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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 다시 만난 '곰돌이 푸'... 아쉽지만 그래도 반갑다

[리뷰]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18.10.30 18:09최종업데이트18.10.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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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00년 가까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A. A. 밀른의 소설 <곰돌이 푸(Winnie the Pooh)>가 디즈니와 마크 포스터 감독의 상상력에 의해 실사 영화로 재탄생했다.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어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이 잊고 있었던 푸와 재회하고, 피글렛, 티거, 이요르 등 친구들을 찾기 위해 다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원작 소설 '곰돌이 푸'는 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 떠날 준비를 하는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푸가 100살이 되어도 잊지 않고 찾아오겠다고 약속하면서 끝난다. 그리고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도 어린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가 약속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영화가 소설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동시에 원작소설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던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른이 되어 100에이커 숲과 푸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해진 크리스토퍼 로빈은 예전처럼 푸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순수함을 되찾는다. 그리고 이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곰돌이 푸' 소설을 읽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며 웃었던 아이들은 어느덧 어른이 되었다.

'곰돌이 푸'에서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 사이의 대화는 가끔은 바보 같기도 하지만 삶에 대한 지혜와 철학에 담겨 있다. 어릴 때 '곰돌이 푸'를 읽은 사람이, 실사 영화에서 그 대사들을 다시 듣는다면 눈물을 참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의 모험과 엉뚱한 대화를 보며 웃고, 어른들은 가족과 직장 사이에서 갈등하며 순수한 어린 시절을 되찾는 크리스토퍼 로빈의 모습에서 거울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완 맥그리거의 크리스토퍼 로빈 연기도 완벽했지만, 푸와 인형 친구들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들의 열정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짐 커밍스가 맡은 푸의 목소리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곰돌이 푸 다시 만나서 행복해>는 <미녀와 야수>, <정글북> 등 디즈니의 이전 실사 영화들처럼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원작 애니메이션의 감동에는 못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명확한 타깃층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영화의 영어 원제목은 '크리스토퍼 로빈'(Christopher Robin)인데, 과연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가 영화의 스토리나 분위기를 잘 대변하는 번역인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너무 가벼운 느낌을 준다는 생각까지 든다.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정말 '푸를 다시 만나'서 행복한 104분이었다. 단순히 '오늘'을 친구와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을 느끼는 푸처럼,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모두에게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추천하고 싶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서 행복해 크리스토퍼 로빈 CHRISTOPHER ROBIN WINNIE THE POOH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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