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혐의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중형선고 될까

[분석] 신한은행장 당시 남녀차별 등 채용비리 혐의 "상당한 범죄...중형 예상"

등록 2018.11.05 18:08수정 2018.11.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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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은행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법원의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수뇌부에 대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있을 당시 외부청탁 지원자와 부서장 이상 자녀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합격자 성비를 맞추기 위해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00여 명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뒤바꿔 놓은 것은 상당한 사회적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행유예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가벼운 형량선고는 앞으로 그렇게 (채용비리를) 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엄중한 형으로 다스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조 회장과 전 인사담당 신한은행 부행장, 인사 실무자 2명을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신한은행 법인도 기소했다. 또 검찰은 금융감독원 검사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지난해 12월 컴퓨터에서 인사관련 파일을 삭제한 신한은행 인사팀 과장 1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2013~2016년 신한은행이 외부 청탁 지원자와 은행 임원·부서장의 자녀 명단을 관리해 채용 때 특혜를 제공하고, 남녀성비를 인위적으로 3대 1로 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두 154명의 서류전형 점수와 면접점수가 조작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100여명 합격자 뒤바꾼 상당한 범죄...중형 예상", "실형 나올 것"

백주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도 "이 정도 사안이면 조 회장에 대해 실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실무자의 증거인멸도 조 회장 형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행위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지휘체계 아래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증거를 없앤) 부하직원이 채용비리 혐의로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면 상급자의 양형도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만큼 정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일부에선 법원이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점을 감안하면 집행유예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헌욱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변호사)은 "신한은행 내부에서 중요한 진술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등 행태를 보면 엄벌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 회장의 죄질이) 굉장히 좋지 않다고 보지만 법원에 대한 신뢰가 낮아 (중형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업무방해죄의 양형 상한이 징역 5년인데, 실제 법정형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 채용비리로 사회시스템 파괴...엄벌해야"

실제 지난달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KB국민은행 임직원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법원이 각성해야 한다"며 "초범이고, 깊이 반성한다 해서 봐줄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은행들이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사회시스템을 파괴하는 행위를 (사법부가) 엄벌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민간기업인 시중은행도 공공기관,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남녀고용평등법 등을 위반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에선 사기업이 남성지원자 등을 우대해 채용하는 일에 사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권 변호사는 "사기업이라고 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녀를 차별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영하는 것은 사기업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백 실행위원도 "남녀고용평등법은 공무원을 뽑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채용절차에서 남녀뿐 아니라 연령차별 등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신한은행 #조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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