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장씩 넘기며 새기는 '법구경'

365일 마음 일력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등록 2018.11.05 20:23수정 2018.11.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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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연말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신년 달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해가 기울어 갈 때쯤이면 다가오는 1년을 담은 새 달력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지금이야 다달이 한 장씩 넘기며 볼 수 있는 달력이거나, 앞뒤 달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3달씩 편집되어 있는 달력 등이 대부분이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신문지 정도의 크기에 1년 12달이 전부 인쇄돼 벽에 붙여놓고 보는 달력도 있었습니다.


또한 요즘에야 책상에 올려놓고 일정을 메모할 수 있는 책상용 달력이 많이 나오지만 예전에는 매일 한 장씩 뜯어내는 일력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일력은 얇은 종이에 날짜가 커다란 글씨로 인쇄돼 있어 오늘이 며칠인지 확인하기에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하루라도 게으름을 피우느라 제대로 뜯어내지 않으면 날짜가 맞지 않는 엉터리 달력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때문에 아주 가끔은 밀릴 숙제를 하듯 그동안 뜯어내지 않은 일력 여러 장을 한꺼번에 뜯어내 날짜를 맞추는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매일 한 장씩 넘기며 새기는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 옮긴이 일아 / 그린이 캘리그라피 김경연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0월 26일 / 값 17,000원 ⓒ 불광출판사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옮긴이 일아, 그린이 캘리그라피 김경연,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하루 한 장씩 넘기며 새날을 맞는 일력처럼, 책상이나 침대 머리맡에 올려놓고 1년 365일 동안 매일 <담마빠다> 한 구절을 새길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는 일력 형태의 책입니다.

<담마빠다(dhammapada)>는 빠알리어로, '담마dhamma는 '법'·'진리'라는 뜻이고, '빠다pada'는 '구(句)'·'말씀'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구경(法句經)>이라는 말로 널리 알려졌으며, 초기 불교 교단에서 전해지던 게송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엮은 불경입니다. '법구경'을 굳이 더 쉽게 표현하자만 '진리의 말씀'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불광출판사>에서 2014년에 펴낸 <빠알리 원전 번역 담마빠다> 중에서 우리말과 영문 번역, 주석 일부만을 발췌하고, 캘리그라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김경연이 그린 그림을 더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부러 찾지 않고도 새길 수 있는 좋은 말

세상에 좋은 말, 좋은 그림은 많습니다. 하지만 내가 읽거나 봐서 새기지 않는 좋은 말이나 그림은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일부러 찾아야만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이나 그림 또한 아주 어려운 글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이 몸에 꼭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쩌다 목이 마를 때 마시는 물 한잔은 당장의 갈증을 달래주는 시원함은 있지만 건강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은 '보약이 따로 없다' 할 만큼 몸에 좋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에 마시는 물 한 잔이 그렇게 건강에 좋다고 하면 아침에 물 한 잔 마시는 것쯤 크게 어려울 게 없으니 굳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물을 찾아 마셔야 하는 조건이라면 그 또한 잘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이 침대 가까이 있어 손만 뻗으면 마실 수 있다면, 마음만 먹으면 습관이 되고, 어느새 습관이 되고 나면 그까짓 물 한 잔 마시는 일쯤 별것 아닌 게 되니 건강 또한 어느새 좋아질 거라 기대됩니다.
 
지붕이 부실하게 이어진 집에 비가 스며들 듯이 이처럼 수행되지 않은 마음에 욕망이 스며든다.

지붕이 잘 이어진 집에 비가 새어들지 않듯이, 이처럼 잘 수행된 마음에 욕망은 스며들지 않는다.  -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1월 10일
 
매일 마시면 좋다는 물이야 매일 다시 떠나놔야 하는 번거로움이라도 있지만 이 책,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은 그런 수고로움조차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눈길 닿는 가까운 곳에 세워두고, 하루에 한 장씩 넘기다보면 어느새 진리의 말씀을 읽게 되고, 그림으로 덧댄 뜻을 새기는 하루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매일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이 '보약이 따로 없다' 할 만큼 건강에 좋다면, 눈길이 갈 때마다 새길 수 있는 '담마빠다' 한 구절은 '어떤 좋은 말이 따로 없다' 할 만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행복수표,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부자부적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 옮긴이 일아 / 그린이 캘리그라피 김경연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0월 26일 / 값 17,000원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 법구경과 함께하는 365일 마음 일력

일아(一雅) 지음, 김경연 그림,
불광출판사, 2018


#오늘, 담마빠다 한 구절 #일아 #김경연 #불광출판사 #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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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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