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올라오다가 막판에 우리 남편하고 떨어졌네."

목포와 신안군 섬마을의 목회자 부부 동반 서울 나들이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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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권(minjumam12)등록 2018.10.30 17:45
 

서울 나들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남서지방회 교역자회 부부 서울 나들이 ⓒ 권성권


2018년 10월 22일(월)∼24일(수)까지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남서지방회 교역자회 부부 동반으로 40명이 2박3일 동안 함께 한 시간이었죠. 주최는 전남서지방회 교역자회였지만 모든 길목과 그 비용은 서울의 4개 교회가 연합하여 섬겨줬습니다. 이른바 역촌교회, 은평교회, 중앙교회, 증가교회(가나다 순) 말이죠.
 
서울로 출발하던 당일 아침에는 목포 내화교차로 아래에서 10시에 함께 모이기로 했습니다. 사실 전남서지방회는 목포 시내 지역의 교회들과 함께 신안군 섬마을 교회 그리고 영암과 무안과 진도와 완도 지역에 있는 교회들까지 아우르고 있죠. 곳곳에 떨어져 사는 분들까지 함께 서울로 출발하기 위해 그 시간대를 정해 모인 것이었습니다. 물론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새천년대교'가 12월에 개통되면 섬마을 목회자들도 시간적으로 훨씬 여유가 있겠죠.     

서울 나들이 교역자회장 전진환 목사 ⓒ 권성권

  오전 10시 20분에 출발하여 3시 정도에 서울에 도착했는데 맨 처음 간 곳은 123층의 '롯데월드타워'였습니다. 그곳 입구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앞에는 세계에서 6번째로 높다고 하는 그 건물을 자랑하는 설계과정과 타워 전반에 적용된 최첨단 기술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죠.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우리 일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1분 만에 118층의 '스카이 데크'로 올라갔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평범한 바닥처럼 보이지만 스카이데크 위에 서는 순간 아찔할 정도였습니다. 수십 미터 아래의 모습이 투명하게 내려다보였기 때문이죠. 다른 관광객이나 외국 관광객들처럼 우리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발을 찍거나 아예 드러누운 모습을 찍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120층의 '스카이 테라스'를 비롯해 121층의 기념 '상품점'을 거쳐 맨 꼭대기 123층의 '프리미엄 라운지'까지 올라간 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맨 꼭대기 층을 올라가기 위해 122층의 엘리베이터 앞에 서는 순간, 어느 목회자 부인 한 분이 그런 이야기를 웃으면서 했습니다.
 
"아니, 잘 올라오다가 막판에 우리 남편하고 떨어졌네."
"천국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 하는 사람들은 어떡할까?"
  

서울 나들이 롯데월드타워 123층 앞에서 찍은 사진. 저 곳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 권성권

 
그 말을 들을 때 다들 한 바탕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과정 속에서 그렇게 갈린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더욱이, 죽음 후의 내세도 그렇지만, 이 건물의 지하에 상영해주고 있던 설계도 앞에서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을까요? 이 지구와 우주는 우연히 세워졌을 리 만무하다는 것 말이죠. 그런 뜻에서 볼 때 롯데월트다워는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인간의 생과 사를 한 번 쯤 살피게 하는 '영혼의 명소'와 같지 않나 싶었습니다.
  

서울 나들이 지방회장의 부부 모습입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백년해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기쁨이겠습니까? ⓒ 권성권

 저녁식사 후에 우리 일행은 증가교회 예배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의 담임목회자인 백운주 목사의 '설교학' 세미나를 듣기 위함이었죠. 그 분은 미국에서 10년간 공부하며 학위를 받고 2001년부터 서울신학대학원에서 설교학 교수로도 섬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독일식 설교, 영국식 설교, 그리고 미국식 설교가 펼쳐진다고 했습니다. 다만 독일식 설교는 철학적인 깊이 있고, 영국식 설교는 본문 중심의 깊이가 있고, 미국식 실교는 실용주의적인 면이 있다고 각각의 장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을 두루두루 섭렵하고 연구하면 좋겠고, 그 중에서도 예수님께서 취한 이야기기식 설교가 가장 좋다는 개인적인 견해도 밝혔습니다.
 
 

서울 나들이 증가교회 예배당 안에서 ⓒ 권성권


"뜨거움이 없는 빛은 결코 어떤 사람도 감동시키지 못합니다. 빛이 없는 뜨거움은 영구한 가치가 없습니다. 모르지요, 지나가는 비처럼 당분간 화끈한 효과가 있을지. 그러나 그것은 진정하게 회중들을 돕지 못하고 그들을 세워주지도 다루어 주지도 못합니다."(127쪽)
 

서울 나들이 백운주 목사 부부 모습 ⓒ 권성권

마틴 로이드 존스의 〈목사와 설교〉(C.L.C·1999)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백운주 목사의 설교학 세미나를 듣는 동안 2001년 서울신학대학원에서 들었던 수업 내용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때도 그런 비슷한 말을 한 것 같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설교 패턴을 강조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사람의 영혼을 살린다면 독일식 설교든, 영국식 설교든, 미국식 설교든 무엇이 대수일까 싶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빛과 뜨거움' 곧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 설교자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로이드 존스 목사의 권면은 충분히 경청할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첫날 저녁 세미나까지 마친 우리 일행은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을 품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紙之鄕)을 숙소로 정해 묵게 되었습니다. 저녁 10시 무렵이었지만 1층 곳곳에는 아름답게 꾸며진 서가가 높이 서 있었고, 곳곳에는 고서의 향기가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곳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와 연결돼 있고, 회의실과 다목적홀로 준비돼 있어서 각종 연수시설로 이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서울 나들이 파주출판단지 지지향에서 ⓒ 권성권

 
우리가 묵은 2층과 5층 곳곳의 문 앞에는 작가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박완서, 고은, 김훈, 심지어 신영복 교수 등 국내 작가의 전집 및 소장품을 꾸며 놓은 '작가의 방'이었죠. 그만큼 한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통해 마음껏 그 향취에 빠져들게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서울 나들이 파주 지지향 안에서 ⓒ 권성권

 
더욱이 1층 라운지에는 11시가 넘는 그 시각까지 책을 읽는 분들이 있었는데, 잠들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지향만의 특별한 공간인 듯 했습니다. 그만큼 지지향은 책을 통해 한 인간의 고거와 현재의 인생을 불러오는 생명의 교차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지지향에서 맞이한 다음날 이른 아침 7시. 그곳 다목적홀에서 우리는 두 번째 세미나를 맞이했습니다. 역촌교회 이준성 목사의 교회 조직과 사중복음의 설교내용이 그것이었죠. 사실 이번 교역자회 부부수양회도 그 분이 중심축이 되어 추진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서울 나들이 역촌교회 이준성 목사 ⓒ 권성권

2004년 10월 21일, 교회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역촌교회에서 목포에 주향교회를 지교회로 개척했습니다. 그때 개척자가 바로 나선 분이 이번 교역자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전진환 목사였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두 분은 호형호제(呼兄呼弟)하며 끈끈한 사랑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뜻깊은 계기를 마련한 것이었죠.
 
그 분은 그 세미나를 통해 교회 조직을 어떻게 세워나가야 하는지, 사람을 세우는 일이 얼마나 귀중한 사역인지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아울러 그 분은 110주년을 맞이한 성결교회답게, 그것도 외국인 선교사가 아닌 '정빈'과 '김상준'이라는 두 한국인이 주축이 되어 태동된 성결교회답게, '중생·성결·신유·재림'이라는 성결교회의 사중복음(四重福音)으로 설교하는 게 역촌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세우는 길임을 역설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역촌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성결교회가 함께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죠. 그래서 그랬을까요? 이후에 자신의 사중복음 설교집이 나오면 이번 수양회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한 권씩 선물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편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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