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히든카드, 과연 대형 세단 시장 통할까

[오마이뷰] 아발론 하이브리드, 연비는 좋은데...반자율주행은 '글쎄'

등록 2018.11.10 20:26수정 2018.11.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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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5세대 아발론 하이브리드. ⓒ 한국도요타자동차

 
데어링(Daring) 아발론. 한국도요타자동차(아래 도요타)가 지난 6일 출시한 대형 세단, 아발론의 캐치프레이즈(선전 문구)다. 대담하다는 의미로, 6년 만에 단행된 완전변경을 한 단어로 잘 나타낸다. 무엇보다 외관의 변화가 과감하다.

지난 7일 서울시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에서 양평휴게소를 거쳐 강원도 영월까지 약 180 킬로미터(km)를 달리며 아발론 하이브리드(아래 아발론)의 상품성을 직접 느껴봤다. 회사는 5세대 완전변경 신차를 출시하면서 이전과 달리 하이브리드 차량만 판매하기로 했다. 2013년 4세대를 선보일 때는 가솔린(휘발유)만 운영했다.

자동차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엔진으로 공기를 넣어 주기 위한 요소이지만, 기능 못지않게 미적인 측면도 지대한 부분을 차지한다. 디자이너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5세대 아발론, '테크니컬 뷰티' 콘셉트의 과감한 변화 

 

도요타의 5세대 아발론 하이브리드 실내. ⓒ 최은주

 
아발론의 디자인 콘셉트는 이를 아주 잘 드러낸다. '테크니컬 뷰티'로 정하고, 기능을 미로 표현하고자 했다. 새로운 디자인의 그릴은 보닛이 끝나는 지점부터 범퍼 하단까지 차량의 앞부분을 거의 뒤덮고 있다. 입을 옆으로 한껏 벌리고 있는 듯하다. 또, 크롬으로 전체를 둘러 한껏 도드라져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면 하단부를 거의 뒤덮고 있는 그릴이 어색하다는 기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기능은 놓치지 않았다. 공기역학, 냉각, 보행자 보호 성능 등이 모두 향상됐다. 특히, 처음으로 그릴셔터 기능을 적용해 하이브리드 차량의 필수 요건인 연료 효율을 높였다. 이는 엔진 온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그릴을 열고, 닫아 엔진실로 들어가는 냉각 공기의 양을 조절해 효율적인 연료 소비를 돕는다.

측면의 변화는 더욱 과감하다. 대개 최상위급의 세단이 추구하는 안정감, 중후함보다는 역동성을 강조했다. 3차원으로 설계된 범퍼는 옆에서 보면 더욱 극단적인 선을 그린다. 마치 단면이 지그재그로 모양으로 잘리는 핑킹가위로 자른 것처럼 보인다. 그만큼 옆모습이 공격적이다. 시선을 뒤쪽으로 옮기면 날렵한 선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차량 천장의 정점을 뒤로 옮겼고, 씨(C )필러의 끝을 날카롭게 마무리했다.


뒷면도 '간결함'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트렁트의 후드를 시작으로 번호판 주변, 그 아래 하단까지 이어지는 면을 입체적으로 마감해 강인한 인상을 주고자 했다. 대신 후면등은 가로로 길게 정리했다. 그리고 양 끝을 화살촉처럼 만들어 밋밋함을 없앴다. 엘이디(LED)를 장착해 전력 소모는 줄이면서 시인성은 높였다. 다만, 비교적 크기가 작은 방향지시등의 색이 감속등(브레이크등)색과 같아 신호를 읽기가 어렵다.

차량에 올라타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달렸다. 다른 차종이지만 낯설지 않았다. 한 체급 아래의 캠리 하이브리드(아래 캠리)를 타봤기 때문이다. 아발론과 캠리는 티엔지에이(TNGA) 플랫폼,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공유한다. 즉, 디자인과 실내를 제외한 차량의 속은 똑같다는 말이다. 2.5리터(L) 직렬 4기통 엔진에 88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가 조합을 이뤄 총 218마력의 힘을 낸다. 변속기는 무단이 쓰였다.

캠리와 속은 같지만 성질은 달라..공인연비 상회하는 연료효율
 

도요타의 5세대 아발론 하이브리드. ⓒ 한국도요타자동차

 
하지만 직접 달려본 아발론은 개발 담당자인 랜디 스티븐슨 수석엔지니어의 말 대로 다른 면모를보였다. '와일드 하이브리드'를 표방하는 캠리보다는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감을 제공했다. 하드웨어는 같지만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설정을 달리한 덕이다. 가속 페달(액셀레이터)의 감각은 상당히 가볍고 경쾌하며 가속 페달(브레이크)은 부드럽다. 발끝에부터 완만한 가속과 감속이 가능하다.

이것이 아발론이 지향하고자 한 동력성능이다. 이에 대해 스티븐슨 수석엔지니어는 "차가 젊어졌지만 너무 역동적이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네 가지 주행모드 중 스포트로 달려도 알 수 있다. 고속까지 유연하게 속도를 올린다. 이후 다시 가속을 하려면 잠깐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이 차의 주행모드는 전기차(EV)를 포함해 에코, 노멀, 스포트을 지원한다. 궁합이 잘 맞는 모드는 노멀이며 에코로 주행하면 10%의 추가 연비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서울을 출발해 강원도를 다녀오면서 연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달렸다. 직선 구간에서는 차량의 가속 성능을 있는 힘껏 발휘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7.2km였다. 아발론의 공인연비는 복합을 기준으로 리터당 16.6km다. 연료효율 개선을 위해 엔진의 공기흡입구의 모양을 직선으로 바꾸고, 밸브 사이의 각도도 넓혔다. 또, 엔진 스트로크의 길이도 더 길게 설계했다.

이날 기자들 사이에서 일본 브랜드 차량에 대한 국내 연비 측정 기준이 보수적인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영선 홍보 담당 이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대로 반영한 측정 방식이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산차에 비해 아쉬운 편의사양·반자율주행기능
 

도요타의 5세대 아발론 하이브리드. ⓒ 최은주

 
편의사양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우선, 통풍시트와 스티어링휠(운전대) 열선이 없다. 애플 카플레이도 탑재되지 않았다. 이는 내년 이후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 계기판의 정보는 한글이 아닌 영어로만 지원한다. 스피커도 기대 이하였다. 고급 브랜드는 아닐지라도 최상위 세단 치고 다양한 음색을 들려주지 않는다. 기계음으로 만든 베이스는 어느정도 잡아주나, 정작 악기 소리는 담아내지 못한다. 반자율주행기능도 차선유지보조장치가 아닌 이탈을 알려주고,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일정 속도로 달리는게 전부다.

도요타는 5세대 아발론을 선보이면서 2013년 출시 때와 달리 차량을 브랜드의 최고급 세단이 아닌 단순 대형으로 지위를 낮췄다. '최고급'이라는 위치에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여온 아발론은 모든 옵션이 탑재된 최고급 차급, 리미티드가 아닌 한단계 아래의 엘티이(LTE)이다. 같은 회사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중형세단인 이에스(ES)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다. 리미티드를 도입했으면 국내 판매 가격이 5000만 원은 훌쩍 넘는다. LTE는 4660만 원이다.

하지만 아발론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풀어야하는 과제가 있다. 우선, 존재부터 알려야 한다. 고영선 이사는 "네이버에 아발론을 검색하면 영어학원이 나온다"면서 "차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재를 인식시켰다면 그 다음은 매력발산이다. 여기서 이 차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아발론은 결국 '다름'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한 체급 아래의 국산차에서도 제공하는 여러 편의 및 안전사양이 없기 때문에 차별성을 강조해야 한다. 기술이 증명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를 운행하되 캠리보다 큰 차를 타고 싶은 소비자를 공략해야 한다. 회사는 40대 초반의 주체적인 삶을 사는 이들을 노리고 있다.

 

도요타의 5세대 아발론 하이브리드. ⓒ 한국도요타자동차

 
#도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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