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는 잡아놓고 조현천은 왜?

[계엄령 문건 중간 수사 발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안 잡은 건지 못 잡은 건지 의문"

등록 2018.11.07 14:02수정 2018.11.07 14:33
11
원고료로 응원
 
a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자료사진) ⓒ 권우성


"정유라 잡아올 때랑 비교해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일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합동수사단'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두고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못 잡은 건지, 안 잡은 건지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국군기무사령부(아래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폭로한 바 있다.

임 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로 불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사례와 비교하며 "합동수사단이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당시 특검은 인터폴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하며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던 정씨의 신병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정씨는 덴마크에 머물고 있었다.

김형남 정책기획팀장도 "조 전 사령관을 부르는 데 여러 한계가 있겠지만 중대한 내란음모 사건인데도 범죄 혐의자를 가만히 손 놓고 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부터 수사를 진행한 합동수사단은 이날 조 전 사령관에게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는 등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관련기사 : 조현천 어디 있는지 몰라... '닭 쫓던 개' 전락한 계엄령 수사).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떠난 후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합동수사단은 8월 3일 주거지 압수수색, 9월 20일 체포영장 발부, 10월 1일 여권무효화 조치, 10월 16일 인터폴 수배 요청, 10월 26일 체류자격 취소 절차 진행 등 조 전 사령관에게 여러 조치를 취했으나 결국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수사단장인 노석만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은 "(직접 가서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하기엔) 외교 분쟁 등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는데 범죄자로 인정될지 답답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소를 하지 않은 것일뿐 조 전 사령관은 내란음모죄가 맞다"며 "객관적으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현천, 안 들어올 가능성 커"  
  
a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자료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조 전 사령관에게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윗선인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한민국 전 국방장관,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 등에게도 참고인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로써 누구보다 조 전 사령관이 '키맨'이란 사실이 더 명확해졌다.

노석만 단장은 청와대 출입 기록이 남은 조 전 사령관에 대해 "2016년 10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정도만 확인했을 뿐 누구를 만났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평소 청와대에 가면 안보실장을 만나곤 했지만, (해당 기간엔) 평상시 잘 다니지 않는 길로 다녔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현재로선 조 전 사령관의 신병 확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은 아니다. 군법무관 출신 김정민 변호사는 "여권이 말소됐을 때 주재국에서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난민이나 정치적 망명이 허용되면 영원히 안 들어올 수도 있다"라며 "과거 (12·12군사반란 당시 1공수여단장이었던) 박희도씨도 한동안 안 들어오다가 정권 분위기 봐서 들어온 것 아닌가, 조현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발견된 문건과 USB만으로는 기무사-청와대 커넥션을 완벽히 입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 전 사령관이 아예 들어오지도 않은 마당에 김관진·한민구 등 핵심 윗선이 스스로 자백할 리가 없다, 이들 모두 '현 정권이 영원하란 법 없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시간을 끌고 싶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a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 공동 수사단장인 노만석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전익수 공군대령(왼쪽에서 세번째)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이날 합동수사단이 유일하게 기소한 3인(기우진 전 기무사령부 3처장, '계엄TF' 팀원 장교 2명)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합동수사단은 "계엄 검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장 TF를 만들어 허위 연구계획서를 작성했고, 또 계엄령 문건이 마치 키리졸브 연습기간에 훈련용으로 생산된 것처럼 허위로 '훈련비밀 등재' 공문을 기안했다"며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문건이 '온나라시스템(국가 공문서 시스템)'에 정상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이날 기소된 '계엄TF' 장교 2명도 육군 3군사령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에 따라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건을 군의 내란음모로 몰고 갔는데, 군이 그런 음모를 기획하면서 문서를 등재했겠나"라고 강하게 공격했다.

하지만 눈속임을 위해 계엄령 문건을 훈련용 비밀문서인 것처럼 등록했다는 합동수사단 발표에 따르면 이 같은 주장은 신빙성을 잃게 된다. 임태훈 소장은 "자유한국당은 국감 내내 훈련 문건이 내란 문건으로 둔갑됐다고 피를 토하며 이야기했다"며 "그것이 모두 억지라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강조했다.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다시 싸움 시작하는 변희수 전 하사... 이젠 법정투쟁
  2. 2 "배신감 느꼈다" 문재인 정부에 사표낸 교수의 호소
  3. 3 유명한 베를린 한식당에 혐오 문구가 걸린 이유
  4. 4 20년 내 일자리 47% 사라진다? 빌 게이츠의 이유 있는 호소
  5. 5 8000원짜리 와인을 먹고 나서 벌어진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