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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 상영... 영화가 남북 소통매체 될 거라 생각"

[인터뷰] 상록수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 이기원 집행위원장

18.10.31 11:22최종업데이트18.10.3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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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록수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 이기원 집행위원장 이기원 집행위원장은 “상록수영화제를 만들때 ‘덩치는 작지만 뜻은 큰 영화제’가 되고자 했다. 우리가 작품을 선정할 때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말했다. ⓒ 김영의

 
안산에서는 매년 10월이면 상록수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이하 상록수영화제)가 열린다. 부천, 부산 등에서 열리는 영화제와 비교할 때 규모는 적지만 영화 꿈나무들을 위한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상록수영화제는 지난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안산 올림픽기념관, 청소년수련관 등에서 개최됐다. 총 443편의 작품이 접수돼 46편이 본선에 진출해 상영됐다. 올해는 특히 북한영화 초청 특별 교류전을 마련해 관심을 끌었다.

부모를 잃은 세 남매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감동 실화를 유머러스하게 다룬,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영화상 수상작인 <우리 집 이야기>(리윤호 감독, 2016년)을 비롯해 총 4편이 상영됐다.

시상식을 하루 앞둔 10월 20일, "영화인 중심의 영화제에서 벗어나, 시민의 품으로 들어가 시민영화제를 만들겠다"고 밝힌 이기원 집행위원장을 만나 상록수영화제에 대해 들어봤다.
 
- 상록수영화제가 12회를 맞았지만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영화제에 대해 소개해 달라.
"
매년 140개가 넘는 미디어, 영화 관련 학과에서 졸업생이 나오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기회를 갖기는 어렵다. 상록수영화제는 영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발표의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작됐다. 예산이 1억도 안 되는 작은 영화제지만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어 발표하고, 수상자들은 상금으로 다시 작품활동을 하게 하는 밑거름이 돼 주는 등 꿈꾸고 뜻있는 이들을 위한 영화제다."
 
- 올해는 북한영화들을 상영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상록수영화제는 단편 아카데미영화제다. 고발성을 가진 작품 등이 출품되고 상영되다 보니 대중성 있는 다양한 비주얼을 가진 다른 영화제들과 달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예산도 정부에서 받는 1000만 원 외에는 모두 뜻있는 분들의 지원을 받아 하다보니 규모를 키우기는 한계가 있어 관심있는 분들이 주로 찾아오신다. 하지만 영화제 초창기부터 북한영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해방 이후 분단된 70년은 남북의 언어, 문화, 생활환경 등을 많이 달라지게 했기 때문에 통일을 위해서도 영화가 소통매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영화제를 준비한 터라, 항상 제한상영이란 틀에 묶여 있던 기존 상영관례를 깨고 자유롭게 남측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북한영화 특별상영을 하게 됐다."
 
- 데뷔작 <칠거지악>을 시작으로 30여 년에 걸쳐 30여 편의 작품들을 제작해 오셨다. 영화제를 통해 만나는, 같은 길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올 것 같다.
"상록수영화제를 힘들게 끌어오면서도 놓을 수 없는 것이 청소년이 꿈이고 미래이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 청소년, 대학생, 대학원생,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들 등 우리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다는 건 스펙이 되어주고 그 길을 계속 가게 하는 힘이자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최용신의 라이프 스토리를 다룬 남북합작영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들었다. 영화를 통한 남북소통에 대한 의지가 강하신 것 같다.
"정부가 당장 하지 못하는 일 중 민간차원의 영화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북한과 영화촬영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화합의 무드가 조성된 만큼좀 더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이기원 집행위원장은 "상록수영화제를 만들 때 '덩치는 작지만 뜻은 큰 영화제'가 되고자 했다. 우리가 작품을 선정할 때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며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꿈을 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상록수 단편영화제 안산영화제 작은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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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다문화뉴스 등에 기사를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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