시절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KBS에 사복 경찰이 들어온 것이 마지막이었다.

KBS 언론노조는 성명서에서 "KBS 구성원들은 2008년 8월 KBS를 짓밟은 경찰의 폭압과 당시의 치욕을 잊지 않고 있다. 과거를 반성하기는 커녕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이번에는 보수야당, 특정노조와 한 편을 먹고 KBS 개혁을 훼방 놓는 정치 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 압수수색 진실과미래위원회 이메일사찰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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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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