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어린이집 교사의 눈물 "원장 갑질 방관하는 시청"

[현장] 춘천 보육교사노조 기자회견 "시청 관리감독 부실... 보육환경 확보 위해선 직영해야"

등록 2019.12.13 23:55수정 2019.12.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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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보육교사노조) 강원지회가 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청 앞에서 '춘천시 국공립 어린이집 비리 근절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성욱

 
"보육노동자들이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저희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절망과 참담함에도 불구하고, 춘천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어린이집 비리·부당해고·블랙리스트를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춘천의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의 갑질과 춘천시의 관리감독 부실을 고발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보육교사노조) 강원지회는 이날 '춘천시 국공립 어린이집 비리 근절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국공립 원장이 되면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을 휘두르고, 이를 감독해야 할 지자체는 감시는커녕 법망을 피해가며 그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다"라며 "참된 보육노동자들과 공익 제보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선 현장 교사들의 고발도 이어졌다. 춘천의 한 시립 어린이집 소속 보육교사 이아무개씨는 "원장이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들이 있으면 퇴직할 때까지 불필요한 업무를 지시하고 보육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갑질을 벌여왔다"면서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한 어린이집에서 퇴사한 교사만 8명에 이른다, 도저히 보육환경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춘천시청의 관리감독 부실도 지적했다. 이씨는 "시청에 방문해 민원을 내보기도 했지만 춘천시 담당부서는 어린이집을 조사하거나 사태 파악엔 나서지 않고 오히려 원장에게 제보 사실을 알리는 등 비정상적인 일만 이어졌다"라며 "교사들은 어린이집 안정화를 위해 도움을 청할 곳이 그 어디에도 없다는 걸 깨닫고 좌절했다"고 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씨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현림 보육교사노조 대표지부장은 춘천 소재 한 시립 어린이집 퇴직 교사들이 보내온 입장문을 대신 낭독하기도 했다. 이 지부장이 전한 글에 따르면, 퇴직 교사들은 "학부모들은 국공립 어린이집이라고 하면 무한 신뢰를 보내지만 원장은 어린이집을 본인 소유물로 생각하고는 객관적인 기준도 없이 교사를 평가하고 사직을 강요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춘천시는 아이들의 보육환경을 위해서라도 관리감독 의무를 끝까지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무늬만 국공립으론 안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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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시립 어린이집 교사 이아무개씨가 6일 오전 춘천시청에서 진행된 '춘천시 국공립 어린이집 비리 근절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집 원장의 갑질과 시청의 관리감독 소홀을 고발하고 있다. ⓒ 김성욱

 
보육교사노조는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의 직영화를 주장했다.


김호연 보육교사노조 비리고발신고센터장은 "춘천시 국공립 어린이집 사례처럼 '사유화된 무늬만 국공립 어린이집'으로는 갑질 원장을 막을 수도 없고 안정적인 보육환경 보장이 불가능하다"라며 "지자체가 어린이집을 직영하고 보육교사를 직접 고용해 공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어린이집 비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또 "수많은 비리 제보를 받아본 결과 내부 고발을 위해 자신의 손해를 무릅 쓰고 용기를 내는 보육교사들이 현장에 없어지면 다음 수순은 뻔하다, 원장 마음대로 급식 비리가 가능해지고 다음으로는 보육환경 미비로 아동학대가 발생되는 패턴이다"라며 "양심이 살아있는 교사들이 보육 현장에 남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보육교사노조는 춘천시청에 ▲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않은 아동보육과 공무원을 징계할 것 ▲ 국공립 어린이집 비리 관련 감사관실에서 직접 감사, 특별 감사를 진행할 것 ▲ 감사 결과 문제가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위탁을 즉각 취소하고 정상화할 것 ▲ 공개경쟁원칙의 위탁심의위원회의  과정을 공개할 것 등을 촉구했다.

[정정보도문] 

본보 2018년 11월 6일자 기사 △시립 어린이집 교사의 눈물 "원장 갑질 방관하는 시청" △춘천시 시립어린이집 '내부고발' 유출 논란 및 2018년 12월 20일자 기사 △부실급식 어린이집 엄마의 한마디 "또 쏙을 뻔했다" 관련 정정보도문.

본보는 2018년 11월 6일자 △시립어린이집 교사의 눈물 "원장 갑질 방관하는 시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원장이 교사들이게 불필요한 업무를 지시하고 보육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갑질을 벌여왔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고, 2018년 11월 6일자 △춘천시 시립어린이집 '내부고발' 유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원장이 고의적인 업무 배제, 부당 업무 지시 등 갑질을 하고 교사를 부당해고하였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으며, 2018년 12월 20일자 △부실급식 어린이집 엄마의 한마디 "또 속을 뻔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육 업무 배제 등 원장 갑질로 인해 올해 3월부터 퇴사한 교사만 8명에 이른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부당한 업무 배제 및 업무 지시를 하고 보육교사를 부당해고 하였다거나, 원장의 불필요한 업무 지시 및 보육 업무 배제 등 갑질로 인하여 퇴직한 보육교사가 8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끝.
#춘천 #어린이집 #국공립 #춘천시청 #보육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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