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죽음의 현장 실습 이제 그만"

시민단체 회원들 충남교육청 앞에서 이민호군 추모하며 1인 시위

등록 2018.11.12 14:34수정 2018.11.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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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오은희 사무국장이 충남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재환

 
특성화고의 현장 실습 도중에 사망한 고 이민호 군의 1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일 충남교육청 앞에서는 고 이민호 군의 1주기를 추모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민호 군은 제주의 한 생수 제조업체에 실습을 나갔다가 압착기에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0일 만인 지난해 11월 19일 사망했다.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12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충남교육청 앞에서 추모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죽음의 현장실습은 이제 그만 중단되어야 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1인 시위에 나선 오은희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이민호 군의 유가족들은 지금도 힘겹게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다. 이민호 군의 아버지는 올해 초 더 이상 이민호 군과 같은 학생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도 벌였다”면서 “현장실습이 학습형으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조기취업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사무국장은 또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장실습이라도 나가서 취업의 물꼬를 틀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입장을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특성화고에서도 예의 바르고 성실하고 몇몇 우수한 학생들만 현장 실습을 나가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 보자.
 
“파견형 현장실습을 나갔던 학생들의 경우 학교 이미지와 후배들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학교로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지 못했다. 내가 잘 버텨야 후배들에게도 취업의 길이 열린다는 중압감이 컸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고가 일어 난 측면도 있다. 학교에서 장비와 공간을 마련해 실습을 진행해야 한다. 특성화고 교사들도 그런 능력이 충분히 잇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굳이 기업체에 나가서 학습이라는 미명하에 현장 실습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시스템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실습을 나갔던 일부 특성화고 학생들은 기업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민호 군의 사망 1주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그의 죽음이 남긴 숙제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오은희 #현장 실습 #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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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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