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보다 4배 길다는 제주도 밭담길

등록 2018.11.11 14:17수정 2018.11.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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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김녕과 월정은 자연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미 많은 여행객들에게 소문이 난 곳이지만 대부분은 바다를 중심으로 올레길을 여행하는 데 익숙해 있다. 제주도를 적지 않게 와 보았지만 밭담길이라는 곳은 처음 와 보았다. 말 그대로 밭담길은 제주도에서 밭농사를 하는 곳을 낮은 담으로 표시를 하고 그 사이로 난 길을 의미한다. 
 

밭담길 시작점 ⓒ 최홍대

 

정자 정자 ⓒ 최홍대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제주도의 풍광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현지 사람들은 월정리는 '무주개'라고 부르는데 '개'는 포구를 의미한다. 달이 뜨는 바닷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월정(月汀)은 마을의 모양이 반달같이 생겼다. 천연기념물 제384호 당처물 동굴이 있는 이곳 농가에서는 양파와 마늘, 당근을 많이 재배하며 바다에서는 소라와 해초를 많이 채취한다.
 

제주밭담 밭담 ⓒ 최홍대

 
이곳이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라고 제주밭담의 창을 만들어 두었다.
 

밭담길 트래킹 ⓒ 최홍대

 
밭담 길을 천천히 둘러보기 위해 그 안으로 들어가 본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모든 흔적들은 천혜의 신비로 여겨진다.
 

탐방 ⓒ 최홍대

  
제주는 집의 담은 조금 높은 반면, 밭담은 밭을 쉽게 볼 수 있게 낮게 만들어져 있다. 아무리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이 돌담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제주도의 밭담이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 고종(高宗)(1192~1259) 때부터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밭담이 만들어진 것은 제주판관 김구(金坵)(1211~1278)가 지방의 사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토지 소유의 경계로 돌을 이용해 담을 쌓으면서부터다. 
 

하늘 제주도 ⓒ 최홍대

  
육지에서는 이런 풍광이 흔하지 않지만 일본이나 제주도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비가 마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해준다. 만리장성보다 4배에 가깝게 길다는 제주밭담. 한없이 이어질 것 같은 길에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등대의 신호처럼 멀리서 비가 기다리고 있다. 필자도 이제 다른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출항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여행 여행 ⓒ 최홍대


제주밭담 길도 또 하나의 명소로 사람들 속에 기억이 될 듯하다. 혼자서 걷는 길에 느끼는 이 유유자적함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 이런 순간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곳저곳으로 부는 세찬 바람만이 이 순간에 유일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주변에는 온통 구멍이 송송 뚫린 돌들로 둘러싸인 곳에 척박한 제주 땅에서 자라는 초록색의 채소만이 생명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주 밭담을 알리는 축제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되었는데 밭담은 2013년 1월에는 국가 중요 농업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14년 4월에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 중요 농업유산으로 등재되어 흑룡만리(黑龍萬里)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주도여행 #제주여행 #밭담길 #제주밭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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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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