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27범이 유사포교당으로 또 사기

할부금융 이용해 피해자 양산

등록 2018.11.01 21:48수정 2018.11.0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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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포교당으로 인한 피해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전라도 일대에 등장한 10여개의 유사포교당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접수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유사포교당 주지를 자칭하던 이모씨는 현재 사기 등의 혐의로 대전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상태다. 이씨는 포교당을 개원한다며 업자들로부터 물건을 납품받고 매월 보시금을 주겠다며 지인에게 수천 만 원의 돈을 빌렸다. 하지만 물품대금도 지불하지 않고 빌린 돈도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고발돼 재판에 회부됐다.

이씨는 상습도박, 음주·무면허 운전을 비롯해 사기, 폭행, 조세포탈에 수차례 사기까지 무려 전과 27범이었다. 그런 이가 머리를 깎고 승복을 걸친 후 '스님'으로 행세하며 '포교당 불사'를 하겠다고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다. 그는 기존 사찰을 임대해 주지로 취임, '진짜 스님'처럼 보이는 신분세탁도 했다.

유사포교당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천도재, 오백승재를 한다며 적개는 수십 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 원에 이르는 기도비를 받아 챙겼다. 이전의 유사포교당이 위패를 모신다는 이유로 불자들로부터 돈을 받아냈던 것과 비교해보면 나중에 증거가 될 수 있는 위패를 대신해 흔적이 남지 않는 천도재를 내세운 새로운 수법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이씨와 사건을 공모했던 동업자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겨 서로를 고발하거나 언론에 제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었다. 앞으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며 어떤 피해자가 더 등장할지 우려가 앞서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유사포교당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불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구속된 이씨가 임대해 운영하던 사찰이나 유사포교당은 이씨가 지정한 대리인들에 의해 계속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위패봉안이나 천도재 등 불자들과 약속했던 불사를 미루고 있다.

대리인들은 항의하는 불자들에게 "아무 문제없이 사찰이 운영되고 있다"며 천도재나 위패봉안이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세한 취재가 시작되자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유사포교당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여법한 출가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들이 삭발염의만 하고 스님으로 행세하는 일이 빈번하다. 소속 종단도 없고 승적도 없는 이들의 행적이 여법할리 없다. 불교의 가르침을 호도해 교리에 어두운 불자들을 현혹하고 비불교적인 방법으로 불자들의 신심을 악용한다. 이들이 목적하는 바는 포교도 불사도 아닌 결국 돈이다.

2016년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에서 발표한 대로 "자식 등 후손의 부귀영화를 위해 영가천도, 위패의 필요성만을 강조하며 위패, 납골, 천도재, 기도물품 등을 판매하는 곳은 유사포교당"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불자들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사포교당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데 비해 이들을 근절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불교계의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유사포교당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보신문에도 실립니다.
#야탑사 #중원사 #유사포교당 #조계종 #총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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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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